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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운 벗님- 2004년 제49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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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심사평 중에서

성씨로 말할 것 같으면, 수사학적 미학의 확립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른바 현실반영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즘계 소설이 그 기반을 잃었을 때 한 가지 돌파구로 고안된 방법론의 하나가 수사학적 미학이었다. 내용의 공허함을 수사학으로써 메우기가 그것. 성석제 씨의 소설이 내게 육박해오는 것은 이러한 소설사적 문맥을 상기시켜줌에서이다.

-김윤식(문학평론가·명지대 석좌교수)


「내 고운 벗님」의 성석제만큼 우리 문단에서 소설은 곧 “말”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자유자재의 해학적 수사로 보여주는 작가도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다루는 주제―그것이 도박이든 춤이든 낚시든―에 관한 거의 전문가에 가까운(혹은 그런 인상을 주는) 지식을 동원하여 상황을 지극히 구상적으로 서술함으로써 “문장이 사라지고 이야기만 남는 글”을 제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수상작으로 정한 「내 고운 벗님」의 진정한 매력은 이 수고스럽고 거대한 허구의 끝에 남는 저 황당함의 현실감과 그 충격에 있다.

-김화영(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내 고운 벗님」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드물게 훌륭한 자질을 갖춘 이 작가의 장기와 개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유려하고 거침없는 문체로 쏟아내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세계에 대한 통렬한 야유이다. 이 작가의 해학은 우리의 감각기관이 느낄 수 있는 온갖 맛과 냄새와 소리와 정서를 뛰어난 숙수의 솜씨로 빚어낸 성찬이다. 우리 삶의 얇음과 허약함을, 아름다움과 끈덕짐을 대위법적으로, 때로 점증법적인 기법으로 자유자재로이 구사하면서 미세한 균열로부터 마침내 바닥을 뒤집는 전복에 이르기까지 능청스럽게 펼쳐보이지만 그것이 단순한 야유나 비판을 훌쩍 뛰어넘게 만드는 것이 이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건강하고 따뜻한 시선일 것이다. 신경질적인 예민함과 내성의 틀에 갇혀 스스로의 입지를 좁혀가는 듯한 오늘의 문학마당에서 이 작가의 건강한 해학과 유쾌한 풍자는 하나의 바람직한 열림으로 보여진다.

-오정희(소설가)

목차

수상작 성석제 <내 고운 벗님>

수상작가 자선작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수상후보작 강영숙 <씨티투어버스>

김애란 <나는 편의점에 간다>

배수아 <마짠 방향으로>

전성태 <존재의 숲>

표명희 <탑소호족 N>

하성란 <그림자 아이>


역대수상작가 최근작 신경숙 <화분이 있는 마당>

이혜경 <문밖에서>

조경란 <돌의 꽃>

본문중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누가 나를 부른다는 거지? 이 시간에 거리에서?"

"귀기울여봐. 지금도 들리고 있어."

"안 들리는데. 그냥 바람 소리일 뿐이야."

"그렇지 않아. 지금 분명히, 아, 다시 들렸어."

"난 들리지 않아. 그리고 나는 이곳에 아는 사람도 없어.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없단 말이야."

"누구지......? 널 부르고 있어. 왜 창으로 내다보지 않지?"

"내다보았어, 분명히. 그런데 아무도 보이지 않아. 이런 밖에서 사람을 부르고 있겟어? 봐, 거리에는 죽은 개미 한 마리도 없잖아....."

"모퉁이 그늘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걸 거야....."

"왜 이렇게 화가 나지?"

"나 때문에.....?"

(마짠 방향으로/ p.143)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
출생지 경북 상주
출간도서 74종
판매수 55,135권

시인. 소설가. 경북 상주 출생.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 1986년 《문학사상》 시부문 신인상 받으며 등단. 1994년 소설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를 내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함. 중단편 소설집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1996), 『조동관 약전』(1997),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2002),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2005), 『지금 행복해』(2008), 『이 인간이 정말』(2013)이 있고, 짧은 소설을 모은 『재미나는 인생』(1997),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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