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1977년부터 1978년까지 파리 7대학의 UER '텍스트와 다큐멘터리 과학'의 학생들을 위해 대학병원에서의 크리스테바와 정신과 의사·공과학자·역사가 등이 함께 가진 세미나 내용을 묶은 책. 정신병 환자의 말과 진실의 관계를 주제로 한 담론을 정리한 글들을 엮었다.

미친 진실은 크리스테바와 정신과 의사, 공과학자, 역사가 등이 함께 가진 세미나의 내용을 묶어낸 책이다. 이 세미나의 주제는 정신병 환자의 말과 진실의 관계였다. 제 정신이 아닌 미친 사람도 자신의 논리 안에서 진실을 추구하려는 모습은 마치 작가가 작품을 창작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즉 정신병 환자의 말과 문학 창작, 소피스트적 궤변론, 신앙과 인간과의 관계 이 모든 것들 속에서는 진실과 진실임직함, 진실과 거짓이라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우리는 우선 어떻게 광기가 이해할 수 없는 담론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성을 이용하는지, 거짓된 현실 속에서 새로운 진실을 창조해 내는지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이야기의 도구로 사용되는 말은 서로의 앎의 공유 부분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서 나와 대화 상대자는 서로 유사한 기호들을 이용하여 말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유사 기호는 말보다도 이전에 존재하는 것으로 그것이 우리의 원활한 상호 이해를 가능케 하는 도구인 것이다. 그것들은 감정이나 정서 또는 문화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해할 수 있는 담론이란 이같은 상호간에 공통된 기호를 사용한 담론이 될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비록 그 담론이 이해 가능한 것이라 할지라도 증명된 사실을 말하고 있지 않을 경우가 있다. 이때 이 담론을 구별하는 열쇠는 화자의 심리적인 태도가 될 수 있다. 이같은 정상적인 방법의 언술과 그가 말하려 하는 상황의 단절을 한편으로는 광기, 다른 한편으로는 농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것을 구분하는 것은 정신분석의 임무가 될 테지만 말이다.

이같은 이성적인 논리로, 즉 정상적인 방법으로 언술된 왜곡된 현실의 원인은 환자 자신이 타인의 생각이나 세상의 규범과 일탈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환자의 광기는 끊임없이 환자의 주변, 가족이나 의료진의 담론과 상호 간섭을 통해 발전한다. 이같은 모순이 정신병환자의 담론을 결정짓는 요인인 것이다. 즉 정신병환자는 자신이 전개시키는, 또 자신이 진실이라고 굳건히 믿는 현실을 진실임직한 것으로 보이기 위해 주변 환경을 응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시도는 엄청난 지적 능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 책의 본문에서 볼 수 있듯이 정신병 환자들이 묘사하는 주변 상황들은 상당히 정확하다. 이같은 현실 왜곡의 병인적 원인을 대타자(Autre, 신 또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찾는 학자도 있고 원초적 어머니(autre)와의 관계로부터 찾는 경우도 있으며, 아예 그 둘을 하나의 범주에 넣어 원초적 어머니를 대타자의 범주에 넣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이 어찌되었든간에 이 책에서는 정신병자의 담론을 문학 담론의 위상으로, 소피스트적 담론을 위대한 고전 철학의 위상으로 끌어올리려는 실험 정신이 돋보인다.

■ 크리스테바의 주요 개념 정리
기호분석론 ―― 크리스테바의 핵심어로서 비평 분석을 통해 기호를 풀어 나가는 언어학적 방법이다. 사회적 협약에 따르는 동질화된 언어보다는 언어의 이질성을 강조한다.
상호 텍스트성 ――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기호 체계의 또 다른 기호 체계로의 이양 과정을 지칭한다. 이 과정은 새로운 언술과 의미 과정을 동반한다.
희열 ―― 의미의 현존을 내포하는 시니피에의 작업을 통해 얻어지는 총체적인 희열과 그 희열의 극치를 의미한다.
공포 ―― 상징화 과정 속의 언어의 실패를 의미한다.
글쓰기 ―― 크리스테바에게서 글쓰기란 육체의 개념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녀에게서 육체는 기호의 영역 밖에 있는 동시에 글쓰기의 흔적으로 드러나는 어떤 것이다. 그것은 상징적인 개념의 밖에서 말들을 통해 유희하는 전언어적인 기호들의 움직임이다.
시적 언어 ―― 일상의 의사소통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구별된다. 언어의 타자성으로 인식되는 언어로서 모순, 삶과 죽음, 형성과 비-형성, 선과 악이 한 텍스트에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여는 언어이다. 그것은 또한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그러니까 의미 생산 과정이다.

솔직히 말해서...9

줄리아 크리스테바...13
현실적 진실

실라 콩솔리...49
정신병적인 서사

피에르 마리 / 장 마리 프리외르...109
작은 프로이트 이야기들

베아트리스 폴라티니 / 니케 다스토르그...131
그림으로부터 글자까지: 기호, 육체의 진실

장 미셸 리베트...163
거짓 남근성

앙투 안 콩파뇽...235
신경증과 궤변론

줄리아 크리스테바...277
문학의 악마

지슬렌 메프르...283
셀린의 진실임직한 파시즘

장 프티토 코코르다...305
정신병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

미셸 드 세르토...371
이름의 광기와 주체의 비의성: 수랭

부록Ⅰ...405
부록Ⅱ...408
주/저자소개/역자후기/색인...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