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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어린이 및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책의 주인공인 이야기책은 시간이 흘러도 '옛날 옛적에'와 '끝'이라는 두 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름없는 작은 책'이다. 자신의 존재에 알고 싶었던 이야기책은 세상만사를 모두 알고 있는 백과사전을 만나기 위해 도서관의 고상한 책들이 쌓인 책장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먼지 쌓인 선반, 이상한 표시가 되어 있는 책들, 수천 개의 목소리를 가진 책들……, 아픔과 잊혀짐과 결속을 통해 해답을 얻게 되는 이야기책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시간은 흐르는데 작은 책이 자라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의 주인공은 ‘옛날 옛적에……’와 ‘끝’, 이 두 줄에서 결코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고 싶었던 주인공은 세상만사를 다 알고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도서관의 고상한 책들이 쌓인 책장을 향해 여행을 떠납니다. 즉 백과사전입니다.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먼지가 뽀얗게 쌓인 선반, 이상한 표시가 되어 있는 책들, 수천 개의 목소리를 가진 책들, 아픔과 잊혀짐과 결속과 모험을 통해 우리의 주인공은 마침내 놀라운 해답을 얻게 됩니다.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랑하는 책!
독자라면 책이 어떻게 만들어 지 한 번쯤은 궁금했을 것이다. 이 궁금한 점을 개론서적인 글맛과 전문성을 띤 글향으로는 부담을 먼저 느끼기 쉽기 때문에 가볍게 해결할 수가 없다. 헌데 ‘책’을 소재로 한 이 책 <이름없는 작은 책>은 ‘어떻게’ 책이 만들어지는 지를 글에 재미를 주어 맛있는 글을 보여 주고 있다. 가령 이렇다.

사람들과 달리, 작은 책들은 일주일에 이틀만 학교에 가고, 나머지 닷새는 쉽니다. 이야기책은 화요일과 금요일에 학교에 갑니다. 첫 수업은 쓰기 시간인데, 이야기책은 십중팔구 졸기가 일쑤입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선생님은 학생들을 주목시키는 방법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선생님을 따라 해 보세요. 감자 튀김!”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은 그 단어가 쉬웠으므로 다같이 합창을 했습니다. “감자 튀김!” “이번엔 이탤릭체로 해 보세요.”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감자 튀김!” 학생들은 신이 나서 외쳤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진한 글씨체로.” “감자 튀김!” “더 힘차게!” “감자 튀김!”
(중 략)
책들은 우리 사람처럼 밀리미터씩 센티미터씩 자라지 않고, 갑자기 16페이지씩 자라납니다. 거의 모든 책들이 이렇게 16페이지씩 묶여 있어서, 마지막에 가면 페이지에 아무 번호나 매길 수가 없습니다.
(중 략)
책을 교육시킨다는 건 아주 복잡한 일입니다. 어른이 되어 공부를 마치면, 그들은 특별한 대우를 받습니다. 맨 첫 장에 불가사의한 표시를 달게 되는데, 다름 아닌 ⓒ표시입니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를 놓고 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지만, 아주 어려운 것을 끝냈다는 수료증이란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책 내용이 늘어나는 과정은 또 어떨까? 작가가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 자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이 점은 이 책의 주인공 ‘이름없는 작은 책’의 고민이기도 하다. 두 줄에서 세 줄, 세 줄에서 네 줄 …… 이렇게 점차적으로 분량이 늘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로 도서관 제일 높은 책장에 살고 있는 백과사전을 찾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나는 왜? 자라지 않는가? 를 놓고 도서관을, 서가를, 백과사전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경험의 서술이 이 책의 맛깔을 더해 주고 있다. 청소년부터 일반인에 이르러 ‘흥(興)미(味)’를 가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인 것이다. 저자의 타고난 순발력과 재치를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책을 고르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책의 두께나 수준 높은 내용의 책만을 골라야 한다는 정신적인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와 줄 것이다.

“백과사전에게 묻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느냐?
왜 그 말은 나한테 하지 않는 거지.”
“저 그게 말이죠……”
“제가 왜 자라지 않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었어요.”
“내 말을 잘 들어라. 네가 아직 작다고 해서 할아버지는 절대 걱정하지 않는단다.”
“네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넌 이 세상에서 뭐든지 될 수 있는 거란다. 예를 들면, 오늘만 해도 넌, 제일 높은 책장 선반의 안내책이 되었고, 또 좀벌레 숲의 투사가 되지 않았니. 지금은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며 잠드는 아이가 되었고. 그밖에도 많은 게 될 수 있단다.”

1. 역사가 시작되는 곳
2. 16단
3. 할아버지 할머니
4. 사십 개의 탑
5. 추적
6. 백과사전과 함께
7. 한편…
8. 모든 이야기책의 내부
9. 중국 책의 비밀
10. 저자들
11. 유령
12. 타타타티-타타타-타타타, 티-타타타!
13. 실험
14. 모든 이야기가 끝나는 장

역자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