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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해피니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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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남자와 여자 사이에 ‘내가’ 있다!


    가슴털과 수염을 깎으면서 한편으로는 생리대를 써야 하지만,
    화장실을 갈 때면 어느 쪽으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합니다.


    “남자예요? 아니면 여자예요?”라고 물으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없는 사람들…….
    타인의 차가운 시선과 오해보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왜 이럴까?’라는 자신 내부에서 들려오는 혼돈의 목소리에 더 힘들어하는 사람들…….
    영화 속 주인공도, 먼 나라 사람들도 아니다.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은 바로 주변에 있다. 이는 잘잘못의 문제, 옳고 그름의 문제, 편견으로 회피할 대상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더블 해피니스》는 와세다대학 대학원생이면서 전 일본 여자 펜싱 국가대표선수로도 활약했던, 그러면서 자신을 ‘여자 몸을 걸친 남자’라고 소개하는 ‘스기야마 후미노’의 자전적 에세이다. 스기야마 후미노는 이 책에서 ‘성정체성장애’로 생기는 고통과 행복, 유쾌한 가족과 친구들, 가슴 애틋한 여자 친구 이야기를 밝고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 《더블 해피니스》는 성정체성장애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으로, 저자의 경쾌하고 긍정적인 성격이 그대로 녹아있어서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마음의 性과 몸의 性이 다를 뿐,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행복한 장애인’의 따뜻한 이야기


    미국 정신과학회는 1994년 학회보고서에서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남성 성정체성장애 환자가 3만 명 당 한 명, 자신을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여성 성정체성장애 환자가 10만 명 당 한 명이라고 발표했다. 공식자료는 아니지만 일부 단체와 의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최대 3만 명의 성정체성장애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추정치가 이 정도인데,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고민하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그 수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우리 주변의 가족, 친구, 회사 동료 등 누구라도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보는 우리의 시각은 어떠한가? 지금은 그나마 인터넷 매체나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고 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성정체성장애 환자는 사회 부적응자, 또는 변태성욕자로 치부되었다. 기껏해야 가수 하리수를 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을까.
    이 책 《더블 해피니스》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성정체성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인생과 그들이 원하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보통 사람들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으며, 단지 마음이 원하는 성과 몸의 성이 바뀌어 태어났을 뿐이라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오체불만족》의 저자인 오토다케 히로타다를 만난 뒤 이 책을 쓸 결심을 했다는 저자는 비록 몸의 사지가 없는 중증장애와 자신이 겪고 있는 성정체성장애 모두가 사회의 보편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있지만, 자신들은 결코 불행하지 않으며 오히려 ‘행복한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차이’가 장애인 것일까, 아니면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에 ‘장애’가 있는 것일까…….


    고통도 어려움도 두 배지만, 행복도 두 배!

    이 책의 저자인 스기야마 후미노는 ‘성정체성장애(GID : Gender Identity Disorder)’를 가지고 있다. 성정체성장애란 몸과 마음의 성이 다르게 태어난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몸이 남성이고 마음은 여성인 ‘MTF(Male to Female)’와 몸이 여성이고 마음은 남성인 ‘FTM(Female to Male)’의 두 부류로 나뉜다. 전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수 하리수 씨 같은 경우이며, 저자는 후자에 속하는 경우다.
    성정체성장애의 일반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생물학적으로는 완전히 정상이며 자신의 육체가 어느 쪽 성에 속하는지 확실하게 인지하는 반면, 인격적으로는 자신이 다른 성에 속한다고 확신하는 상태’를 말한다.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대두되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수정 직후 행해지는 성별 결정 호르몬샤워 과정에서 모체가 받은 스트레스나 그 밖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된 후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것도 확신할 수는 없다.
    또한 성정체성장애는 ‘질병’이라고 보기에도 모호하다. 그들의 몸은 일반인이 보기에 지극히 ‘정상’이며, 마음의 질병이라고 단정 짓기에도 아직 연구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누구보다도 심한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평범한 장애인은 최소한 일반인으로부터 ‘위로와 도움’을 받지만, 그들은 사회로부터 ‘차가운 시선’과 ‘오해’를 받으며 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겪어왔던 일들뿐만 아니라 성정체성장애를 가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고뇌, 희망을 대신 보여주려 한다.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그들의 삶이 어떠하며 왜 그런 증상이 생기고 어떤 치료방법이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스기야마 후미노, 스물일곱, 성별은 하프(half)입니다

    스기야마 후미노는 1981년 8월 10일,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 태어났다.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났지만, 정작 그에게는 불행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였다. 남자라면 당연히 달려있어야 할 고추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의 몸에 대해 비로소 깨닫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매일 같이 뛰놀던 남자 아이들과 헤어져 여자 초등학교로 들어갔으니 그 위화감은 말로 다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귀여운 남자 아이’로 보이고 싶어 했다. 헤어스타일은 늘 커트머리, 복장은 티셔츠에 반바지였다. 축제 때 엄마가 입혀주는 예쁜 드레스 치마도 절대 입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어느 남자 아이가 억지로 치마를 입겠는가?
    그가 펜싱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복장 때문이었다. 몸매를 드러내는 수영복과 레오타드가 싫어서 수영과 발레를 그만두었다. 그런데 펜싱은 달랐다. 남자와 여자의 복장에 구별이 없고, 얼굴을 가리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 불순한 취지로 시작한 펜싱이었지만 후미노의 고달픈 삶에 있어서는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후미노는 펜싱에 푹 빠져들었고, 남들보다 많은 연습을 거듭한 결과 1년 만에 초등학교 전국대회 3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일본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아시아대회 준우승까지 거두었다.
    하지만 6학년이 되어 ‘생리’가 시작되자 위화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여자’라는 사실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은 채 언젠가 ‘남자’로 변할 것이라 굳게 믿었기에 생리의 시작은 절망과도 같은 사건이었다. 중학생이 되자 그의 몸은 점점 더 여자로서 성숙해졌고, 반대로 마음은 남자로서 성숙해갔다. 이미 위화감의 차이를 넘어서서 더 이상 남자가 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가 자신에게 심각한 혐오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무렵부터였다.
    아무도 자기 모습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누군가 자신을 비웃고 있는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교복을 입은 남학생을 볼 때마다 자신도 남자 교복을 입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호감이 가거나 짝사랑하는 여학생이 생겼을 때는 그 아이에게 교복치마를 입은 모습을 보이는 일이 수치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그러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이 찾아왔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아야’를 만난 것이다. 남자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학생이었던 ‘아야’였지만, 진심어린 고백을 통해 사귀기 시작했고, 남들과 다른만큼 더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물론 호기심어린 시선이 그들을 괴롭혔지만 그는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다.
    가장 먼저 커밍아웃을 했던 상대는 같은 반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은 모두 진지하게 후미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이해해주었다. 용기를 얻은 그는 가족들에게도 커밍아웃하기에 이르렀고, 쉽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그의 성정체성을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했다.
    대학교에 가서도 커밍아웃은 계속되었고,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이 후미노의 성정체성을 인정하고 그를 ‘남자’나 ‘여자’가 아닌 인간 ‘스기야마 후미노’로 생각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교생실습, 그곳에서 그는 대학원을 가서 전문적으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일할 결심을 했다.
    2004년, 대학원을 다니던 도중에 참가한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꿈에도 그리던 국가대표에 발탁된다. 준비를 열심히 못했기에 마음을 비우고 참가한 것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물론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영광의 시간이었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현역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비영리법인 와세다클럽 주니어 펜싱스쿨의 코치직을 맡아 후진양성에도 보탬을 주며 펜싱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경계를 넘어서

    스기야마 후미노는 지금 성전환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가슴을 신경 쓰지 않고 흰 티셔츠 한 장만 입고 당당하게 걸으며, 수영바지 하나만 입고 헤엄치는 것. 이런 별 것도 아닌 일이 그가 절실하게 원하는 꿈과 같은 미래다. 그 꿈을 ‘수술’로 이룰 수만 있다면, 설사 몸에 상처를 내더라도 그 상처로 말미암아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만 있다면 괜찮지 않겠냐고 묻는다. 한번뿐인 인생, 원하지 않는 상태를 참아가며 사는 것보다 힘들더라도 수술을 통해 1초라도 더 자신이 원하는 몸으로 살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다.
    후미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하면서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성정체성장애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차 모르고 살아온 그가, 비로소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알고 스스로를 인정하게 되면서 주어진 삶에서 노력하며 살아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아직까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동정’이나 ‘위로’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달라고 말한다.

    스기야마 후미노는 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성정체성장애로 고민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물론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야말로 꼭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해해 줘!’라고 할 생각은 없지만, 현실에는 우리같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한 사람이라도 더 알게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직접 겪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한다든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좌우된다든지 하지 마십시오. 스스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으면 막상 문제가 일어났을 때 고통스러워질 것입니다. 저는 마침 이러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빠른 시기부터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고 그것이 진심으로 다행이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화장실에 들어갈 때 어느 쪽으로 들어갈까 고민하는 형편이지만,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환경에 은혜를 입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찾아내어 해나가고 싶습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써준 한무지(FTM,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대표) 씨도 얼마 전 1차 수술을 마치고 다음 수술을 위해 준비하는 중이다. “펜싱의 도움으로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한 그에 비해, 나는 배달 등의 일을 하며 공부를 해야 했다”고 말하는 그도 스기야마 후미노와 마찬가지로 남성이라는 원래의 성을 되찾기 위해 수술을 택했다. 가수 하리수 씨, 소설가 김비 씨 등 일반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들도 대다수 성전환수술과 호적정정신청을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고 있다. 이미 상정되어 있는 ‘성전환특별법’이 통과되면 음지에서 웅크리고 있던 수많은 성정체성장애 환자와 트랜스젠더들이 원하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합법적인 수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그들을 차별하고 오해하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이후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넘긴다.

    목차

    1장 나는 누구인가
    ‘여자 몸’을 걸치고 사는 나 / 스포츠는 폼이 생명이다 / 교복 좀 벗으면 안 될까요 / 여고생은 괴로워! / 그녀 / 어차피 나 따위는…… / 성정체성장애를 아십니까 / 커밍아웃(친구 편) / 커밍아웃(가족 편)

    2장 눈물과 웃음의 대학 생활
    가슴과 생리 / 펜싱에 불타는 청춘 / 와세다대학에 들어가다 / 동틀 무렵의 요시노야 / 친구, 잇사 / 화장실 대 탈주극 / 하와이의 마지막 밤 / 안개 속의 나날들 / ‘후미노 군’의 좌충우돌 교육실습 / 나홀로 오키나와 여행 / 너무해요, 아빠! / 브라질, 삼바

    3장 남자와 여자의 경계를 넘어서
    sex / 꿈이 이루어지다! / 펜싱 국가대표선수가 되다 / 영광의 다리 / 27개의 성: 후미노식 성별 분류 / 와세다의 위력 / Lady's day / 가부키초의 ‘혈통’ / 나이는 스물셋. 성별은 하프입니다 / 병원치료의 넌센스 /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본문중에서

    통칭이 없는 존재들. 그렇다. 우리는 아직까지는 ‘여자남자’로 불리는 형편이지만 이것 하나만은 기억해주길 바란다. 우리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니라 ‘남자이자 동시에 여자’라는 사실이다. 미국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미국인도 일본인도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그는 미국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일본인이다. 또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교민은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존재’가 아니라 ‘일본인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남+여’이다. 나는 편의상 ‘하프(half)’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하프’가 아닌 ‘더블(double)’이다. 그런데 왠지 ‘1+1=2’가 아니라 ‘1+1=0’으로 취급당하는 일이 많다.
    - p.16~17p.

    그렇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크게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내가 아닐까? 내가 설마 여자야? 여학교에 입학하고서야 비로소 내 성별이 ‘여자’ 범주에 속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럼에도 아직 뭐가 뭔지 혼란스럽기만 하고 내가 놓인 상황이 잘 파악되지 않아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 단 하나 분명한 사실은 아무래도 나는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무렵부터 나는 나를 스스로 이상한 사람으로 규정짓고 내 진심을 솔직하게 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후 한동안 빠져나올 수 없었던 ‘위화감’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 p.27

    성정체성장애를 가진 사람들 가운데 ‘장애’라는 말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설령 ‘장애’라고 표현할지언정 내가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 알게 되었고 난생 처음 내 존재를 긍정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원인 모를 죄책감으로 고통 받았고, 나는 세상에 태어나선 안 되는 재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므로 ‘장애’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해도 내가 느낀 위화감의 원인이 명확해졌고 몸과 마음의 심리 격차로 고민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꼈다. 나 스스로는 ‘장애’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장애’로 분류하는 편이 그나마 ‘장애’니까 어쩔 수 없잖아’라고 나를 정당화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라는 기분마저 들었다.
    - p.78~79

    도대체 나는 왜 ‘스터디’와 ‘자원봉사’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을까? 그건 아마도 지금까지 계속해서 나에게로 향해있던 관심의 화살이 이제야 비로소 조금씩 밖을 향해 나가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내 일에 급급하고 나와의 싸움으로 지쳐있던 날들이 지나가고 나를 정면으로 마주볼 수 있는 용기를 얻고서야 비로소 조금씩 밖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도 생긴 것 같다. 나 스스로 ‘나 같은 사람이 왜 스터디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을까?’라고 신기할 때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런 느낌이 아닐까싶다.
    - p.283~284

    내가 오토다케 씨에게 느닷없이 ‘수술’이야기를 물어본 이유는 나는 남자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고 싶다는 바람으로 수술을 받고 싶은데 오토다케 씨는 수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만약 손발이 모두 있어야 정상적인 인간이라고 한다면, 오토다케 씨는 수술로 손발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까? 그 점이 궁금했다. 언젠가 한번은 편지를 써서 보내려고 한 적도 있다. 그러나 글재주가 없어서 도중에 포기했다. 오토다케 씨 홈페이지에 메일은 보낸 적이 있다. 물론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그런데 눈앞에 오토다케 씨가 나타난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질문을 할 절호의 찬스다! 이야기를 걸까 말까 망설일 새도 없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말을 걸고 있었다.
    - p.289

    저자소개

    스기야마 후미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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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1년 도쿄 출생. 일본여자대학 부속 유치원, 초, 중, 고를 나와 와세다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했다. 2004년도 일본 여자 펜싱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했으며, 현재 와세다대학 대학원 교육학연구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몸은 여자지만 마음은 남자’인 성정체성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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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주)대우에서 근무했다. YWCA 국제 청소년협의회에서 동시통역관으로 일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 그거!][더블 해피니스][ONE][문화와 역사가 담긴 옷 이야기][설명 잘 하는 법][잡담의 설득력][새집 증후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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