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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작가 100인 총서' 제85집, 정필중의 자연 예찬론. 30여 년간 교사의 길을 걸어온 저자가 삭막한 문명의 가치를 멀리하고, 자연으로 인간의 본성을 되찾음으로써,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삶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또한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영혼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더럽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치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명상수필

문인이자 30여 년 교사의 길을 걸어온 정필중은 그의 작품집 「초록빛 향기」에서 삼라만상의 근원을 자연에 두고 있는 시각을 보인다. 다시 말하면 형이상학적인 자연을 절대선으로 끌어와 그가 몸담아온 세상의 구성분자인 아이들과 교육을 재단하고 다스린다. 뿐만 아니라 아스팔트 같은 삭막한 문명의 가치를 멀리하고 토담집 같은 흙내 나는 자연을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을 되찾으며 삶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차례

1. 자연에서 깨우치는 생각

작은 것에서 느끼는 아름다움
강물처럼 살고 싶어
아름다운 연(緣)으로 살아가면
자연은 아름다워
눈감으면 더 넓게 보이는 세계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자연에 푹 빠지면
길 따라 길을 만드는 사람
공존 원리는 너무 신비해
음양의 조화
뒷모습이 반듯해
떨어지는 꽃잎을 보면서
생각의 윤회
자신의 빛깔로 살라
꿈은 길이다
자연은 조화와 균형
가장 아름다운 평가 기준
버리려던 화분에서 피어난 꽃
허리 굽혀 바구니에 담는 행복
모든 것은 흐른다
이름은 사라지고 향기는 영원해
옛 친구
자연이 주는 경고

2. 건강한 생각, 건강한 사회

말의 향기
마음에 여유를 가지면
화장이 너무 짙어 본색을 알 수 없네
너의 무지를 알라
넉넉한 인품을 지닌 지도자
뜨거운 가슴보다 냉철한 이성
녹차 한잔에 녹아 흐르는 생각
역사에서 얻는 교훈
소중한 뿌리의 경험
조연이 있어 주연이 돋보여
지위가 아니라 업적이다
신들은 화합과 사랑을 원해
초심으로 살면
자유의 바탕은 자제와 절제
어설픈 평등사상
뒤집어 생각하면 세상이 달라
거룩한 어머니의 사랑
부부는 닮아가야 행복해
신, 구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
진보와 보수는 보완의 대상
어머니의 시간 여행
인체의 신비와 인간 복제
돈에 구멍을 뚫어 보면
책 읽는 모습이 아름답다
도전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공정해야할 신상필벌(信賞必罰)
예(禮)와 도리
과거를 아름답게
청출어람
예지원이란 현판
마음만 생기면 공부는 절로
불언지교(不言之敎)

3.여행이 만든 생각

아! 백두에 오르다
이름도 아름다운 금강산!
도문 강에서 바라본 북한의 산하
민족혼이 살아있는 용정
우리 글로 박사 논문을 쓰는 연변대학교
달나라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
메콩 강을 건너 타이손 섬으로
아름다운 춘천 의암호
한국의 최남단 땅끝마을
고산의 숨결이 녹아 흐르는 보길도
현해탄을 넘어 아소 산으로
두타, 청옥을 종주하여 찾아낸 무릉도원
초라하게 보인 임시정부 청사
빌딩이 숲을 이룬 상하이

금세기에 들어와 세계에서 가장 생생하고 감동적인 드라마가 있다면 아마 우리나라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 아닌가 한다. 남이 만든 좌 · 우익 사상에 편 가름이 되어 동족 간에 참혹한 이데올로기 전쟁을 치르고, 이산가족이 되어 생사조차 모르고 지내다가 반세기 만에 잃어버린 혈육을 상봉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였다.
그러나 만남의 기쁨도 잠시, 또 헤어져야 하는 운명에 울음을 터뜨리며 섧게섧게 이별하는 장면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였다. 상봉과 이별의 장면은 주연 없이 조연들끼리 만들어 낸 감동의 드라마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 보는데, 주연에 대해서는 언제나 관심이 많으면서도 조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보면 조연이 있기에 주연이 돋보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엑스트라와 스텝들이 있기에 주연이 더 빛을 발함을 알게 된다.
조연이 없는 주연은 있을 수 없으나, 주연이 없는 조연은 있을 수 있다. 세상을 보라. 주연에 해당하는 사람의 수는 극소수이고 조연이나 엑스트라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수는 다수이다. 대통령은 한 명이나 국민은 수백만, 수억 명이고, 사장은 한 사람이나 회사원은 수백, 수천 명이나 된다. 세상은 주연보다 조연이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연을 알아주고 주연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너도나도 주연이 되기 위해서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면서도, 조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뿐더러 그 역할과 기능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을 보라. 자연은 주연도 조연도 없이 모두가 소중한 존재로 자기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상생(相生)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분별없는 인간들이 주연의 문화에 젖어 조연이나 엑스트라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무시하기까지 하며 주연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조연이 있어 주연이 돋보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