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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 후드득 마당에 비가 내린다. 노란 우산에 노랑 장화를 신고 신나게 놀던 아이는 갑자기 비가 어디서 오는 건지 궁금해진다. 첨벙첨벙 빗물 웅덩이에서 장난을 치고, 비를 손으로 받아 보기도 하고, 맛을 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물방울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면서 생기는 궁금증 비는 왜 오는 걸까? 비가 그치고 해가 나자 고여 있던 물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구름이 무거워져서 아래로 떨어진다. 바로 비다! 다시 땅으로 내려온 비는 나무와 곡식이 잘 자라게 하기도 하고, 동물들에게 생명력을 주기도 한다. 또 땅 속으로 스며든 비는 흐르고 흘러 우리가 마실 물이 된다. 비가 그치자, 아이는 다시 시작될 물방울의 여행을 그려 본다.

하늘에서 왜 물방울이 떨어질까?
‘하늘에서 왜 물방울이 떨어질까?’ 이 책은 아이들이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 주고,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단편적 사실들 사이사이를 과학적 원리로 연결시켜 주면서 차근차근 비가 내리는 원리를 이야기해 준다.
아이들은 햇볕 좋은 날 축축하던 빨래가 마르는 것과 구름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던 예쁜 흰 구름이 왜 어떨 때는 시커먼 먹구름으로 바뀌는지, 또 서로 반대말처럼 생각되는 해와 비가 어떻게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는지도 알게 된다. 또한 아이들은 자기가 경험한 사실들을 서로 관계 지어 이해하게 됨으로써 보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개념을 형성하고, 이로써 자신의 경험을 더 깊고 넓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비가 내리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질서를 배운다 - 끝나지 않는 물방울의 여행
책을 읽으며 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다음과 같은 책의 마지막 글과 만난다.
‘비가 그치면 다시 해가 나와.
따뜻한 햇볕이 젖은 땅을 말리면
물방울의 여행도 다시 시작될 거야.’
마지막 문장을 읽고, 아이는 다시 물방울의 여정을 따라 책장을 앞으로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음악 기호의 되돌이표를 찾아가듯이.
되풀이되는 것은 물방울의 여정만이 아니다. 비가 그치면 다시 해가 나오고, 햇볕으로 인해 물방울이 증발하고 구름이 만들어지면 다시 비가 내린다. 이렇게 해와 비의 반복적인 자리바꿈도 되풀이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은연중에 순환하는 자연의 질서를 깨닫게 해 준다.

세상에 관계없는 것은 없다 - 해와 비와 물과 사람
비는 그저 자연 현상의 하나인 것만은 아니다. 이 책은 비가 오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해와 비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비도 자연물들과 인간과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이야기해 준다.
비는, 아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가 하면, 나무와 곡식이 잘 자라게 하기도 하고, 동물들에게 생명력을 주기도 한다. 또 땅 속으로 스며든 비는 흐르고 흘러 우리가 마실 물이 된다.
아이와 책을 읽으며 요즘의 비 피해와 관련지어 너무 많은 비가 내렸을 때의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본다면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사실을 정확히 설명하면서도 경쾌한 리듬이 느껴지는 글과, 친근한 그림
이 책의 글은 간결하고 솔직하다. 불필요한 수식이나 장황한 설명도 없다. 꼭 필요한 내용만을 직접 화법으로 정확하게 이야기해 준다. 그러면서도 어렵지 않다. 오히려 분명하게 이야기해 주기 때문에 내용이 바로 전달된다. 또 그러면서도 전혀 딱딱하지 않다.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읽히는 운율감, 그리고 오감을 통한 느낌을 그대로 옮겨 놓은 생생한 표현, ‘후드득 후드득’, ‘톡탁톡탁’ 같이 통통 튀는 의성어가 글맛을 살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나면 자꾸 소리 내어 또 읽고 싶어진다.
과학그림책에서는 종종 과학적 사실을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모형을 사용하거나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아들의 경우 모형이나 비유 자체를 이해하는 데 더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실적이면서도 복잡하지 않은 이 책의 그림은 어린 유아들이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 과학적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