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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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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할배의 주름살 속에 깊이 스며 있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고단했던 젊은 시절의 이야기


    역사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다른 관점을 허용하지 않는 역사가 있다. 바로 ‘일제강점기’를 보낸 시기이다. 1937년 중일 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한국의 물자와 인력을 강제 동원해 전력을 구축했다. 그 동원에 희생된 사람들을 일일이 따져 보지 않아도 그 수가 많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남자들은 일본 각지의 탄광·광산·군수 공장 등의 공사에 강제로 투입됐고, 여자들은 군대 위안부를 설치해 일본 중국 등으로 끌고 가 일본 군대의 노리갯감으로 삼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아픔의 시대를 살았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해 볼 수 있는 동화가 출간됐다.

    평소 우리 주변의 작은 이야기들까지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견 동화 작가 김우경의 장편 동화 <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는 경상도 어느 산골 ‘선재’라는 아이의 눈으로, 강제 징용으로 일본 탄광에 갔다 온 할아버지와 군대 위안부로 끌려간 어떤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작가는 긴 호흡으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을 ‘일제강점기’를 보낸 역사의 한 시점으로 인도한다. 일본이 한때 ‘제국주의’에 휩쓸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을 어떻게 짓밟고 유린했는지를 아이들의 시선을 빌려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그 이야기 한복판에 서 있는 ‘선재’라는 아이의 눈을 통해 낯설기만 한 그 이야기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이자 우리 역사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작가 특유의 깨끗한 우리말쓰기와 기교가 없는 순수한 문장들로 풀어 낸 산골 아이들의 소박한 생활과 풍경이 정겹기만 하다.

    일제 종살이 시대 일본 군대에 끌려가서 꽃다운 젊음을 빼앗기고 한평생 고된 삶을 산 할머니(임점남 할매)와 일본 탄광에 끌려갔다가 병을 얻은 할아버지(무동 할배)의 이야기가 열세살 남자 아이의 눈을 통해 그려진다. 처음엔 할배의 뱃속에 든 것을 다 토해 낼 것처럼 힘들게 하는 마른기침이 왜 생겼는지, 할배는 왜 혼자 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을로 농촌 봉사 활동을 하러 온 채영이 누나를 통해 수십 년 전 고단했던 할배의 젊은 시절을 알게 된다. 할배는 강제 징용으로 일본 탄광에 끌려가 병을 얻었는데 평생 그 병을 떨쳐 내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병은 몸에만 찾아온 것은 아니다. 무동 할배의 형이 군대 위안부로 팔아 넘겨 소식이 끊긴 임점남 할매의 소식을 기다리며 평생을 보내게 되니까……

    일본의 오만이 소박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 것을 알게 된 선재와 친구들의 마음 속에는 일본이 밉고,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한 어른들이 밉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그 아이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생각은 그들의 미움을 훨씬 뛰어넘은 것일 것이다.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는 좋은 거울이다. 수십 년 전의 역사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우리 안으로도 눈을 돌려 보게 하니까. 또 그래야만 앞으로 그런 부끄러운 역사를 다시는 안 만날 테니까. 여름에 만날 수 있는 산골 풍경,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 우리 할머니들의 순박한 생활을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 아이들에게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강제 징용과 군대 위안부 문제를 잘 녹여 놓았다. 작가는 이 작품을 탈고하고 나서도 여러 번의 수정 과정을 거쳤다.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마다 몇 번을 고쳐 쓰고 다시 쓰고 했는데, 이런 작가의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작품이다. 또 이야기의 배경이 경상도인 만큼, 살아 있는 경상도 사투리로 된 문장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칫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 낸 작가의 솜씨가 탁월하다.




    목차

    지은이의 말


    1. 냇가에서

    2. 니가 토끼풀 많은 데 아나

    3. 사람 하나 몬 잊어서

    4. 개미산을 싸 봐

    5. 채영이 누나

    6. 무동 마을 한조네

    7. 손섹이를 우찌 볼꼬

    8. 헹님은 사람도 아입니더

    9. 땡볕 속에 서 있는 나무

    10. 강이 뒷심이 없어져

    11. 혜림이

    12. 무서우믄 무섭다 캐라

    13. 사과 서리

    14. 엄마, 우리끼리 잘 할게

    15. 나무도 점넘이를 알제

    16. 인터넷 신문

    17. 은가락지

    18. 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


    본문중에서

    선재는 그 자라를 보았다.
    올 봄 모내기가 한창일 때, 무동 할배가 뒷들 고깔소에서 잡았는데 등껍질이 삽날보다 컸다.
    넓은 고무 물통에 담아서 삼거리 대호 식당 앞에 내놓은 걸 봤는데, 목을 잔뜩 움츠려 머리를 몸통 속에 집어 넣고 물통 구석에 엎드려 있었다.
    지나가던 어른들이 꼬챙이로 자라를 뒤집어서 배에 새겨져 있는 임금 王 무늬를 구경했다.
    " 그 자라 때문에 비가 안 온다꼬?"
    무동 할배는 마을 동북쪽 작은 둔덕 너머, 외따로 떨어진 제각에서 혼자 지낸다.
    무동 할배는 한겨울만 빼고 늘 고기를 잡았다.
    선들내를 오르내리며 엉성한 대나무 통발로 고기를 잡아서 삼거리 대호 식당에 가져다 주고 거기서 밥을 얻어먹었다.

    (/ p.45)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7~2009
    출생지 경상남도 산청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7년 경남 산청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경기(京基)다. 1964년 법물초등학교에 입학해서 1970년에 졸업했다. 진주 대아중학교에 입학해서 1973년 졸업한다. 중학교 3학년에 다니던 1972년 무렵부터 왼쪽 눈에 연골 종양을 앓았다. 고등학교는 5년제 전문학교인 진주농림고등전문학교 원예학과로 진학했다. 왼쪽 눈 근처 종양이 점점 자라서 고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첫 수술을 받았고, 이어 두어 차례 더 수술을 받았으나 병을 떨쳐 내지는 못했다.
    1989년 부산문화방송 신인 문학상 모집에 투고한 [다롱이의 겨울나기]가 가작으로 당선되었다. 1990년에는 계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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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제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그린 책으로는 《춤추는 소매 바람을 따라 휘날리니》,《졸참나무처럼》,《헨쇼 선생님께》,《하늘에 새긴 이름 하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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