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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혹은 시적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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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은정
  • 출판사 : 살림
  • 발행 : 2006년 12월 30일
  • 쪽수 : 96
  • ISBN : 895220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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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힘과 새로움으로 가득 차 있는 김수영의 시 세계. 그 힘과 새로움의 근원을 알아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독법으로 그의 시 세계를 살펴본다.

    시인의 탄생과 성장
    김수영 시인은 1921년 11월 27일 초겨울 무렵, 별자리 사수자리로 태어났다. 서울의 중심인 종로구에서 태어났으니 출생부터 근대적 경계의 시공간을 타고 태어난 셈이다. 가세는 부유하였으나 위로 두 아이를 잃어 노심초사하는 부모님과 조부 아래에서 성장했고, 어려서부터 총명해 학업에 뛰어났지만 병약했던 자취가 많다. 최하림의 ??김수영 평전??에 따르면 시인은 중학교 진학 무렵 큰 병을 앓는 바람에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상업학교 야간에 들어간다. 예민하고 섬세한 문학청년의 면모를 보인 점과 고등학교 시절부터 습작을 하며 교지에 발표한 일 등은 여타 시인들과 비슷한 흔적이다.
    해방공간의 혼란기 속에서 그는 1945년 해방되던 해에 비로소 시를 발표하고 또 시 쓰는 벗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 시기에 김수영은 벗이자 라이벌로 잘 알려진 박인환을 만나고, 유난스러운 애서가인 박인환이 꾸리는 서점 ‘마리서사’를 일종의 시적 자양분의 거점으로 삼게 된다. 초기 그의 시의 문학적 감수성은 이십대의 문학청년들이 모여 저마다 뛰는 심장으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격앙된 토론을 나누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청춘의 생생한 문화살롱이었을 마리서사의 분위기에서 크게 영항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기를 거쳐 문학청년으로 입성한 김수영, 이로부터 꼭 10년 후 김수영은 첫 시집을 펴내게 된다.

    개진과 은폐, 그 양극의 긴장 - 김수영의 시 세계
    김수영의 정신은 지적 패배주의에 반발한 살아있는 젊은 정신이다, 김수영은 이론과 실천이 고통스럽게 통일되어 사상이 몸을 얻은 진정한 근대적 모더니스트이다, 김수영은 사랑, 자유, 설움, 정직, 양심, 혁명, 성숙의 시인이다, 김수영은 첨예한 현실 인식과 서정성의 줄다리기 한 가운데에서 드물게 성공적으로 위치한 시인이다, 김수영은 실천적 시인과 소시민적 지식인의 괴리감 사이에서 순교한 시인이다…… 김수영 시인을 둘러싼 대표적인 평가들을 풀어서 다시 써보면 이처럼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영에 관한 논의들은 대개 찬사와 비판의 양가적 평가들로 나뉘거나, 읽는 이의 호오가 분명한 경우들로 갈린다. 김수영의 한 가지 특징이나 한 편의 시에 대해 비판과 찬사가 팽팽히 공존하기도 하지만, 여러 논의들이 김수영의 마지막 시 ?풀?을 인용하면서 시인의 의의를 높이는 데 집중되어 있다. 김수영 시의 키워드를 무엇으로 파악하는가는 독자나 비평가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 이 입장들이 때로 독자나 비평가 자신의 문학관을 표명하는 것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되기도 한다. 오늘의 논의가 어제의 논의를 부정하고 비판하거나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나아가게 마련이라면, 김수영에 관한 이 무성한 논의들은 그의 시가 여전히 활발하게 성장하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김수영의 시는 지금도 여전히 다양하고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시로 읽히고 있다. 물론 어떤 시인도 불변의 각도나 획일적인 시각으로는 잴 수 없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에 여느 경우에도 단정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김수영 시의 경우도 단선적으로 파악하기에는 풍부하고 동시에 애매모호한, 즉 어쩌면 영원히 미해결로 남을지도 모르는 의미의 잉여들을 품고 있다. 김수영 시에 대한 논의가 반전되고 또 생장하는 것 또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영의 시를 읽을 때 여느 시인의 시보다도 그의 시가 불안정하고 생경하면서도 매번 새롭고 강렬한 것은, 그의 시가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절정 위에 서 있거나 정착하지 못하고 서성이면서도 어디론가 빠르게 나아가기 때문이다. 김수영의 시는 정반대의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그 두 가치를 동시에 끌어안고 있는 양극의 긴장 위에서 애써 균형을 잡고 있다. 그 균형은 불안한 듯 든든한데, 시인은 이를 ‘세계의 개진’과 ‘대지의 은폐’ 사이의 긴장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는 하이데거의 말을 빌려 ‘세계의 개진’이 예술작품의 의미적인 것으로서 작품이 여는 세계이자 스스로를 개시하는 ‘산문’적인 것을 뜻한다면, ‘대지의 은폐’는 세계를 자신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여 자기 자신에게 묶어두고자 하는 ‘시’에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세계의 개진’을 향하는 것이 바로 시에 있어서 시인 자신만의 모험이라고 했다. 즉, 자신이 서있는 개진과 은폐의 긴장 위, 세계와 대지의 양극의 긴장 위, 산문적인 것과 시적인 것의 긴장 위, 이것이 바로 시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는 김수영의 시에서 방房과 거리 사이, 정지와 속도 사이, 적敵과 사랑 사이, 시인과 속인 사이 등등과 같은 시적 주제들로 변주된다.

    김수영이라는 시인과 그의 시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저자는 그의 시 세계를 향한 안내자 역할을 한다. 김수영의 시 세계에 한발 들어가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책.

    목차

    프롤로그
    삶, 시의 텍스트
    개진과 은폐, 그 양극의 긴장
    방房과 거리 사이
    정지와 속도 사이
    적과 사랑 사이
    시인詩人과 속인俗人 사이
    온몸시학과 지식인적 사유
    에필로그 -’시는, 언제나 끊임없는 모험 앞에 서 있다’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현대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한신대학교 정조교양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삶에 대한 모든 질문과 세상의 모든 답이 문학 안에 있다고 한결같이 믿고 있다. 쓴 책으로 [김수영, 혹은 시적 양심] [현대시학의 두 구도] [나를 쓴다]가 있다.

    두 사람은 10여 년 동안 인문 고전 읽기와 쓰기 교육에 뜻을 모아 왔다. 공부하고 가르치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며 감사하다. 함께 쓴 책으로 [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 [공감] [명작의 풍경]이 있으며, [고전 멘토]는 네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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