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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상/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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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작품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숨겨진 걸작, [웃는 남자]가 이형식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2002년, 위고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전 국민의 필독 도서로 지정되기도 하였던 이 작품의 국내 소개가 한불 수교 120년을 맞이하는 해에 이루어진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 할 것이다. 위고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뛰어난 소설이라고 평했던 이 작품에는 시와 소설, 희곡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걸작들을 남긴 대문호의 탁월한 재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 17세기 영국 귀족 사회와 하층민의 생활에 대한 상세하고 치밀한 묘사와 운율마저 느끼게 하는 유려한 필치가 위고 특유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격변하는 정치 사회적 움직임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어울려 최고의 감동을 자아내는 이 작품은 단연 위고의 최고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의 이형식 교수가 이 작품의 번역을 맡아 라틴어와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바스크어를 넘나드는 위고의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문체를 고스란히 살려 내었다.

    이 책의 저자에게 왜 웃는 남자를 썼느냐고 묻는다면,
    철학자로서, 인간의 영혼과 의식을 규명하고자 했고,
    역사가로서, 전제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밝히고자 했으며,
    시인으로서, 하나의 드라마를 창조하고자 했다고 말할 것이다.
    - 빅토르 위고


    [웃는 남자]는 콤프라치코스라는 어린이 매매단에 납치되어 평생 웃을 수밖에 없는 기형적인 얼굴을 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위고의 작가적 역량이 정점에 달했던 영국 망명기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늑대를 벗 삼아 방랑하는 철학자와 이전투구가 난무하는 귀족 사회, 아름답고 순결한 맹인 소녀와 당대 최고의 권세를 지닌 여공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감동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웃는 남자]라는 작품의 제목은 일종의 호활한 역설이다. 물론 제목의 [웃는 남자]는 일차적으로 어린 시절 끔찍한 수술을 당하여 한 가지 표정밖에 짓지 못하는 주인공 그윈플레인을 가리킨다. 하지만 대혁명의 소용돌이와 온 유럽을 화염과 화약 연기 속으로 몰아넣은 길고 처참한 전쟁, 왕정복고 후에 판을 치던 인간의 치사함, 다시 시작된 혁명과 그에 편승한 어쭙잖고 천박한 이념적 유행, 제2제정의 등장 등 일련의 정치적 사회적 무질서로 인해 인간의 삶이 극도로 비참해진 시절에, 그리하여 어느 쪽으로 눈을 돌려도 [가엾은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던 그 시절에, [웃는 남자]라는 제목을 뇌리에 떠올렸다는 것은 깊은 노여움과 슬픔, 그리고 그 보다 더 깊은 연민을 품은 사람의 냉소적 반발로 여겨진다. 그것은 신들이나 인간이 저지른, 혹은 신들과 인간이 손잡고 저지른 얼간이 짓들, 인간을 짓누르고 목을 죄던 각양각색의 추한 질곡 및 그것들로 인한 참상에 대한 깊은 연민에서 비롯된 냉소이다. 사람에게는 곰을 뜻하는 우르수스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늑대에게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처럼, 역사적 비극의 한복판에 떨어진 주인공에게 웃을 수밖에 없는 얼굴을 부여함으로써, 위고는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연민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
    곰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자신을 우르수스(곰)라고 부르는 한 남자가 호모(인간)라는 이름의 늑대와 함께 길을 떠도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스로 인간 혐오자를 자처하는 이 기이한 인물은 진기한 약초와 비약, 숨겨진 이야기와 비밀들, 귀족들의 사생활 등 끝을 알 수 없는 지식의 소유자이자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정작 그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끼니를 때우기 위해 공연을 할 때뿐이다. 이렇게 오직 늑대만을 벗 삼아 정처 없이 길을 떠돌던 우르수스는 우연히 빈사지경의 소년과 갓난아이를 만난다. 웃고 있지 않을 때도 웃는 것처럼 보이는 기묘한 얼굴의 소년은 본래 귀족의 자제였으나 정쟁에 휘말린 아버지 때문에 콤프라치코스라는 집단에 납치되어 얼굴을 기형으로 만드는 끔직한 일을 당했던 것. 이제 세 사람과 늑대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15년 후, 이제 우르수스를 도와 공연을 할 정도로 성장한 소년(그윈플레인)과 비록 시력은 잃었으나 누구보다 아름답게 자라난 소녀(데아)는 또다시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소년의 남다른 재능을 본 여공작이 그를 다시 치열한 귀족들의 아귀다툼에 끌어들인 것이다. 17세기 영국의 역사적 혼란 속에 뛰어든 소년은 영국 상류층의 권모술수와 출생의 비밀 등 여러 가지 사건들에 휘말리며 최고위층 사람들이 보여 주는 인간의 가장 추한 모습들을 목격하게 된다. 결국 헛된 욕망과 거짓 재물들을 버리고 우르수스의 곁으로 돌아간 그윈플레인은 데아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데…….

    본문중에서

    우르수스와 호모는 깊은 우정으로 맺어져 있었다. 우르수스는 사람이었고 호모는 늑대였다. 그들의 기질은 서로 잘 맞았다. 사람이 늑대에게 그러한 이름을 지어 주었다. 아마 자기의 이름도 스스로 선택했을 것이다. 우르수스가 자기에게 적합하고, 호모는 짐승에게 걸맞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인간과 늑대의 협동이, 장터에서, 마을 축제 마당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거리 모퉁이에서, 그리고 어디에서든 객쩍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엉터리 묘약(妙藥)을 사고 싶어 하는 대중의 충동 덕분에, 그 둘에게 짭짤한 이익을 안겨 주었다.
    - p.13

    「왜 웃느냐?」
    아이가 즉각 대꾸했다. 「웃지 않아요.」
    우르수스가 움찔 하더니, 한동안 그를 묵묵히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너는 무서운 녀석이야.」
    밤에는 오두막 안이 너무나 어두워, 우르수스는 아직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날이 환하게 밝자 비로소 얼굴이 그에게 보였던 것이다.
    그는 두 손바닥을 아이의 양어깨 위에 얹고, 점점 더 곤혹스러워지는 표정으로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다시 소리쳤다. 「웃지 말라니까!」
    「웃지 않아요.」 아이의 대꾸였다.
    우르수스의 온몸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심한 전율을 일으켰다.
    「너는 웃고 있어, 분명해.」
    그러더니 비록 연민 때문이 아니었을지는 몰라도, 아이를 껴안으며 격렬한 어조로 물었다.
    「누가 너에게 이런 짓을 했어?」
    아이가 대답했다. 「무슨 말씀인지, 저는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우르수스가 다시 물었다. 「언제부터 네가 그렇게 웃느냐?」
    「항상 이랬어요.」 아이의 대답이었다.
    우르수스는 고리짝 쪽으로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이런 일을 이제는 더 이상 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 p.254~255

    앤 여왕은 두 가지 이유로 여공작 조시언에게 원한을 조금 품고 있었다.
    첫째 이유는, 여왕이 보기에 조시언이 예뻤다.
    두 번째 이유는, 그녀가 보기에 조시언의 약혼자가 귀엽게 생겼다.
    한 여인이 질투심에 사로잡히는 데는 두 가지 이유면 족하다. 여왕에게는 이유가 하나만 있어도 족하다.
    - p. 326

    그윈플레인과 데아는 한 쌍이었고, 두 비장한 가슴은 서로를 열렬히 사랑했다. 둥지 하나와 새 두 마리, 그것이 바로 그들의 역사였다. [……] 결국 증오가 착각한 것이다. 그윈플레인을 박해하던 이들은, 그들이 어떠한 사람들이건, 그 불가사의한 악착스러움이 어디에서 왔건, 목표물을 명중시키지 못했다. [……] 그가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 사람들은 그를 폐허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자연은, 모든 폐허를 되찾아 가듯, 그 폐허도 되찾아 갔다. 그의 고적함 또한, 모든 고적함을 위로해 주듯, 자연이 위로해 주었다. 자연은 모든 버려진 것들을 돕는다. 모든 것이 결여된 곳에 자연은 자신을 몽땅 되돌려 준다. 붕괴된 모든 곳에, 자연은 꽃이 다시 피어나고 다시 푸르러지도록 한다. 돌을 위해서는 담쟁이를, 인간을 위해서는 사랑을 준비해 놓고 있다.
    - p.409

    어느 노파의 이마에서는 굶주림이 보였고, 어느 소녀의 이마에서는 매춘이 보였다. 소녀에게 돈을 제공하는 매춘은 더욱 음산했다. 군중 속에는 무수한 팔만 있을 뿐 연장은 없었다. 노동자들에게는 오히려 잘된 일, 그러나 일거리가 없었다. 가끔 병사 하나가 노동자 곁에 와서 앉았다. 때로는 부상당한 병사였다. 그리하여 그윈플레인은 전쟁이라는 유령을 보았다. 여기에는 실업, 저기에는 착취, 그리고 또 다른 곳에는 예속, 그윈플레인은 그러한 것들을 읽고 있었다.
    - p.449

    저자소개

    빅토르 마리 위고(Victor Marie Hug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02.02.26~1885.05.22
    출생지 프랑스 브장송
    출간도서 134종
    판매수 74,299권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전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한 프랑스의 대표 작가다. 1802년 브장송에서 태어나 나폴레옹 휘하에서 장군을 지낸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에서 지냈다. 파리로 돌아와 처음에는 파리 이공대학(Ecole Polytechnique)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이미 문학적인 재능을 인정받아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822년 시집 [오드(Les Odes)]를 출간한 이후로 시작 활동을 계속했다. 1827년 유명한 [크롬웰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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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2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72년부터 1979년까지 빠리4대학과 빠리8대학에서 불문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마르셀 프루스트?희열의 순간과 영원한 본질로의 회귀], [프루스트의 예술론], [작가와 신화], [감성과 문학], [정염의 맥박], [루시퍼의 항변],[현대 문학 비평의 방법론][공저], [프루스트, 토마스 만, 조이스][공저], [프랑스 현대 소설 연구][공저], [그 먼 여름][장편소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외상 죽음][쎌린느], [밤 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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