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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발견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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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패러다임의 전환, 종교에서 과학으로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중심설을 주장하고 갈릴레이가 이를 증명했음에도 여전히 성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불변의 진리로 여겨졌다. 여전히 인간은 신에 의해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이자 지배자로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세대에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면서 “신은 죽었다.” 진화의 과정에서 신의 역할은 더 이상 필요치 않았고, 인류는 진화의 목적이 아닌 결과에 불과했다. 사람들의 절망했고, 원숭이의 자손이 되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바야흐로 과학은 종교에 이별을 고하고 있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과학이 종교의 고치를 벗어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지만, 그 근간이 된 지질학적 발견에 대한 관심은 미미하다. 당시 신학자들이 주장한 지구 나이(6,000년)는 진화의 개념 자체를 봉쇄하는 가설이었다. 새로운 지질학적 패러다임의 설정 없이 진화론은 터를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전기에 따르면 다윈은 지구의 연대를 과학적으로 추정한 찰스 라이엘의『지질학 원리』를 읽고 진화론의 영감을 얻었다. 이 라이엘의 저작에 초석을 제공한 이가 바로 제임스 허턴이다.

    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창세신화와 『킹제임스 영역성서』를 토대로 구축된 지구 나이 6,000년설은 지배적인 견해였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여러 차례의 격변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했고, 그 기간을 성서에 기초한 6,000년으로 추정했다. 이 주장은 지질학계에서 공공연히 받아들여졌고, 이들 주류 학파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이 상황에서 제임스 허턴은 ‘관찰’을 근거로 아주 ‘오래된’ 지구 나이를 주장했고, 현장 답사를 통해 결정적인 증거 수집에 나섰다. 그리하여 마침내 솔즈베리 크랙의 화산암 지형과 시커 포인트의 부정합을 발견함으로써 자신의 가설을 입증해냈다.

    허턴의 ‘지구 이론’은 19세기의 두 과학자에게 심오한 영향을 미치며 과학 발전에 디딤돌이 된다. 근대 지리학의 기초를 다진 찰스 라이엘의 이론의 근간이 되었고, 진화가 이루어질 무한한 시간을 다윈에게 확보해준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제임스 허턴이 궁극적으로 다윈에게 기여한 바다.



    제임스 허턴의 ‘지구 이론’

    제임스 허턴이 태어난 때는 뉴턴이 만년을 맞이하던 근대 과학의 태동기였다. 하지만 당시의 과학은 성서적 세계관 속에 침체되어 있었다. 그러나 성서에도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란 말은 나와 있지 않다. 성서학자들은 「창세기」를 근거로 천지창조가 당시로부터 6,000년 전 즈음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17세기에 발행된 『킹제임스 영역 성서』는 주요 사건이 일어난 날짜를 기재함으로써 이 상식에 진실성을 더했다. 이렇게 해서 영어권의 모든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신이 지구를 창조한 날은 기원전 4004년 10월 23일로 굳어졌다.

    과학자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지구의 모든 기묘한 지질 구조들도 노아의 홍수나 대홍수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근대과학을 이 구약신화에 끌어다 붙여 지구 나이를 6,000년으로 짜 맞추기 위한 정교한 이론 개발에 힘썼다. 제임스 허턴은 과학적 방법론으로 종교적 패러다임에 과감히 맞섰다. 1788년 허턴은 지구가 6,000년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통일성 있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지질학적 지형 변동을 초래한 ‘지구 이론’을 내놓았다.

    이 이론은 에너지 순환 과정에서 지구가 끊임없는 생성과 변형을 되풀이해왔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즉 현존하는 대지가 침식되어 그 토양이 해저에 쌓이고, 켜켜이 쌓인 느슨한 입자들은 퇴적암으로 굳어진다. 이어 암석층이 지구 내부 열의 영향으로 솟아올라 새로운 대지를 형성하고, 다시 침식 작용이 시작된다. 이러한 지질학적 순환을 설명하는 이론이 바로 ‘동일과정설’이다. 기존의 지구 가설들과는 달리, 허턴의 이론에서는 노아의 홍수 같은 천재지변이 필요 없다. 장구한 지구의 역사를 강수나 파도 같은 일상 현상의 미세한 작용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동일과정설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허턴의 업적은 화산 활동을 추동하는 지구 내부열의 중요성을 최초로 인식했다는 데 있다. 지구 내부가 뜨겁다는 사실을 아는 과학자는 많았지만, 이 내부 열이 지각 변동에 미치는 중요성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이 독창적인 지하열 이론은 지질학의 통일이론인 현대 판구조론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역사와 지질학사를 아우르는 흥미로운 보고서

    『시간을 발견한 사람』은 제임스 허턴의 삶과 학문 세계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가 살던 지역과 시대의 흥미로운 보고서이다. 백파이프의 고향 정도로 알려진 스코틀랜드의 역사와 지리가 그 수도인 에든버러를 중심으로 사실적이고 고증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책은 지질학사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먼저 성서지질학에서 주장하던 지구 나이 6,000년설의 유래와 변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허턴의 지구 이론의 정립 과정을 세심하게 복원하고 허턴 시대와 이후 지질학 역사를 체계적으로 짚어 나가고 있다.

    또한 당시 스코틀랜드 사회를 입체적으로 조망함으로써 역사적?문화사적 읽을거리도 풍부하다. 에든버러 구시가지의 독특한 풍경, 주거 환경, 사회상?문화상 등이 도시의 지리적 특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이야기, 다리엔 사건 등 끊임없이 이어져온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갈등, 보니 프린스 찰리의 1745년 반란 이야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와 사교 클럽 이야기……. 이러한 기술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제임스 허턴의 전기에 다채로운 음영을 더하고, 독자들에게 인문적 교양과 재미를 안겨준다.

    목차

    프롤로그

    1. 아득히 먼 시간의 심연 속으로

    2. 먼저 아담과 이브가 있었고…

    3. 올드 리키

    4. 폭풍 뒤의 고요

    5. 청년기의 방랑

    6. 토양의 역설

    7. 북부의 아테네

    8. 깨달음의 순간

    9. 허턴의 전기작가들

    10. 허턴 혁명

    에필로그

    부록

    용어설명

    참고도서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찾아보기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위스콘신(메디슨)에서 역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출판사 노턴 앤 컴퍼니W.W.Norton & Co.의 편집자로서 풍부한 과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저작 활동을 겸하고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과학기술학협동과정에서 과학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이 있고, 옮긴 책으로 《H2O : 지구를 색칠하는 투명한 액체》, 《하늘과 땅 : 우주시대의 정치사》, 《과학적 실천과 일상적 행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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