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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링 Chang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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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나는 건너편으로 가네. 하지만 자네와의 교신을 끊겠다는 건 아냐”
    일본의 유명영화감독이 어느날 밤 빌딩옥상에서 추락사했다. 사인은 자살. 그의 오랜 벗이자 매부이기도 한 세계적인 작가 고기토는 고로의 자살소식에 충격을 받고, 자살동기를 둘러싼 매스컴 보도에 가족들은 큰 상처를 받는다. 의문투성이인 고로의 자살동기에, 고민에 빠진 고기토에게 녹음테이프 상자가 배달되고, 테이프에서는 그리운 친구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친구는 고교 2년 무렵 그들의 첫만남을 비롯해 추억을 하나둘 꺼내놓고, 고기토는 매일밤 자신의 서재에서 테이프를 들으며 그와 대화를 나눈다.

    오빠는 언제부턴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한편, 고기토의 아내이자 고로의 여동생 치카시는, 고블린에 의해 얼음아기와 바꿔치기 된 동생을 구하러 떠나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유명 동화작가 모리스 센닥의 『Outside Over There』를 읽고 자신의 가족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과 아름다운 외모에 밝은 성격의 소년이었던 오빠가 고교시절 어느날 밤 매우 지친 모습으로 나타난 이래 그늘진 낯선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해온 치카시. 그녀는 그날 이후의 오빠가 체인지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날의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날 오빠와 함께 있었던 고기토와 결혼을 하게 되고, 자신이 어머니 대신 아름다운 시절의 고로를 낳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가 낳은 아이는 머리에 커다란 혹을 달고 나온 중증의 장애아 아카리. 그녀는 절망한다.

    쿼런틴(quar․an․tine: 격리, 고립화)의 100일
    수십 년간 자신을 비꼬는 한 신문기자와 우익집단에 의해 심신이 지쳐 있던 고기토는 테이프 속 친구의 권유로 독일 베를린으로 100일간 여행을 떠난다. 베를린에서 고로와 연결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살 전 고로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고로의 죽음의 단서도 얻게 된다. 그 과정에서 50년 전 고향마을 마츠야마에서 고로와 함께 겪었던 충격적인 사건을 떠올리고, 고로는 고기토가 그 사건을 글로 써주길 바라고 있음을 깨닫는다.

    고통스런 밤! 마른 피가 얼굴을 간질이고…
    패전 이후 미점령기 7년이 되던 해, 고등학생이었던 고기토와 고로는 한 우익집단의 모임에 본의 아니게 참석하게 된다. 모임의 리더였던 다이오는 연회를 열고 고로와의 하룻밤을 미끼로 미군 장교 피터를 끌어들여 점령군이 소지한 무기를 빼내려 시도한다. 일본국민의 무장저항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채 미국과의 강화조약이 발효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 그들은 일본국민의 자존심을 위해 탈취한 무기를 들고 미군 캠프를 향해 목숨 걸고 돌진할 계획을 세웠던 것. 고로가 이용당하는 것을 걱정한 고기토는 고로와 함께 모임에서 빠져나오려 하지만, 결국 혼자 나오고 만다. 그리고 뒤이어 돌아온 고로. D-데이가 오고 둘은 귀를 기울여 라디오 뉴스를 듣지만 정작 그날은 아무런 사건도 벌어지지 않았다. 연회가 벌어졌던 날 두 시간 동안 혼자 남겨졌던 고로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결국 50년 뒤 고로가 자살한 이후 그날의 사건을 고스란히 담은 한 편의 시나리오가 그의 유품으로 발견되고 고기토의 손에 전해진다.

    “다시 한번 그 아름다운 아이를 낳는 거야!”
    평생을 지적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아카리는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여 작곡을 하고 유명해진다. 치카시는 체인지링이었던 아카리가 음악을 통해 완전한 아름다움을 지닌 본모습을 되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가 되찾고 싶었던 또 하나의 체인지링, 고로. 남편 고기토가 베를린에서 돌아오고 3개월 정도 지난 어느날 치카시의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난다.

    목차

    『체인지링』을 위한 서문
    프롤로그_ 물장군의 규칙
    제1장_ ‘쿼런틴’의 100일―1
    제2장_ 인간, 이 부서지기 쉬운 존재
    제3장_ 테러와 통풍
    제4장_ ‘쿼런틴’의 100일―2
    제5장_ 시험하는 자라
    제6장_ 훔쳐보는 사람
    에필로그_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
    옮긴이의 글

    본문중에서

    “여기 인간의 혼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이 육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거잖아? 내가 자란 산동네에서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게 있어. 인간이 죽으면, 말하자면 육체로서의 인간이 죽을 때 혼은 육체를 떠나 골짜기의, 항아리 안쪽 형태와 닮은 어떤 공간을 올라가지. 나선형으로 빙글빙글 돌며 올라간대. 그 위에서 자기에게 정해진 수목의 뿌리 부근에 착지하게 돼. 그리고 나서 시간이 흐르면 올라왔던 나선 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하강하기 시작해. 그건 새로 태어날 아기의 육체로 들어가기 위해서야."
    ― 프롤로그_ 물장군의 규칙(본문 28쪽)

    “아마도 고로는 그런 의연하고 강직한 인간으로서도 극복할 수 없는, 인생 전체를 관통한 ‘과제’의 무게에 짓눌려 죽은 것이겠죠. ……그것이 어떤 과제였는지 저는 몰라요. 다만 마츠야마에서 당신과 둘이서 그야말로 기진맥진하여 돌아왔던 한밤중부터 고로는 변하기 시작했어요. 그건 어떤 일이었나요? 하다못해 당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라도, 절대로 거짓을 섞지 말고 꾸미지도 숨기지도 말고 글로 써주시지 않는 한, 저는 아무것도 알 수 없겠지요. 저는 물론, 당신도 이미 인생의 남은 시간이 길지 않으니 거짓을 말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고, 그대로 쓰기도 하면서…… 끝내주세요. 아카리가 시코쿠의 할머니께 말했듯이 ‘정신 차리고 힘차게 죽기’ 위해서라도 제발 거짓이 아닌 것만을 용기 내어 써주세요.” 치카시는 꼿꼿이 세우고 있던 고개를 돌려 강한 눈빛으로 고기토를 바라보았다. ― 제2장_ 인간, 이 부서지기 쉬운 존재(본문 138쪽)
    어째서 고기토는 한 번도 아니고 수차례 ‘통풍’을 가져온 폭도들을 경찰에 고발하지 않았을까? 최초의 습격 때 이미 고기토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어디에서 온 자들인지 추측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건을 표면화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는 그들의 방법이란 게 너무나 원시적이어서 만약 고통을 당하는 대상이 자신의 발만 아니었던들 이 ‘습격’ 자체가 어린애들이나 할 법한 유치한 게임으로 받아들여질 수준이었고, 게다가 이 일이 또다시 되풀이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괴할 정도의 뻔뻔스러움을 지닌 놈들이었고 자신들이 하는 짓에 대해 작은 신념마저 가지고 있는 듯했다. 그들의 습격은 시간을 두고 세 번이나 반복되었고 그로 인해 고기토의 왼쪽 발은 골격이 망가져 그의 인생의 유일한 취미였던 수영조차 풀에서 남들 눈에 띄는 것이 두려워 포기해야 할 것만 같았다.
    ― 제3장_ 테러와 통풍(본문 141쪽)

    그런데 고기토는 말야, 생각해보면 놀랄 일이지만 최근 30년 정도 독자를 생각해서 주제나 글쓰기 방식을 택한 흔적이 없어! 자네는 소설의 초고를 쓰고 나서 계속해서 날마다 하루 열 시간씩 일을 하면서 그걸 완전히 고쳐 쓰지? 당연히 문장은 읽기 힘들어져가고. 분명히 연마되어가긴 하지만 자연스런 호흡이 아닌 인공의 음악이 되거든. ‘이화異化’라고 하는 자네가 자신 있어 하는 수법도 말이야, 페이지마다 낯선 이미지와 맞닥뜨려서야 어떤 독자가 같은 작가의 책을 한 권 더 살 마음이 들겠냐고. 이것도 자네의 용어법이지만 노작勞作이란 작가가 해야 할 일이지 독자에게 시킬 건 아니지.
    ― 제5장_ 시험하는 자라(본문 216쪽)

    그해 4월 28일, 오후 10시 30분부터 한 시간, 고기토와 고로는 NHK에 주파수를 맞춘 라디오 앞에 잠자코 앉아 있었다. 임시 뉴스가 방송되는 일은 없었다. 한 시간을 더 기다리다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결론지은 고로는 고기토더러 기념사진을 찍어두자고 말했다. 그는 새아버지에게 받은 니콘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다. 일 년 동안 고기토에게 불어를 가르치면서 칠판 대신 고로가 텍스트를 옮겨 써서 설명한 종이, 고기토가 그 번역문을 적은 종이가 잔뜩 있었다. 그것들을 늘어놓고 가운데 거울을 두어 고기토의 옆얼굴이 거기 비치기도 하는 구도를 고로는 생각해냈다. 다 찍고 나자 새벽이 가까웠다. 고기토는 고로에게 네 사진도 찍어두자고 제안했으나 그는 거절했다. “나는 아마도 영상과 관련된 일을 하며 살아가겠지만 너는 카메라보다는 만년필로 일을 할 테지? 그러니까 너는 차라리 문장으로 나를 기억해줘.”
    ― 제6장_ 훔쳐보는 사람(본문 305쪽)

    “만일 네가 죽어도 내가 다시 한 번 낳아줄 테니 괜찮아.”
    “……하지만 그 아이는 지금 죽어가는 나와는 다른 아이잖아?”
    “아니요, 똑같아요.” 하고 엄마가 말했습니다. “네가 나한테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보고 듣고 한 것, 읽은 것, 해온 일, 그것을 모두 다 새로운 네게 이야기해줄게. 그리고 지금 네가 알고 있는 말들을, 새로운 너도 이야기하게 되는 거니까 두 아이는 완전히 똑같아.”
    ― 에필로그_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본문 353쪽)

    아카리는〈Gorō〉라는 제목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곡을 써서 외삼촌을 애도했다. 그 곡을 만듦으로써 아카리는 자신이 잘 이해할 수조차 없는 슬픔과 공포로부터 회복된 것처럼 보인다. 고로의 죽음은 고기토를 괴롭히고 물장군에 탐닉하게 만들었지만 마침내 남편은 바깥쪽 저 너머의 일을 거짓 없이 쓸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그것은 남편에게 소설가로서 죽음에 이른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밝혀주리라.
    ― 에필로그_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본문 366쪽)

    저자소개

    오에 겐자부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5
    출생지 일본 남부 시코쿠의 에히메 현
    출간도서 32종
    판매수 5,924권

    1935년 일본 남부 시코쿠의 에히메현에서 일곱 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다. 도쿄 대학교 불문과 재학 중인 1957년에 〈기묘한 일〉을 대학 신문에 발표해 일본 문단의 찬사를 받았고, 1958년에 〈사육〉으로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해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1967년 《만엔 원년의 풋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1973년 《홍수는 나의 영혼에 이르러》로 노마 문예상, 1982년 《레인트리를 듣는 여인들》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고, 1994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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