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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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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오수연
  • 출판사 :
  • 발행 : 2006년 11월 25일
  • 쪽수 : 2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898218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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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1. 5년 만의 개정판
    오수연 연작 장편소설 『부엌』의 개정판이 강출판사에서 나왔다. 「부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나는 음식이다」「땅 위의 영광」―세 편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부엌』은 인도(印度)에서 유학 중인 여성화자 ‘나’가 음식을 먹는 행위를 통해 낯선 타자(他者)의 세계와 만나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연작의 마지막 작품인 「땅 위의 영광」은 “우리 소설이 좀체 다루지 않는 소재와 주제를 깊게 파고듦으로써 우리 문학의 지평을 크게 넓혀주고 있다”는 평과 함께 제34회 2001년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문학적 성취를 확인받은 바 있다. 초판본(2001년, 이룸)이 나온 지 5년, 문장을 가다듬고 작품 곳곳을 섬세하게 손보아 개정판을 내면서 작가는 그 소회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5년 전 이 소설이 처음 책으로 나왔을 때, 나는 후기에 이렇게 썼다. ‘(소설을 쓰던 당시인) 2년 전에는 지금보다 젊거나 미숙한 내가 있었다. (……) 그 열렬한 호소는 다른 시공간 속의 내 분신이 외치는 소리처럼 내게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내가 분신 같다. 이 소설의 배경은 우리나라가 아니다. 그럼 인도냐 어디냐는 내게 중요하지 않고, 한국을 떠나 바깥에서 한국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후로 나는 돌아오지 못한 것 같다. 안도 바깥도 사라져버렸다.”

    그 5년의 시간 안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파견작가이자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 일원으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을 다녀와 전장의 보고문을 쓰고 팔레스타인을 무대로 한 일련의 소설을 왕성하게 발표하고 있는 작가 오수연의 또 다른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제 오수연에게 인도나 팔레스타인은 더 이상 낯선 외부가 아니라, 지금―이곳의 삶을 실존적, 윤리적으로 구성하는 동등한 하나의 지평일 뿐이다.

    2. 세상의 중심, 부엌
    소설은 ‘부엌’에서 시작된다. 음식 만들기가 싫어 고향을 떠나온 여성화자 ‘나’를 가운데 두고, 두 명의 이방인 유학생 남자가 등장한다.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일본인 다모, 그리고 육식에만 탐닉하는 아프리카인 무라뜨. 서로 다른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는 부엌을 중심으로 선회한다. ‘나’의 부엌에서 세 사람의 밥 짓기와 밥 먹기의 생존 게임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오수연의 ‘부엌’이란 곧 세상의 중심이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본문중에서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먹기 위해서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요리사가 아니라도 부엌에서 인생이 간다. 새와 짐승들은 요리를 하지 않고도 잘 산다. 풀이나 날고기를 씹어 삼키고 싶지야 않지만, 그래서 평생 부엌에서 콩나물을 다듬고 생선 내장을 훑어내야 한다니, 별로 나은 선택도 아니다. 인간이 된 게 최선은 아니다. 인간은 특별한 동물이기 때문에 요리를 먹어야 한다면 먹는 일이나 사는 일, 둘 중의 하나는 잘못되었다.
    요리를 하지 않기 위해 나는 고향을 떠났다. 요리를 안하려면 혼자가 되어야 한다. 사람 수가 둘만 되어도 누군가는 부엌에서 이인분의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싶지도 않고 남이 만든 음식을 얻어먹고 싶지도 않다. 누구든 타인에게 항상 달가운 존재일 수만은 없다. 나 때문에 불행해진 사람이 최소한 몇 명은 된다. 내가 음식을 만들어주었는데도 그렇게 되고 말았다. 반대로 나한테 외식까지 시켜줘놓고 결국은 나를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도 있다. 서로 잘해주고 싶은데도 살다보면 날마다 이런 가해와 피해의 목록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 양쪽을 상쇄하면 영(0)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맘이 개운해지지는 않는다.”
    - p.9~10

    “가라, 가서 흰머리가 생기도록 오래 끈 성인식을 마감하라!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남의 살로 키워져서 남을 죽여서 제 배를 채우고, 남의 새끼를 죽여 제 새끼를 키우는 다 자란 수컷 혹은 암컷으로. 남을 죽이고는 미안해하고, 미안하지만 또 남을 죽일 수밖에 없는 죄 많은 성인으로.
    사랑과 혐오의, 존경과 멸시의, 신뢰와 의심의, 타인과 나 사이의 경계는 어디인가. 어른들은 다 알면서 자기들끼리만 고개를 끄덕이는 그 경계선.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서부터 남인지. 세상에 많은 사람들 중에 누가 내 가족이며 친구, 동지, 동포, 내 계급, 내가 먹여줘야 하고 아프면 돌봐줘야 하며, 죽으면 가슴을 치며 울어주어야 할 내 편, 내 사람들인지. 누구는 남, 아파도 책임질 필요 없고 죽어도 내 가슴에 아무 느낌을 남기지 않는 사람들, 나 자신이나 내 편을 위해서 죽어야 할 적. 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할 악마들인지. 그 경계선은 어디에 그어져야 하는가.”
    - p.191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4~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현대문학] 장편 공모에 [난쟁이 나라의 국경일]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34회 한국일보문학상(2001), 제5회 아름다운 작가상(2006), 제26회 신동엽문학상(2008)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부엌] [황금지붕] [돌의 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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