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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 - 로마에서 온 세 폭의 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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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반세기만에 우리 곁에 돌아온 교황! 자연과 예술, 신앙에 대한 명상


    로마에서 온 세 폭의 성화라는 부제가 상징하듯, 시집은 <시냇물> <시스티나 소성당 문턱에서 창세기에 관한 명상> <모리야 땅의 언덕>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시 속에는 모자이크처럼 다양한 색깔을 지닌 독립된 여러 편의 조각글이 담겨 있어 언뜻 보아서는 별개의 독립된 작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시인은 각각 자연과 예술 신앙을 주제로 한 세 편의 운문을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그리듯 회화적인 기법으로 풀어놓는다.


    예술의 길을 떠난 지 반세기가 넘은 교황이 새삼스레 시집을 내자 항간에는 그 집필동기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차기 교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고백한 구절을 근거로 교황의 유언시이자 ‘백조의 노래’라는 해석도 있다. 삶의 시작과 종말이 전편에 걸쳐 직설적으로, 혹은 은유적으로 스며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10억이 넘는 가톨릭 신자의 아버지(Papa)로서 개인의 삶을 온전히 헌신했던 교황이 삶의 마지막 문턱에 이르러 닻을 내린 곳이 바로 젊은 시절 동경해 마지않던 문학의 세계라는 점은 대단히 상징적이다.





    1. <시냇물>


    자연은 신의 묵시이며 예술은 인간의 묵시라고 롱펠로우가 말했던가. 첫 번째 시는 생명의 원천인 자연에 대한 명상을 담은, 짧지만 매우 서정적인 전주곡이라고 할 수 있다. 위대한 자연 속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은 시인은 울창한 산림을 흐르는 시냇물을 보면서 생의 근원을 떠올린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수동적인 명상이나 심미적 탐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서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찾아보라고 시인은 외친다. 시냇물이 흐르는 것은 틀림없이 어딘가에 물줄기가 솟아나는 원천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조류에 몸을 맡겨 흘러가는 시냇물은 바로 험난하고 고달픈 인생역정을 상징한다. 시냇물이 흐르듯 우리네 인생도 세월과 더불어 굽이쳐 흐른다.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좌절과 절망이 산처럼 우리를 가로막아도, 그래도 삶은 축복이자 선물이라는 것은 인간은 다른 피조물과는 달리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2. <시스티나 소성당 문턱에서 ‘창세기’에 관한 명상>


    목가적인 서정시로 서두를 열고 난 뒤, 시인은 이제 교황의 전용 채플인 시스티나 소성당에 있는 심오한 예술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여기서는 미켈란젤로의 위대한 벽화가 신앙을 묵상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이 시의 특징은 제목에서부터 시작하여 의도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되는 ‘문턱’이라는 시어다. ‘문턱’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근원과 종말, 천상과 현세, 창조와 심판을 가르는 하나의 경계선이다. 문턱의 바깥쪽에 자리하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는 탄생과 죽음, 희망과 좌절, 만남과 이별 같은 무수한 생의 무늬가 그려지고 있다. 반면 문턱의 안쪽에는 시작과 끝 ― 창조와 심판이 장쾌하게 형상화되어 우리의 시선을 압도한다. 시인은 바로 이 문턱의 경계에 서서 미켈란젤로가 형상화한 ‘천지창조’를 바라보며 만물의 근원인 ‘창세기’를 묵상하고 있다.

    시스티나 천장에 그려진 ‘천지창조’를 보면서 창조의 신비에 경탄했던 시인은 이제 성당 정면에 위치한 제단화 앞에 다다르게 된다. ‘모든 것을 압도하며 명백한 절정으로’ 장엄하게 형상화된 ‘최후의 심판’을 보면서 시인은 우리에게 종말에 대해서 일깨워준다.


    문턱을 넘어선 이 곳,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공존하는 이 곳에서 ‘나’는 더 이상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아니다. 그저 인생의 황혼기에 다다른 83세의 인간 카롤 보이티와일 따름이다. 자신이 태어난 모천(母川)으로 돌아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는 연어처럼, ‘나’는 창조와 심판의 갈림길에서 마침내 ‘근원으로의 회귀’를 선택한다.



    3. <모리야 땅의 언덕>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자연의 장’과 ‘예술의 장’을 지나 마침내 다다른 귀착지는 바로 ‘신앙의 장’ <모리야 땅의 언덕>이다. 이 작품은 문장 속에 운율과 리듬감이 살아있어 세 편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의미의 운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느님의 명으로 자신의 외아들을 희생 제물로 봉헌해야만 했던 아브라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모리야 땅의 언덕>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구원’의 의미를 역설하면서 그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모리야 언덕’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문턱’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그 문턱은 존재의 근원인 태초의 땅으로 향하는 생의 마지막 종착역이다.



    <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는 인식과 사유 이전에 우리 영혼에 직접 손을 내밀고 있다. 영혼에 생채기를 내는 ‘각성의 문학’이 아니라 우리들의 아픈 곳을 따뜻한 손으로 쓰다듬는 ‘위안의 문학’이다. 전쟁과 불신, 대립과 반목이 난무하는 불안한 세상에서,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에 인색한 각박한 세태 속에서, 니힐리즘이 판을 치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우리가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던 것이 이러한 진솔한 고백과 겸허한 성찰은 아니었을까.

    본문중에서

    그대가 물의 근원을 발견하려거든

    물길 따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느니.


    용감히 나서라, 끝내 찾아라, 굴하지 마라,

    어딘가 반드시 발원지는 있으리라.

    근원이여, 너는 어디에 있는가

    정녕 어디쯤에서 맑게 샘솟고 있는가.

    (/본문중에서)



    그렇게 세대가 바뀐다
    맨 몸으로 세상에 와서 맨 몸으로 흙에 돌아가리니

    자신이 잉태되었던 원형으로 환원되리라
    “먼지에서 태어나서 먼지로 돌아갈지니라.”

    형체는 시초의 무형으로 바뀔 것이요
    생명체는 무기력한 무생물로

    아름다움은 황폐한 흔적으로 바뀌게 되리라.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카롤 보이티야가 본명인 교황은 1920년 5월 18일 폴란드의 바도비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홉살때 어머니를 여의었고, 직업군인이던 아버지와 단둘이 어렵게 살게 된다. 그후 1941년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사제가 되고자 결심, 신학교에 들어가 1946년 사제로 서품되었고 1958년 38세의 젊은 나이로 주교가 되었다. 1978년 10월 16일, 456년 만에 비이탈리아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교황에 선출되어, 제264대 교황이 되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행동하는 교황으로 평가받는다. 전세계 120여 나라를 방문하면서 세상을 향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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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은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동유럽어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폴란드 바르샤바대학교 폴란드어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바르샤바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를 지냈으며(1997∼2001),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평전-안녕하세요 교황님≫(바다출판사, 2004), ≪세계의 소설가 II-유럽·북미편≫(공저-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2003) 등이 있고, 역서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명상시집-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따뜻한 손, 2003), ≪고슴도치 아이≫(보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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