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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옛지혜를 현대에 맞도록 재해석한 100가지의 짧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모음. 이 책은 중국의 사자성어와 격언, 속담을 통해 삶의 이치를 설명하고 있으며, 간결한 문체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동식물은 때로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때로는 인간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야기를 통해 조상의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보는 한편, 자연의 의미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우아하고 간결한 문체, 쉬운 내용으로 생활 속의 진리를 전한다
이 책의 내용은 개인의 수양으로부터 좁게는 가정, 넓게는 전세계에 이르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아우른다. 특히 저자는 인간이‘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항상 독자에게 환기시키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서로 간에 좀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 글의 문체는 우아하면서도 간결하고,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저자는 이 책의 곳곳에서 생활에 대한 굳은 믿음과 무한한 애정을 토로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생활속의 진리를 깨닫게 하고, 어느새 맑은 정신세계를 소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풀과 나무와 꽃, 미물, 물고기, 새, 동물... 중국의 전통적인 분류 방법에 따른 구성과 소재
중국의 전통적인 분류 방법에 따라 다섯 개의 각 장은 풀과 나무와 꽃, 미물, 물고기, 새, 동물의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글의 소재로 쓰였으며, 각 이야기들의 제목이 곧 하나의 격언이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동식물들은 때로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때로는 인간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 및 내용상의 특징은 조상의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들을 새롭게 해석해 보는 한편,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이 시기에 다시 한 번 자연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현대인의 고질병과 문제점을 겨냥하여 새롭게 해석한 중국의 격언과 속담 그리고 성어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어부지리(漁父之利)’,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리오?’ 등과 같은 사자성어나 속담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금세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문득 이들을 낯설게 느껴본 적도 있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거나, 전혀 상반된 의미를 지닌 이야기들을 대할 때가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예로는‘식자우환(識字憂患)’, 즉 우리 속담의 ‘아는 게 병’이라는 말과 베이컨이 말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일 것이다.

그 동안 아무런 의심없이 구미에 맞게 골라서 쓰던 옛말들 안에 혹시 우리가 간과해 버린 또 다른 뜻은 없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중국의 사자성어, 속담, 격언 등을 새로이 해석하려 하였는데, 이러한 해석들은 모두 현대인들이 지닌 문제점들을 겨냥한 것이다. 원서의 제목인《오悟》는‘깨달음’이라는 의미로, 저자가 속담과 성어 등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얻은 새로운 해석이 담겨져 있다.

행간과 여백의 의미까지 읽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이야기 (* 책의 꾸밈새와 활용)
-이 책의 모든 소제목들은 그대로 하나의 격언으로, 언제든 필요할 때 바로 인용할 수 있다.

-본문의 하단 부분에는 사자성어와 격언, 속담이 한글과 한자(중국식 한자는 우리식의 한자로 역자가 교체)로 병기되어 있어서 한자를 함께 익힐 수도 있다.

-아름다운 그림(화가 양태숙 님의‘생각하는 나무(2002, 갤러리 썬앤문)’라는 주제의 개인전에 출품되었던 작품)과 산뜻하고 정겨운 장정 꾸밈, 손에 딱 들어오는 앙증맞은 사이즈로 만들어졌다.

-‘오후에 읽는 작은 이야기’라는 시리즈명처럼, 점심식사 후 나른한 오후에 읽기에 좋은 책이다. 출퇴근길이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어도 하루를 열거나 정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출장이나 여행을 떠날 때 한권 챙겨두면 간간이 짬이 날 때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지혜의 소나기를 선사할 책이지만, 인생의 갈림길에 놓인 이들에게나, 대인관계와 자기계발의 지침 등 인생을 사는 지혜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것과 사뭇 다른 중국의 격언과 속담, 사자성어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한 편당 보통 1~2페이지로 짧지만 행간과 여백의 의미까지 읽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의 본문 속으로
# 첫 번째 이야기 - 일년생 대나무로는 피리를 만들 수 없다
일년생 대나무는 그 해에 싹이 터서 아직 겨울을 나지 않은 것이다. 이 일년생 대나무는 겉보기에는 피리를 만들 수 있는 대나무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일년생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면 음색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래지 않아 금이 가고 좀이 스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겨울에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대나무는 성장에 방해를 받는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 서리를 맞으면, 대나무는 오히려 더욱 곧고 튼튼해진다. 성장을 저지 당한 대나무는 달리 좋은 환경으로 옮겨 갈 수 없어서, 오로지 자신의 내실만을 기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처럼 겨울을 난 대나무들이 일년생 대나무보다도 작고 가늘어 보이지만, 그 본질만은 빈틈없이 견고하다. 일년생 대나무도 곧 겨울을 나면 견고해지겠지만, 조만간 견고해 질 것과 진정 견고한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일년생 대나무로 만든 피리가 불기만 하면 금이 가고, 음색도 별로 아름답지 않은 것처럼.

# 열일곱 번째 이야기 - 정향나무는 시들어도 여전히 향기롭다
정향나무에는 향기롭기 그지없는 작은 꽃이 피는데, 심지어 꽃이 다 시든 후에도 여전히 같은 향기를 유지한다. 이 나무를 땔감으로 삼아 불을 피우면, 역시 독특하고 맑은 향이 풍긴다. 이 향기는 다른 나무로 불을 피웠을 때 나는 냄새와는 아주 달라서, 한번만 맡아보아도 그것이 정향나무의 향기임을 알 수 있다.
사물의 '본질'이라는 것이 바로 이와 같다. 타고난 천성이 고결한 사람은 외부 환경이 아무리 혼탁해도, 또 세간의 평가가 그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본질만큼은 덮어 가릴 수 없다. 따라서 고결한 본질은 어떤 방식으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사실 정향나무 꽃이 가장 향기롭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월계수 잎의 향기는 그 향이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이 향기로워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향료중의 하나이다. 또한 월계수 잎 역시 정향나무와 마찬가지로 시든 후에도 그 향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 뿌리를 캐어 보아도 뿌리에서조차 매우 그윽한 향기가 난다.
이것이 바로 본질이란 것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성질 또한 쉽게 뺏을 수 없다는 이치를 설명한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할 것은 정향나무 꽃의 향기는 단지 그 꽃잎에서 향기가 날 뿐이므로 필경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향이라면 마땅히 월계수처럼 뿌리까지도 향기를 뿜는 것이어야 한다.

#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 -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싸움을 하겠는가!
자세히 살펴보면, 달팽이 머리에도 두 개의 아주 작은 뿔이 늠름하게 달려 있다. 물론, 쇠뿔이나 사슴뿔처럼 크고 위압감을 주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말이다. 만약 이 연약하고 작은 달팽이 뿔 위에서 서로 뺏고 뺏기는 싸움이 일어난다면, 자신이 차지할 수 있는 범위는 더욱 작아지지 않을까? 설령 싸움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고 해도 극히 미미한 수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분쟁도 달팽이 뿔에서의 싸움에 불과할 때가 있으니, 실로 가슴 아픔 일이 아닐 수 없다.
"투쟁"이란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매우 용감하게 느껴지고, 마땅히 해야할 일인 것만 같다. 그러나 사전에 반드시 과연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를 냉정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주 작은 명예 때문에? 맹목적인 남녀의 치정 때문에? 아니면, 몇 푼 되지 않는 돈 때문에?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수많은 크고 작은 분쟁의 원인이 사실은 말할 가치도 없는 미미한 이득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달팽이 뿔 위에서의 싸움은 우리 주위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싸움의 축소판이다. 큰 의미가 없이 일어나는 전쟁은 결국 인생을 허비하게 만드니 무척 유감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능력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 능력을 소중한 의미가 있는 곳에 사용해야 한다. 단지 작고 작은 달팽이 뿔에 얽매이지 말고, 시야를 넓혀서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마흔일곱 번째 이야기 - 생선을 굽다가 뒤집으면 모양이 일그러진다
프라이팬에 생선을 지질 때 아무 때나 생선을 뒤집으면, 이곳 저곳이 부서져 다 익은 다음에도 별로 맛깔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생선의 한 면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뒤집지 않고 그대로 두면 생선이 프라이팬에 달라붙거나 다 타버린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적당히 익었을 때 프라이팬을 흔들거나 주걱으로 살짝 뒤집고, 생선이 완전히 익기를 기다렸다가 프라이팬에서 꺼내는 것이다.
이는 비단 생선을 조리할 때에만 기억해야 할 비결이 아니다. 적당한 때를 시기에 적절한 일을 해야 한다는 비결은 모든 일에 적용되는 지혜이다. 준비 단계가 끝나고 실제로 작업을 진행할 때에는 단계별로 적당히 일의 방향을 수정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나서 남은 일 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전개 되도록 지켜보며, 적당히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사람마다 각자 타고난 능력이 있는데, 그 누구도 그 능력의 한계를 초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신중히 살피고 검토하는 절차를 밟아간다면, 적어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1 정향나무는 시들어도 여전히 향기롭다 나무와 풀과 꽃들의 이야기
Part 2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싸움을 하겠는가! 미물들의 이야기
Part 3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해파리 물고기들의 이야기
Part 4 매를 날려보낼 수 없으면 사냥도 할 수 없다 새들의 이야기
Part 5 가끔은 넘어질 때도 있다 동물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