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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은총이와 은별이를 통하여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어린이 동화. 한국입양홍보회 엠펙(MPAK) 활동의 일환으로 은총이와 은별이, 두 아이를 입양한 목사 부부는 어느 날 막내 은별이가 뇌성마비 환자라는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사서 고생할 수는 없다며 은별이를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라는 매정한 친지들과 이웃들의 말, 그리고 제대로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은별이에게서 가슴 아린 고통을 겪으면서도 꿋꿋히 가족애를 실천해가는 목사 부부와 천진한 두 어린이의 모습을 담았다.

세상에는 친부모, 친형제와 함께 살지 못하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부모를 너무 일찍 하늘 나라로 보낸 아이들도 있고, 이혼하는 가정들이 늘면서 부모에게 버림받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또 한 번 더 버림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아이들의 상처는 깊고 아프답니다.
“머리 검은 짐승은 남의 공을 모른다.”란 속담이 있을 만큼, 우리 나라의 자신의 핏줄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것을 꺼려합니다. 이런 마음은 지독한 이기심 때문입니다.
입양 문화가 전무한 우리 나라에서 입양 부모는 사회적인 지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양육을 전담해 오며 다른 사람의 시선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여러 밝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작은 운동을 벌여 우리 나라 안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는 부모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은총이와 은별이의 엄마 아빠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동화 속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곁에 실재 존재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책으로 인해 입양에 대한 선입견이 옅어지는 데 작은 힘이 되어, 조금 더 많은 아이들은 좋은 가정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두 여자 아이가 한 가정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사랑을 주려고 입양했는데, 더 큰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두 아들을 다 키워 두고, 영아원으로 자원 봉사를 다니던 중 은총이를 만납니다. 유난히 엄마를 따르는 은총이를 그냥 둘 수가 없어 엄마 아빠는 은총이의 입양을 결심하게 됩니다.
은총이를 입양한 후, 집안에는 웃음이 끊일 날이 없습니다. 엄마 아빠는 은총이를 키우며, 새 행복과 새 기쁨을 누립니다. 은총이가 한 가족이 되면서 엄마 아빠는 새로운 사랑, 새로운 행복에 가슴이 벅찹니다.
그런데 은총이는 걸핏하면 엄마 아빠께 동생을 낳아 달라고 졸라댑니다. 엄마 아빠는 두 오빠들과도 나이 차이가 많은 은총이를 위해 은별이의 입양을 결심하게 됩니다. 먼 훗날 은총이가 혼자 남겨질 것이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은총이와 은별이가 이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서로 의지하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은별이는 크리스마스 전날 길에 버려졌습니다. 함박눈을 맞으며 새벽송을 돌던 대학생들에게 발견되지 않았다면, 얼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은별이가 은총이네 집에 막내로 새 식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은별이가 뇌성마비라고 합니다. 동네 사람들은 은별이를 성한 아이로 바꿔 오라고 합니다. 엄마 아빠는 부모에게 한 번 버림받은 은별이가 몸까지 성치 못하게 되자 가슴이 미어집니다. 평생 누워지내야 할지도 모르는 은별이를 생각하면 잠도 오질 않습니다.




사랑이 전염병처럼 번져 나갑니다

은별이가 입양되자 은총이에게 쏟아지던 관심이 은별이에게 집중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은총이가 좋아하는 애라 이모조차 은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은총이는 서러움이 복받쳐 오릅니다. 엄마 아빠도 애라 이모도 은별이도 너무 밉습니다.
그런데 은별이가 고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은총이는 은별이의 병이 자기가 은별이를 미워한 탓인 것만 같습니다.
사랑은 받은 사람이 줄 수 있다고 했던가요? 은총이는 동생에게 모든 사랑을 쏟습니다. 걸음 연습을 시키고, 말을 가르칩니다. 엄마처럼, 선생님처럼요.

새 식구가 오던 날

내 동생, 은별이

은별이 다시 데려다 주면 안 돼?

은별아, 우리 은별아!

은별이가 뇌성마비래요

모두 힘내세요!

아주 특별한 손님

은별이가 나더러 엄마래

아빠는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 은별이가 아파요.

아빠는 여기까지 쓰고 나서 더는 쓸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서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빠는 이대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뇌성마비라면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한다고 하던데…….
은별이는 하늘이 보내 주신 어린 천사입니다.
이 어린 천사가 날개짓 한 번 못 하고 평생을
누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