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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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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서정시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도저한 의견속에서도 내밀한 서정적 시감을 잃지 않고 도시문명에 상처받은 풍경들을 섬세한 시어로 묵묵히 담고 있는 박형준 시인의 첫 산문집. 그는 자신의 시의 모티브가 되는 경험과 유년의 추억을 때로는 고통스럽게 때로는 희화적으로 음각하고 있다.

    "풍경들은 빛의 흔적이고, 빛은 어둠의 흔적"이며 그 흔적을 찾아내는 일이 "삶에 대한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상기한다는 서문의 말처럼 이 산문집은 희망의 "무늬"를 촘촘히 깁고 있다. 그 무늬는 대개 사람들이 서성이다 돌아간 자리이거나 사람들이 눈여겨 보지 않는 사소한 것들 속에서 채집되어진다.

    옴팍집, "가난의 대명사"로 사람들에게 그렇게 불렸던 유년 시절의 시인의 고향집. 그 고향집을 무대로 펼쳐지는 유년의 회상은 자연스럽게 읽는 이의 시간도 과거로 돌려놓는다. 까치 알을 꺼내러 전봇대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말까지 더듬는 앉은뱅이가 돼버린 경식이 삼춘의 불행, 하교길에 홍사를 잡다가 면사무소에 다니는 동네 형에게 빼앗기고 애꿎은 화풀이의 대상으로 삼았던 바보 인수, 껌종이를 줍기 위해 헤매다니던 철로변 중국집의 자장면 냄새...하나같이 가난하지만 천진한 풍경이 흑백필름을 돌려보는 것처럼 눈앞을 스쳐간다. "추억이란 늘 아름답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추억은 아픈, 그리움이기 때문이다." 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시인의 그 '아픈 그리움'이 아름답게 보이는 까닭은 그 추억의 진솔함 때문이다.


    평범하고 사소해거 주목받지 못하고 소멸해가는 것들과 가난에 대한 그의 천착은 흘러넘치는 '물질'과 '소비'가 곧 삶이라고 착각에 빠지곤 하는 우리에게 청신한 한줄기 바람처럼 다가온다

    목차


    인천, 서울, 그리고 큰꿀벌들

    봄날은 간다

    내 자신이 빈방이라는 생각

    고양이의 죽음에 대하여

    허공에 떠가는 거울

    지난 여름 마당에서 생긴 일

    엄마 왜 안 와

    토끼의 방문

    오락실에서 난쟁이를 바라보다

    오이의 속을 파 실로 묶은 두레박

    ...



    가난의 상상력에 대해서

    샤머니즘과 빈집, 그리고 문학

    나 자신에게 말걸기

    누가 내 누이의 벗은 발을 볼 것인가

    본문중에서

    나는 늘 구부리고 잔다. 방에 담겨 있는 태아. 아니 방에서 천천히 퇴화되는 곤충처럼 지낸다. 한때 직장생활을 한 적도 있지만 이상하게 내가 다니던 회사마다 망해버렸고, 지금은 학교에 다닌다. 내게는 탯줄이 필요한 것이다. 방 너머의 세상을 창을 통해 들여다보듯이, 삶에 있어서도 나는 늘 창 안쪽에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불안을 느낀다. 학교는 그런 점에서 안성맞춤이다. 내 나이보다 한 띠쯤 아래 정도의 아이딜과 지낸다는 거슨 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겪었던 슬픔, 기쁜, 고통, 등을 흑백필름처럼 천천히 되돌려보는 것과 같다. 나는 현재에 살면서 과거를 사는 것이고, 현재에 있으면서도 없는 것지만 아이들에게 나는 미래다.
    (내 자신이 빈방이라는 생각/ p.23~2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6
    출생지 전북 정읍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6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家具의 힘]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1994)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1997)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2002) [춤](2005), 산문집으로 [저녁의 무늬](2003)가 있다. 제15회 동서문학상, 제10회 현대시학작품상을 받았다.

    -수상경력
    1996년 제1회 꿈과시문학상 수상
    현대시학작품상 수상
    동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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