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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원칙 - 대한민국 현상론의 새로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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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지난 11월 11일, 노무현 대통령은 앞으로 10년간 1백19조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농업·농촌 투융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칠레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안을 앞두고 농촌을 지원하기 위해 나온 대책입니다. 여기에는 어쩐지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기억하게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1994년 벌어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당시…한국 정부는 협상 막판에 이르러 시장 개방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농민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농업 부문에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 과정에서 타당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대해서까지 무리한 재정 지원이 이어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실패하고, 농민들은 지원받은 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도리어 농가부채만 늘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본문 28쪽)”

    물론 이번 FTA에 관한 협상과 농촌 지원 대책이 당시 상황의 반복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정부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시 협상의 최대 실수는 국제적 통상 협상은 대외협상과 대내협상의 두 단계로 진행되며 조정해야 한다는 협상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데 있었습니다. 하긴 협상의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익의 손해를 보기로는 대우자동차 매각 협상도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GM(제너럴모터스)' 사에 대우자동차를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던 때의 일이다. 대우 측 협상 당사자로 나선 채권단 안에는 협상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부족했고, 협상 권한도 불분명했다. 채권단과 정부 각 부처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의사 결정 구조도 ‘채권단→정부→청와대’의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서 최종적으로 청와대의 지시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GM은 우리의 요구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정부부처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이용해 끝까지 버티고, 반면 자신들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우리 측의 수직적이고 단선적인 결정라인을 활용해 양보를 받아냈다.> (본문 30쪽)

    정부와 기업의 협상력 부재로 인해 입는 손해가 이 정도인데, 아직도 제대로 된 협상론이 연구되거나 공유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아니, 협상의 기술을 가르치는 외국 번역서들은 범람하는데 그것이 조직과 조직, 기업과 기업, 정부와 정부가 벌이는 분쟁과 협상의 원칙까지를 담고 있지는 못한 것이겠지요. 실상, 베스트셀러 상단을 차지하는 협상 관련서들은 개인을 위한 행동 양식과 화술에 초점을 맞춘 번역서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거나, 협상을 그저 ‘말 잘하는 재주’ 정도로 다루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 점에서, 이번에 출간되는 김태기 단국대 교수의 <협상의 원칙>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협상력의 부재를 채워줄 중요한 저작이라 할 것입니다. 중견 노동경제학자로서 대통령 정책자문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각종 시민단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갈등의 시기를 관통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와 협상의 나아가야 할 길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저자가 분쟁과 협상의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면서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는 한국적 이론을 개발하는 데 많은 공력을 기울였다는 점입니다. 즉 한국의 독특한 상황이 만들어낸 화물연대 파업, 의약 분쟁, 새만금 간척 사업, 그리고 노사 분쟁의 각종 사례들을 데이터로 활용해 협상의 원칙을 재구성하고, 실제로 그런 종류의 협상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독자들에게는 협상론을 단순한 처세술로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해석하는 하나의 시각으로 받아들이게끔 도와줍니다. 편집자가 보기에 이 책은 정부와 기업, 노동조합의 각종 분쟁과 협상에 대해 때로는 자문역으로, 때로는 조정자로 개입해온 저자의 경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입니다.

    그러니 이제 외국 번역물로서의 협상론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화와 현실에 기반을 둔 대한민국의 협상론이 태어났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미국적 노동경제학의 직수입이 아니라 대한민국 학자에 의해 대한민국 현실과 대한민국의 현장에 근거해서 새롭게 재구성된 대한민국 협상론이, 갈등의 시대를 관통하는 한국 사회에 협상의 문화를 뿌리내리게끔 일조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 책은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협상의 원칙과 방법을 풍부한 한국적 사례를 인용해 분석,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이 주로 다루는 주제는 세 가지다.

    첫 번째 주제는 의사 결정의 문제다. 분쟁이 생겼을 때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논리를 제시한다.

    두 번째 주제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 시스템은 어떤 구조로 설계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협상은 인과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관점 아래, 그렇다면 협상을 어떻게 기획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세 번째 주제는 협상의 실제 방법론이다. 현장에서 직접 협상을 할 때 부딪히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협상의 원칙을 풍부한 한국 상황으로 풀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분쟁과 협상처럼 구체적인 생활을 다루는 학문 분야에서는, 이론만 내세우는 것은 공허하고 사례만 열거하는 것은 학습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분쟁과 협상에 대해 이론적인 줄기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되, 그 내용은 최근 우리가 직접 겪은 한국의 분쟁 사례를 이용해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례에는 노사 분쟁을 포함해 인수합병 등 기업 관련 분쟁, 의약 분업 등 정부의 개혁 정책을 둘러싼 분쟁, 북한의 핵개발 분쟁과 국제 통상 분쟁 등이 있다. 또한 일반 국민이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겪는 분쟁도 다뤄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려 했다.



    추천사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분쟁과 대립으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안타까운 상황을 여전히 보게 된다. 정책 개혁, 경영 혁신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전략적인 협상 마인드다. 이 책은 문제의 해결 방안을 선택하는 의사 결정의 문제에서부터 대화와 설득의 방법론까지 두루 제시하고 있다. 진작 이런 책이 출판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진념(전 경제부총리)



    “이 책은 각종 분쟁의 발생 원인을 진단하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특히 분쟁과 협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체계적인 이론을, 실제로 협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구체적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박세일(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외국에는 분쟁, 협상, 조정 등의 문제를 다룬 책이 많은데 한국에는 왜 이런 책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편견을 극복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그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갈등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은 국가와 시민 사회가 축적해야 할 역량이다. 한국 사회가 분쟁을 발전의 기회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시점에 출간된 이 책의 의의를 높이 사고 싶다.” -박원순(아름다운 가게 상임이사)


    목차

    1부 분쟁의 시대

    1. 낡은 분쟁, 기는 협상

    2. 갈등, 분쟁, 협상



    2부 분쟁과 협상

    1. 분쟁의 진단과 협상의 기획

    2. 문제의 핵심 파악하기

    3. 상대방을 똑바로 알기

    4. 냉정한 현실 인식의 중요성

    5. 막히면 도움을 청하라



    3부 전략적 분쟁 해결론

    1. 목표를 세우는 일의 중요함

    2. 협상 전략의 수립과 조정

    3. 잘한 양보, 잘못한 양보

    4. 대안을 찾아내라



    4부 협상의 기술

    1. 정보의 주고받기

    2. 협상 전술이란 무엇인가

    3. 양보 협상을 관리하는 방법

    4. 문제 해결 협상을 관리하는 방법



    5부 협상에서의 대화와 설득

    1. 협상과 대화

    2. 협상과 설득

    본문중에서

    1997년 말 외환 위기가 발생한 다음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와 협상을 벌이기 시작했다. 협상에 임하기 전에 정부는 외환 위기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설사 외환 위기가 일어나더라도 일본이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도 이미 금융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고, 결국 우리나라는 외환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적절한 때를 놓치고 뒤늦게 IMF와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이 시작된 후에도 문제는 있었다. IMF와 협상이 시작된 후에야, 정말 문제를 해결하려면 IMF가 아니라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결국 협상의 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실수를 거듭한 셈이었다. IMF와 합의에는 도달했지만 언론으로부터 IMF 이행각서에 서명한 12월 3일을 ‘국치일’이라고 비난받을 정도로 IMF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게 됐다.

    (/ p.26)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6.02.19~
    출생지 -
    출간도서 3종
    판매수 2,833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 University of lowa 경제학 박사, 현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위원장, 현 한국노동경제학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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