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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 신경과의사 올리버 색스의 병상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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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다리 하나를 잃는 사건이야 말로 한 개인에게는 큰 재앙이며, 올리버 색스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다. 그런데 그뿐일까? 유창한 달변가이자, 탁월한 이야기꾼인 올리버 색스는 이 사건을 통해 신경과의사이면서 환자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즉, 지금까지 의사의 입장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했다면, 이 책에서 그는 의사의 허락이 있어야만 걸을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환자가 된다. 병원 시스템의 완고함, 환자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의료진,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축소시키는 수동적 입장의 환자 지위 등을 시적이고 철학적인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병상 일기이면서도, 인간이면 누구나 한 번쯤 앓는 질병에 대한 성찰과 환자가 되면서 겪는 경험을 농밀한 시적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소생》 등 올리버 색스의 저작들이 시각인식 불능증, 기억상실증, 신경매독, 위치감각 상실, 투렛증후군, 자폐증 등 신경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을 관찰하고 기록한 것인 반면, 이 책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임상 기록이다.
    1장 ‘운명의 산’에서는 저자가 노르웨이의 산에서 다리를 다친 후 구조되기까지의 과정이 영화처럼 극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고립된 상황에서 느끼는 절망과 구조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산을 내려가는 희망이 교차된다. 2장 ‘환자가 되어’에서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산에서 구조된 후 병원에서 수술받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전까지 의사로서 경험하지 못했던 환자의 수동적 위치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3장 ‘지옥의 변방’부터 7장 ‘이해하기’에서는 한 쪽 다리가 물리적으로는 몸에 연결되어 있지만, 신경적으로는 다리를 느끼지 못하는 경험을 탐색한다. 결국 육체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정신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다리를 회복하게 된 계기는 한 걸음 내딛는 행위, 즉 몸을 움직여서 정신을 회복하는 사건 때문이었다. 결국 정신의 지시에 의해 육체가 움직인다고 하는 상식이 부서지면서, 한 번의 걸음이 정신을 깨우는 것을 보여준다.


    목차

    서문
    1장. 운명의 산
    2장. 환자가 되어
    3장. 지옥의 변방
    4장. 소생
    5장. 그것은 걸으면서 해결된다
    6장. 회복
    7장. 이해하기
    1991년판 후기

    본문중에서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노르웨이에 있는 산을 혼자서 등반하던 올리버 색스는 산 중턱에 있는 ‘황소 조심!’이라는 경고판을 무시한 채 걸어가다가, 짙은 안개와 커다란 돌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황소를 정말로 만나게 된다. 공포에 휩싸여 산을 달려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왼쪽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다. 고립된 산에서 경험하는 부상과 구조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절망적인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에 임시로 부목을 댄 채 산을 내려오면서 관찰하는 내면의 날씨. 해가 질 무렵 모든 희망을 놓았을 때 찾아온 기적 같은 구조까지, 흥미진진한 재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된다.

    “24일 토요일, 아홉 시 조금 넘은 시간에 노르웨이 피오르 위로 해발 1,800미터까지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봉우리에 도달했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울타리와 문이 있었고, 그 문에는 더 놀라운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황소 조심!” 경고문은 노르웨이어로 적혀 있었고, 노르웨이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사람이 황소에 받혀 튕겨 나가는 그림이 약간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어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그림을 자세히 살펴본 다음 잠깐 생각에 잠겼다. ‘황소라고? 이 높은 곳에? 도대체 이 높은 곳에서 황소가 뭘 한다는 거지?’ 그때까지 지나온 목초지와 농장에서 양 한 마리조차 보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이나 이전에 이곳을 지나간 장난기 많은 등산객이 붙여 놓은 농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열한 시쯤 안개가 걷혀서 처음으로 정상을 힐끗 쳐다보았더니, 그리 먼 거리는 아니어서 정오쯤에는 도달할 것 같았다. 엷은 안개가 둥근 바위들을 가리는 바람에 사물들을 뚜렷하게 식별하기 어려웠다. 내 앞에 가려진 형상을 생각하면서, 불확실함 때문에 멈춰 선 모호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전혀 모호하지 않았다! 막 안개로부터 벗어나 집채만큼 커다란 둥근 바위들이 빙 둘러 있는 곳을 걷고 있었는데, 그 길은 원을 그리며 휘어져 있어서 앞을 볼 수 없었다. 그 순간 나는 길을 가로막고 앉아 있는 거대한 동물 위를 막 타고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출현하자 커다랗고 흰 면상을 들어 나를 바라보는 것을 제외하면, 그 동물은 지나칠 정도로 고요하게 움직이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그 동물은 내 눈 앞에서 완전히 야수로 돌변했다. 나는 얼마간 겉으로나마 평정을 유지하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길이 끝나는 곳에서 몸을 돌리는 것처럼 180도 방향을 바꿔 재빠르고 우아하게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미친 듯이 주위를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 가파르고 진창이며 미끄러운 길을 아래로 내달리다가, 여전히 안개가 끼어 있는 곳에서 길을 잃었다.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산길을 쏜살같이 달려 내려오다가 건들거리는 돌멩이를 디뎠거나, 공중에 발을 헛디뎠을 것이다. 황소에게서 나오는 건지 내게서 나오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헐떡거리는 숨소리와 쿵쿵 울리는 육중한 발자국 소리를 의식하면서 미친 사람마냥 도망치다가, 다음 순간 내 왼쪽 다리가 몸 아래쪽에서 기묘하게 비틀려진 채로 그리 높지 않은 가파른 바위 절벽 밑바닥에 누워 있었다. 무릎에서 여태 겪어 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 한 순간 힘과 정력에 가득 찼다가 다음 순간 무기력한 신세가 되어 버리다니, 한 순간 건강의 절정에 있다가 다음 순간 불구자가 되어 버리다니, 한 순간 힘과 기능이 그렇듯 최고의 상태였다가 다음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다니.“ (본문 13-17쪽)


    환자는 의사가 시키는 대로만 해야 되나?

    병원에 입원을 해 본 경험이 있거나 간호한 적이 있다면 누구나 느끼는 점, 즉 의사는 명령하고 환자는 명령에 복종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척수 마취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병원 규칙을 들이대며 전신 마취를 해야 한다는 의사들, 담당 의사에게 나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무시하는 간호사들, 수술 전날부터는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는 꽉 막힌 규정들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15년 동안 의사로서 명령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환자되기 경험을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환자가 되어 지시받는 입장이 되자 수동적 입장의 환자 지위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병실에 자리를 잡자마자 외과인턴과 기록계원이 방문했다. 그들은 깁스를 그대로 둔 채 나를 검사했다. 대퇴사두근 힘줄이 벗겨졌을 뿐이지 않을까 말하면서, 완전한 검사는 전신 마취 상태에서나 가능할 거라고 말했다. “왜 전신 마취죠?” 내가 물었다. “척수 마취로도 검사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전신 마취가 그런 경우에 규칙으로 되어 있으며, 게다가 의사들은 수술하는 과정 내내 당신이 말을 하거나 질문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계속 토론하고 싶었지만, 그들의 어조와 태도에는 나를 단념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것이 환자가 되는 일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십오 년 동안 의사로 지냈다. 이제 환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거다.’ 나는 과도할 정도로 우울했다. ‘빌어먹을! 의식과 통제력을 상실한 채 수동적인 입장에 떨어진다는 게 너무 싫어.’ 게다가 전 생애를 인식과 관찰에 바치지 않았던가. 마취를 당해서 관찰할 기회를 거부당해야 하는 걸까?
    나는 다섯 시 조금 지나서까지 잠을 잤는데, 약간 열이 오르고 무릎에 진동을 느꼈으며, 냄새나는 입이 바싹 마른 상태로 잠에서 깼다. 물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술 날은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담당 의사인 스완 씨가 오기를 기다렸다. 여섯 시, 일곱 시, 여덟 시 …. 검푸른 옷을 입은 무서워 보이는 수간호사에게 그가 안 오냐고 물어보았다. “스완 씨는 오고 싶을 때 올 겁니다.” 그녀는 가시 돋친 투로 말했다. 8시 30분에 한 간호사가 나에게 마취 전에 먹을 약을 주었다. 나는 척수 마취에 대해 담당 의사에게 할 말이 있으니 전해 달라고 했다. 그녀는 전신 마취든 척수 마취든 똑같은 약을 먹는다고 하면서 말을 전하겠다고 했다. 나는 투약으로 기운이 빠져서 스완 씨가 들어왔을 때 명료하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말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마취 전 투약이 효능을 나타내기 전에 그가 올 것이라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 문제는 접어 두고 약을 먹었다.“ (본문 45-47쪽)


    나는 나의 다리를 상실해 버렸다

    다리를 잃어버린다는 게 가능할까? 눈으로 보면 저기에 분명 다리가 있지만, 그것을 만져보면 아무 느낌도 없으며 꼬집어도 아픔을 느낄 수 없다면? 다쳤던 다리가 물리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신경적으로는 분리된 상태를 저자는 ‘다리를 상실해 버렸다’고 표현했다. 즉, 다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 증후군을 처음 설명한 안톤의 이름을 따서 ‘안톤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프랑스 신경학자 바빈스키에 의해 자세히 보고되었다. 바빈스키에 의하면 이 증후군의 특징은 환자가 몸의 한 쪽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감지하지 못하는 쪽의 신체를 가짜 또는 위조된 것으로 경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리를 상실한 경험을 관찰해서 ‘안톤 증후군’에 이르는 추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신경과의사이면서 동시에 환자가 되는 특별한 경우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단순한 증상의 나열이 아니라, 실존적 위기 속에서 나오는 절박한 외침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이고 기괴한 경험이었다. 전날 내가 손을 아래로 넣어 대퇴사두근을 손으로 만져 보았을 때 예상하지 못한 부자연스럽고 생명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도무지 무언가를 만졌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것은 더 이상 어떤 요소나 물질처럼 보이지 않았다. 살아 있지 않고 실재하지 않는 그것은 더 이상 몸의 일부가 아니었으며 다른 그 무엇도 아니었다. 내가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렸음이 분명했다. 나는 다리를 상실한 것처럼 보였는데, 그게 말도 안 되는 것은 다리가 깁스 안에 안전하게 하나의 사실로서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다리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어떤 감각도 느끼지 못했으며, 저곳에 대비되는 이곳에 다리가 있다고 느끼지도 못했고, 그것이 어딘가에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등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있을 곳에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어떤 대상에 대해, 무엇을 느낄 수 있으며 어떻게 위치를 문제 삼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증후군은 안톤에 의해 19세기 말에 처음으로 설명되었는데, 그가 단지 일부의 특징밖에 알아내지 못했지만 ‘안톤 증후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증후군의 많은 특징은 프랑스 신경학자 바빈스키에 의해 기술되었는데, 그는 그런 환자를 특징짓는 특이한 불감증을 ‘병시결손증’이라고 명명했다. 바빈스키는 몇 가지 병증에 대한 특이하고 희극적인 발표에서 기억할 만한 묘사를 한 적이 있었다. 충격의 첫 번째 징표는 몸의 한쪽을 감지하지 못하는 무능력이다. 몸의 한쪽이 다른 누군가의 몸이거나 모형이거나 가짜라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그들은 자기 팔을 가리키면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미안하지만 당신 손이 내 무릎에 있군요”라고 말하며 그 사람 쪽으로 몸을 돌리거나, 아침을 치우고 있는 간호사에게 “저 팔도 쟁반에 담아 치우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내가 마주쳤던 독특한 사례들도 있었는데, 오래전에 행방불명된 형을 침대에서 ‘발견했던’ 환자가 있었다. “그는 여전히 나한테 달라붙어 있어요!” 그가 분개하며 말했다. “뺨이 있고! 여기 그의 팔도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자기 오른손으로 왼팔을 붙들고 있었다.“ (본문 74-82쪽)


    걸어라, 그러면 해결될 것이다

    정신은 지시하고, 몸은 그것에 따른다? 데카르트적인 영혼과 육체의 이분법을 부정하는 입장조차도, 정신은 명령하고 몸은 그것에 복종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이것밖에 없을까? 올리버 색스는 왼쪽 다리를 신경적으로 인식할 수 없게 되자, 왼쪽에 대한 방향성을 잃어버린다. 왼쪽을 보는 것, 왼쪽에서 들리는 것, 왼쪽에 사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상실해 버린다. 그 상태에서 그는 일어서서 걸어야 했다. 왼쪽 다리, 왼쪽 손, 왼쪽 몸을 모두 신경적으로 잃어 버렸는데도 걸을 수 있을까? 여기에서 영혼과 육체의 이분법 그리고 정신은 명령하고 몸은 복종한다는 명제가 부서진다. 목발에 의지해서 걸을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치료사가 그의 다리를 툭 건드려서 한 발 움직이도록 하는 행동에서 그는 걷는 법을 다시 깨닫는다. 그리고 병실에서 들었던 멘델스존의 음악과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음악이 일치함을 느끼면서, 그 음악에 맞춰 걷는다. 결국 생각이 먼저가 아니라, 행동이 먼저다. 생각하지 말고 움직여라.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나는 일어섰다. 아니 두 명의 물리치료사들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고 해야 적절하다. 나는 주어진 두 개의 튼튼한 목발에 최대한 의지했다. 내가 똑바로 앞을 보았을 때 왼쪽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으며, 그 다리가 존재한다는 어떤 명확한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왜냐하면 보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아래를 보았을 때 오른발 옆에 있는 물체를 나의 왼발로 인식하는 게 순간적으로 어려웠다. 그것은 어떤 식으로도 나에게 속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어떻게 걸을 수 있을까? 나아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엉덩이에 흐물흐물하게 매달려 있는 유령 같은 젤리 덩어리인 물건을 딛고서 설 수 있을까?
    첫 발자국! 치료사들은 나를 살짝 밀고서 목발에 의지해서 나아가도록 재촉했다. 그들은 한 가지를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나는 계속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며, 앞으로 걸어 나가야 하고, 첫 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정신이 망각하기 쉬운 귀중한 지식을 알고 있었다. 결코 실제 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태초에 행동이 있었으니’ 직접 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길과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치료사는 나를 바라보다가 말이 쓸모없음을 인식하고서, 아무 말도 없이 그녀의 다리로 내 다리를 움직여 내 다리가 새로운 위치로 가도록 밀었다. 일단 이 일이 이루어지자 나는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깨달았다. 그래도 비현실성은 극에 달했다. 함께 걷고 있는 것은 내 다리가 아니라 거대하고 보기 흉한 의족, 기묘한 부착물, 다리 모양을 한 시멘트 원통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침묵 속에서, 아무 움직임 없는 꽁꽁 얼어붙은 형상의 침묵하는 지저귐 속에서 음악이, 우아한 멘델스존의 포르티시모 악구가 들려왔다! 환희와 생명과 황홀한 율동! 그래서 아무 생각도 없이 어떠한 의도도 없이 갑자기 음악과 더불어 편안하고 즐겁게 걷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혼에 의해 호출되어 환각처럼 울려 퍼졌던 멘델스존의 음악이 시작되었던 바로 그 순간에, 나의 운동 음악, 나의 운동 멜로디, 나의 걷기가 회복되었던 바로 그 순간에 별안간 왼쪽 다리가 회복되었다. 어떤 사전 알림도 없이 어떠한 물리적 변화도 없이 다리는 살아 있으며 실제적이며 나의 것이라고 느껴졌다. 다리가 실제로 존재하게 된 그 순간은, 음악과 걷기를 통한 다리의 무의식적 소생의 순간과 정확히 일치했다. 복도에서 병실로 되돌아가려고 할 바로 그때 음악과 걷기와 다리가 실재한다는 느낌, 이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본문 147-156쪽)

    저자소개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3.07.09~2015.08.30
    출생지 영국 런던
    출간도서 26종
    판매수 16,385권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 퀸스칼리지에서 의학 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와 UCLA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1965년 뉴욕으로 옮겨 가 이듬해부터 베스에이브러햄 병원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 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과 뉴욕 대학을 거쳐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컬럼비아 대학에서 신경정신과 임상 교수로 일했다. 2012년 록펠러 대학이 탁월한 과학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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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1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1년 생.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국악과, 그리고 대원불교대학을 졸업하였다. 현재 영어 단행본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과 한글 단행본을 영어로 옮기는 일에 힘쓰고 있으며, 조계종, 천태종 국제세미나의 영역 작업과 한국불교전서 영역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간 번역한 책으로는 [이야기 미국불교사] [셀프 컴페션][EQ 감성지능] [룩스: 외모, 상상 이상의 힘] [매혹과 열광] [괴짜심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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