간편결제, 신용카드 청구할인
인터파크 롯데카드 5% (15,310원)
(최대할인 10만원 / 전월실적 40만원)
북피니언 롯데카드 30% (11,28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NH쇼핑&인터파크카드 20% (12,890원)
(최대할인 4만원 / 2만원 이상 결제)
Close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 동아시아의 사상은 가능한가?

소득공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판매지수 12
?
판매지수란?
사이트의 판매량에 기반하여 판매량 추이를 반영한 인터파크 도서에서의 독립적인 판매 지수입니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에 가중치를 두었기 때문에 실제 누적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판매량 외에도 다양한 가중치로 구성되어 최근의 이슈도서 확인시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매일 갱신됩니다.
Close
공유하기
정가

17,900원

  • 16,110 (10%할인)

    890P (5%적립)

할인혜택
적립혜택
  • I-Point 적립은 출고완료 후 14일 이내 마이페이지에서 적립받기한 경우만 적립됩니다.
  • 추가혜택
    배송정보
    •  당일배송을 원하실 경우 주문시 당일배송을 선택해주세요.
    •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512변경
    • 배송지연보상 안내
    • 무료배송
    • 해외배송가능
    주문수량
    감소 증가
    • 이벤트/기획전

    • 연관도서(17)

    • 사은품(1)

    출판사 서평

    “불 속에서 밤을 줍는”(火中取粟) 쩡짜(??)의 사유!!
    ― 유럽의 근대주의와 동양의 내셔널리즘을 넘어선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


    “그의 글들이 영역되었다는 것은 일대 사건이다.” 지난 2005년 전후 일본의 대표적 지성 중 하나로 꼽히는 다케우치 요시미(竹內好, 1910~1977)의 논문들이 『근대란 무엇인가?』(What Is Modernity?:Writings of Takeuchi Yoshimi)라는 제목으로 영역된 뒤 UC버클리, 코넬대학, 예일대학 등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그때부터 영미권의 아시아학 연구자들은 그를 발터 벤야민에 비견되는 사상가로 추켜세웠다. 폐쇄된 자기완결적 사유체계를 세우려 하지 않으면서도 ‘근대’로 상징되는 당대 역사와 현실의 쟁점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려 했다는 점에서 둘이 닮았다는 설명이었다.
    이 책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의 저자인 쑨거라면 이런 반응을, “자신들에게 낯선 것을 자신들에게 익숙한 것으로 변형시켜 이해하려는 태도”라고 비판했을 것이다. 청룽(成龍)을 홍콩의 버스터 키튼으로 소개한 할리우드의 그런 태도 말이다. 확실히 다케우치 요시미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사상가이다. 그는 ‘서구식 근대’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던 일본을 비판한 진보적 사상가로 평가받기도 하고, 제국주의 일본에 동조한 우익 이데올로그로 비판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쑨거에 따르면 이런 양극단의 평가는 모두 일면적이다. 다케우치 요시미 사상의 독특성을 읽어내려면 이 양극단의 ‘간극’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쑨거의 재해석으로 부활한 다케우치 요시미
    쑨거는 다케우치 요시미가 “어떻게 유럽의 사고틀을 돌파하여 아시아로부터 사상의 자원을 길어올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아시아의 사상자원은 겉으로 보기에 유럽에 대항하는 모습을 취하겠지만 반드시 ‘반유럽적’이지도 않다”라고 봤다는 데에서 그 사상의 독특성을 찾는다. 요컨대 “다케우치가 독특한 근대주의자라거나 반대로 독특한 민족주의자라고 판단한다면 피상적인 견해일 뿐이다”. 그러므로 쑨거에 따르면,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존재는 여전히 사유해야 할 ‘물음’이다. 유럽의 근대주의(진보주의)와 동양의 민족주의(내셔널리즘)를 모두 넘어서는 근대를 사유한 다케우치 요시미의 시도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중일 지식인공동체 회의를 이끌고 있으며, 중국의 지식인으로서는 드물게 동아시아를 지적 화두로 삼고 있는 쑨거는 이 책에서 다케우치 요시미가 대동아전쟁과 전후 일본의 정치 상황에서 끌어냈던 여러 쟁점들을 고찰한다. 그럼으로써 서구적 근대에도, 그에 맞선다는 폐쇄적인 내셔널리즘에도 매몰되지 않는 “동아시아의 사상은 가능한가”를 모색하고 있다.
    쑨거의 이런 학문적 모색은 현재 일본과 중국의 학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선 일본에서는 진보적인 소장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쑨거가 이 책에서 제기한 ‘다케우치 요시미 사상의 재평가’가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우익 ‘자유사관’에 대한 비판의 무기로서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은 각광을 받고 있다. 우익 자유사관은 일본인들이 전쟁에서 겪은 복잡한 정신이나 심정을 강조하면서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다케우치 요시미는 그와 똑같은 전쟁의 경험에서 일본의 내셔널리즘과 서구의 ‘근대’를 동시에 극복할 계기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쑨거의 연구로 다케우치 요시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다케우치 요시미가 루쉰에 대한 독특한 해석으로 루쉰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했기 때문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자본주의적 경제 체제로 전환한 현대 중국에서도 ‘근대의 극복’이 중요한 사상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의 쟁점을 본다 : 아이아 총서
    이렇게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은 한국 사회에도 유의미하다. 한편으로는 WTO/IMF나 FTA로 상징되는 서구식 발전주의 이데올로기를 사회 발전의 유일한 해법인 양 당연시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한류 열풍’을 통해 문화적 쇼비니즘을 과시하는 오늘날의 사회적 분위기는 ‘압축적 근대’라는 우리식 근대가 낳은 문제점을 볼 수 없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외국의 역사를 자신의 역사와 함께 이해하면서도 어느 한쪽에 매몰되지 않으려 했던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극복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도서출판 그린비가 새롭게 선보이는 ‘아이아 총서’(AIA:Agendas In Asia)의 첫 책으로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을 출간한 것도 다케우치 요시미의 이런 문제의식이 ‘아시아의 쟁점들을 아시아의 눈으로’ 보겠다는 ‘아이아 총서’의 취지를 잘 반영해 주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현실을 비판하되 서구의 이론과 논리를 추종하기보다는 아시아를 자기 사유의 공간으로 삼았다는 점, 그리고 루쉰-다케우치 요시미-쑨거로 이어지는 동아시아의 지식 네트워크 속에서 씌어졌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아이아 총서의 취지에 걸맞는다. 앞서 언급한 다케우치 요시미의 문제의식은 이후 ‘아이아 총서’의 책들에서도 여전히 주요한 과제로 다뤄지겠지만,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은 이 과제에 나름의 해결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케우치 요시미의 참조점 : 루쉰, 그리고 쩡짜(??)
    가령 창문도 없고 절대로 부술 수도 없는 쇠로 된 방이 하나 있다고 하세. 그 안에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잠들어 있네. 오래지 않아 모두 숨이 막혀 죽을 거야. 그러나 혼수상태에서 죽어가고 있는 거니까 죽음의 비애 따위는 느끼지 못할 걸세. 지금 자네가 큰 소리를 질러 그 가운데 비교적 의식이 뚜렷한 몇 사람을 깨워 일으켜서, 이 소수의 불행한 이들에게 구제될 수 없는 임종의 고통을 겪게 한다면 자네는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겠는가?―루쉰, 『외침』 중에서(다케우치 요시미, 『루쉰』, 64쪽에서 재인용)
    다케우치 요시미는 1965년 평론가 폐업을 선언한 이후, 죽을 때까지 루쉰의 글들을 번역하는 일에 전념했다. 최초의 저작이 1943년 발간한 루쉰 연구서 『루쉰』이었던 점을 생각해본다면 다케우치 요시미가 평생 루쉰을 사상의 참조점으로 여겼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루쉰이 다케우치 요시미에게 끼친 강한 영향력은 그가 『루쉰』에서 주요하게 사용한 ‘쩡짜’(??)라는 개념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쩡짜는 본래 ‘참다, 용서하다, 발버둥치다’ 등의 의미를 지니는 말로 ‘저항’으로 옮길 수 있다. 그러나 저항이 주로 밖을 향한다면, ‘쩡짜’는 내면에서 시작된다는 차이를 갖는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루쉰의 ‘쇠로 된 방’의 비유를 인용하며 루쉰은 혼수상태에서 죽어가고 있는 사람도, 깨어났지만 자기 최면으로 승리했다는 환각에 빠져 있는 사람도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루쉰은 깨어나 상황을 직면하고 그것을 견뎌내는 사람이고, 바로 그런 견뎌내는 행위가 쩡짜라는 것이다. 그런데 쑨거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이 쩡짜 개념을 “주체가 타자 속에서 이루는 자기선택”이라고 재해석한다. 즉, 쩡짜란 “타자에 내재하면서 타자를 부정하는 과정이며, 동시에 자기 속으로 타자가 진입하여 자기를 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쩡짜는 ‘자기임과 자기 이외임을 모두 거부하는’ 이중의 ‘거부’인 것이다.
    “아시아의 사상자원은 겉으로 보기에 유럽에 대항하는 모습을 취하겠지만 반드시 ‘반유럽적’이지도 않다”라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말은 바로 이 쩡짜 개념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이해될 수 없다. 다케우치 요시미가 말하는 ‘아시아’는 이미 타자가 진입한 아시아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당대의 역사와는 무관한 어떤 추상적인 실체가 아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럽의 사고틀을 돌파”한다는 말 역시 ‘아시아임’을 내세워 서구를 대신하거나 열위에서 우위로 전환하자는 말이 아니다. 쑨거에 따르면 다케우치 요시미는 동양과 서양의 관계를 다룰 때 그 관계가 지닌 ‘관련성’을 문제삼는다. 역사란 바로 이 관련성이 빚어내는 다양한 힘관계에 의해 형성되며, 그렇기 때문에 주체와 객체는 부단히 서로 침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쑨거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쩡짜 개념이 “역사에 진입하겠다는 강한 열망”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즉, 다케우치 요시미는 결코 역사를 바깥에서 관찰하지 않았고 역사에 개입해 그 속에서 “역사를 충실하게 하는 저항의 계기”를 거머쥐려고 했던 것이다.

    자신은 역사 속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가지 않고서 역사라는 코스를 달려가는 경마를 밖에서 바라본다. 자신이 역사에 깊숙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역사를 충실하게 하는 저항의 계기는 놓치지만 대신에 ‘어떤 말이 이길까’는 잘 보인다. …… 올바로 볼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달리지 않는 까닭이다.―본문, 135쪽

    쑨거는 후세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행동들도 이 쩡짜의 태도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후세 사람들에게 명백한 오류로 보이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행동들은 그가 ‘올바른 정치적 입장’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고, 다만 어떻게 역사 속으로 진입할 것인가를 고민했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쑨거는 이 책에서 다케우치 요시미의 이런 태도가 전쟁과 패전, 전후 일본이라는 격동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변함없이 관철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1934년 ‘중국문학연구회’ 결성을 주도했던 때부터 1960년대 안보반대투쟁 시기까지 다케우치 요시미는 쩡짜의 태도를 유지하면서 역사 속으로 진입하고자 했다.

    ‘쩡짜’ 없는 역사 : 일본 근대 비판
    패전을 맞을 당시, 중국 전장의 다케우치 요시미는 일본 군인들이 패전의 날 “일제히 통곡했다. 그리곤 잠들어 버렸다. 다음날 눈을 뜨고 나서 그들은 일제히 귀국 준비를 위해 몸단장을 했다”라는 무저항 상태를 목도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천황이 내린 한 조각 조서로 나라 전체가 패전을 사실로서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일본인’으로서의 강한 치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도 그 치욕이란 침략전쟁을 ‘끝까지 밀고가야 한다’는 주장을 뜻하지 않는다. 그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인간의 도덕 상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본문, 231쪽

    다케우치 요시미는 쩡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중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일본의 근대를 강력히 비판한다. 그는 중국이 아편전쟁 이후 서구의 무력에 굴복해 근대를 맞이했던 것과는 달리,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천황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한 근대화를 이뤘고 자신을 유럽과 동일시하면서 근대화의 과정을 겪었다고 지적한다. 이런 근대화 방식의 차이로 인해 중국은 쩡짜의 자세로 근대를 마주하게 되었지만, 일본은 동양에 속해 있으면서도 이런 저항의 계기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본은 어떤 저항이나 반성도 없는 패전을 경험했고, 새로운 민주주의 논의가 아니라 천황제의 유지를 선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쑨거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일본의 근대에 대한 이런 비판을 일본 현대사의 여러 국면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의 지나학자들과의 논쟁, 패전 국면에 대한 비판, 일본공산당의 근대주의적 성격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던 1950년대 초의 국민문학논쟁, 안보투쟁 국면에서의 실천, 그리고 「근대의 초극」을 둘러싼 논쟁에 이르기까지 일본 현대사의 매국면마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논쟁적인 글들을 발표하고 직접적인 실천에 뛰어들면서 ‘역사에 진입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쑨거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생애를 관통하는 사상적 기조가 1930년대 『중국문학월보』 상에서 벌어진 지나학자들과의 논쟁에서 형성되었다고 본다. 지나학은 기존의 구(舊)한학의 비과학성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학문으로 학술연구의 객관성을 강조하면서 중국 고전을 실증적 태도로 재해석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다케우치 요시미는 지나학이 구한학과 마찬가지로 ‘현실생활에서의 유리, 삶에 대한 열정의 결여’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 ‘책상머리의 학문’이기 때문에 “사상을 낳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케우치 요시미가 이 논쟁에서 ‘현실의 혼탁함을 직시’하라고 강조했던 것은 쩡짜, 곧 당대 일본의 역사성과 상황성에 개입하라는 요구였다, 또한 그가 이 논쟁을 통해 강조했던 ‘일본의 사상’ 역시 쩡짜에 담긴 이중의 거부로 형성된 사상, 곧 서구 근대에 대한 추종과 당대 일본의 내셔널리즘이 모두 지양된 사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일본의 사상’을 형성한다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기본적인 태도는 이후 평생 동안 변하지 않았다.
    다케우치 요시미의 이런 사상적 기조는 앞서 언급한 다양한 논쟁과 실천들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리고 그 비판의 방향은 대부분 일본 근대의 ‘쩡짜’하지 못하는 성격을 향하고 있다. 특히 쑨거는 다케우치가 이데올로기에서 사상을 분리해내지 못하는 것, 즉 이데올로기적인 ‘올바름’ 때문에 중요한 ‘사상적 과제들을 놓쳐 버리는’ 지식인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런 비판의 지점을 이 책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의 5부를 할애해 ‘근대의 초극’ 논쟁을 설명하면서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열린 좌담회 ‘근대의 초극’을 재평가하는 문제를 놓고 다케우치와 여러 지식인 사이에서 벌어진 이 논쟁은 이데올로기에서 사상의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는 다케우치의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전후 일본에서는 ‘근대의 초극’ 좌담회가 파시즘 전쟁의 이데올로기와 복잡한 공범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근대의 초극’을 말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1950년대 말부터 ‘일본우월론’이 다시 등장하고, 일본이 동아시아의 지도적 국가로 묘사되는 등 ‘근대의 초극’의 한계가 그대로 답습되고 있었다. 쑨거는 이런 현실에서 다케우치 요시미가 논문 「근대의 초극」을 발표하여 논쟁의 중심에 섰던 것은 바로 이데올로기 비평으로 단순화된 ‘근대의 초극’ 좌담회로부터 새로운 사상적 가능성을 길어올리려는 노력이었다고 해석한다. 다케우치 역시 이 좌담회가 주류 담론을 사용했고 결과적으로 전쟁 이데올로기에 협력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이를 이데올로기적으로 비판만 하기보다는 ‘불속에서 밤을 줍는’(火中取栗) 자세로 주류 이데올로기 속에서 변혁을 꾀하기 위한 계기로 이용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사상을 위하여
    탈냉전과 EU 출범 등 국제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동아시아’라는 개념 역시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동아시아는 서구의 경제 패권에 맞서는 경제권역으로, 혹은 서구적 근대의 극복을 위한 하나의 문제 설정으로 상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를 주로 구성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이 문화적인 동질성을 지닌 하나의 단위로 인식될 때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중·일 3국을 동질성을 지닌 하나의 단위로 묶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근대 이후 3국이 겪은 역사적 궤적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중국은 서구의 무력에 무릎을 꿇은 후 ‘저항’의 태도로 근대를 맞이했고,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급속한 근대화를 이루고 ‘제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또한 한국은 식민지로 전락하여 일본을 통한 근대화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렇듯 근대화의 충격은 침략의 모습으로 동아시아 바깥에서 도래했지만, 동아시아 각국에 균일한 형태의 충격이 가해졌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근대를 극복한다는 것은 단일한 해답을 가진 문제가 될 수 없다. 다케우치 요시미가 강조했듯이 현실에 기반한 쩡짜 없이는 근대를 극복하기 위한 ‘올바른 사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아시아 차원의 서구적 ‘근대’ 극복의 모색과, 공동체적 동아시아 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접근법으로서 다케우치 요시미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사상은 오늘날에도 유의미하다. 진정한 탈식민은 제국의 잘못을 평면적으로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국의 위치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이를 바라보는 것이고, 따라서 현실에 뛰어들어 역사의 깊이에 천착했던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은 오늘날 ‘동아시아의 사상’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일본어판 서문
    중국어판 서문 : 사고의 습관

    1부_루쉰과의 만남
    1. 지나학자들과의 논쟁
    2. 『루쉰』의 탄생

    2부_문화-정치의 시좌
    1. 근대를 둘러싸고 : 세계구조로서의 문학
    2. 민족독립의 문화-정치

    3부_전쟁과 역사
    1. 역사적 순간에서의 ‘그릇된’ 선택
    2. 주체가 역사에 진입한다는 갈망

    4부_뒤얽히는 역사와 현재
    1. 패전 체험의 심화 : 전쟁책임론과 문명의 재건
    2. 안보운동 : 전쟁 체험의 ‘현재진행형’
    3. 내재적 부정으로서의 ‘전통’

    5부_‘근대’를 찾아서 : ‘근대의 초극’ 좌담회의 사정
    1. 좌담회의 기본적 윤곽
    2. 다케우치 요시미의 「근대의 초극」
    3. 아라 마사히토의 「근대의 초극」
    4. 히로마쓰 와타루의 『근대초극론』
    5. 니시오 간지의 『국민의 역사』

    후기
    후주

    부록
    옮긴이 후기 : 사상이 살아가는 법
    다케우치 요시미의 주요 저작들
    다케우치 요시미 연보
    찾아보기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5~
    출생지 중국 지린성
    출간도서 6종
    판매수 207권

    중국을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이자 동아시아 담론을 이끌어온 석학이다. 냉전 이데올로기를 비롯한 서구 중심의 세계관을 넘어 동아시아 지역의 보편과 특수를 정확히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사유를 모색해왔다. 또한 동아시아의 역사기억 및 전쟁기억 문제,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대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일본 도쿄도립대 법학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중국 사회과학원 문학연 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도쿄대와 워싱턴대 에서 객원 연구원, 도쿄외국어대, 릿쿄대, 하이델베르크대 에서 객원 교수

    펼쳐보기
    생년월일 1979~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9년생.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수유너머의 일원이었다.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 [사상의 번역], [상황적 사고], [여행의 사고 하나], [여행의 사고 둘], [여행의 사고 셋]을 발표하고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 1-고뇌하는 일본],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 2-내재하는 아시아],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사상으로서의 3·11], [사회를 넘어선 사회학]을 한국어로 옮겼다.

    이 상품의 시리즈

    아이아 총서 시리즈(총 18권 / 현재구매 가능도서 18권)

    펼쳐보기

    이 책과 내용이 비슷한 책 ? 내용 유사도란? 이 도서가 가진 내용을 분석하여 기준 도서와 얼마나 많이 유사한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리뷰

      0.0 (총 0건)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북피니언 지수 최대 600점

      리뷰쓰기

      기대평

      작성시 유의사항

      평점
      0/200자
      등록하기

      기대평

      0.0

      교환/환불

      교환/환불 방법

      ‘마이페이지 > 취소/반품/교환/환불’ 에서 신청함, 1:1 문의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1577-2555) 이용 가능

      교환/환불 가능 기간

      고객변심은 출고완료 다음날부터 14일 까지만 교환/환불이 가능함

      교환/환불 비용

      고객변심 또는 구매착오의 경우에만 2,500원 택배비를 고객님이 부담함

      교환/환불 불가사유

      반품접수 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보낼 경우 상품 확인이 어려워 환불이 불가할 수 있음
      배송된 상품의 분실, 상품포장이 훼손된 경우, 비닐랩핑된 상품의 비닐 개봉시 교환/반품이 불가능함

      소비자 피해보상

      소비자 피해보상의 분쟁처리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비해 보상 받을 수 있음
      교환/반품/보증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음

      기타

      도매상 및 제작사 사정에 따라 품절/절판 등의 사유로 주문이 취소될 수 있음(이 경우 인터파크도서에서 고객님께 별도로 연락하여 고지함)

      배송안내

      • 인터파크 도서 상품은 택배로 배송되며, 출고완료 1~2일내 상품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 출고가능 시간이 서로 다른 상품을 함께 주문할 경우 출고가능 시간이 가장 긴 상품을 기준으로 배송됩니다.

      • 군부대, 교도소 등 특정기관은 우체국 택배만 배송가능하여, 인터파크 외 타업체 배송상품인 경우 발송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배송비

      도서(중고도서 포함)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음반/DVD/잡지/만화 구매

      2,000원 (2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도서와 음반/DVD/잡지/만화/
      중고직배송상품을 함께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업체직접배송상품 구매

      업체별 상이한 배송비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