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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적합한 민주주의 제도는 무엇일까. 어디까지가 민주이고, 어디부터가 반민인가. 광범위한 논란 속에서 우리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데 성공한 국가들의 역사적 경험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정치질서는 영국의 예와 같이 오랜 시간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책은 의회민주주의의 원형이자 웨스트민스터 모델로 불리는 영국의 민주주의를 간략한 역사로부터 시작해 헌법과 국왕의 역할, 의회의 구성과 활동,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와 내각, 영국정당의 변천사, 의회선거의 특징 등으로 나누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영국과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살피고 있다.

[무엇이 영국 민주주의를 만드는가?]
우리나라가 1990년대 진정한 민주화의 길로 들어선 이래, 민주주의는 정치적 담론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정권교체기마다 나타나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정당의 이합집산, 탄핵과 관습법, 오픈 프라이머리제, 중선거구제 및 소선거구제 등 끝이 없다.
우리에게 적합한 민주주의 제도는 무엇일까. 어디까지가 민주이고, 어디부터가 반민인가. 광범위한 논란 속에서 우리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데 성공한 국가들의 역사적 경험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정치질서는 영국의 예와 같이 오랜 시간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어떤 제도나 절차를 도입했다 해서 즉시 민주주의로의 이행(democratic transition)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제도와 절차에 상응하는 시민의 정치의식과 행위가 견고한 문화적 전통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안정적인 민주주의 질서가 정착된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 의회민주주의의 시원(始原)으로 여겨지는 영국의회정치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의회민주주의의 원형이자 웨스트민스터 모델로 불리는 영국의 민주주의를 간략한 역사로부터 시작해 헌법과 국왕의 역할, 의회의 구성과 활동,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와 내각, 영국정당의 변천사, 의회선거의 특징 등으로 나누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영국과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살피고 있다. 무엇이 영국 민주주의를 만들었고, 또 만들어 가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영국의 길, 영국의 정치]
영국의 길은 대부분 라운더바우트라 불리는 원형교차로가 신호등을 대신한다. 네댓 개의 길이 커다란 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어디에서 진입하든 시계방향으로 돌다가 원하는 길로 빠져나가면 된다. 360도를 회전하면 들어온 길로 다시 나갈 수도 있다. 복잡할 것 같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대단히 편리한 제도다. 속도는 느리지만 약속을 지키는 운저자들 덕에 신호등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안전하다는 평이다.
영국의 정치는 마치 라운더바우트를 도는 영국의 운전자들의 모습과 같다. 아무리 심각한 정치적 문제가 발생해도 의회정치의 질서는 엄격히 지켜진다. 지난 800여 년간 국왕, 귀족, 시민 사이에서 전개된 수많은 갈등과 대립의 시행착오 끝에 나타난 계약문화의 소산이다. 이러한 계약 또는 약속의 전통은 정치적 영역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자연스런 규범으로 뿌리내려왔다. 그래서 <마그나 카르타>나 <권리장전> 이후 만들어진 수많은 약속은 오늘날 라운더바우트를 도는 방법에 대한 약속과 본질적으로 같다.


[왜 라운더바우트를 도는 산적과 말도둑인가?]
제임스 2세의 왕위계승을 둘러싼 1679년의 갈등으로 의회 내의 찬반 세력은 서로 욕을 하며 대립하는데 찬성파를 토리라고 하고, 반대파를 위그라고 했다. 토리는 아일런드 산적, 휘그는 말도둑이란 뜻이다.
휘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토리는 보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았다. 오래도록 누적된 약속 덕택에 이들은 설령 갈등과 대립이 날카로워지는 상황일지라도 의회정치의 질서를 파괴하지 않고 민주제도를 발전시켰다. 마치 수많은 자동차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라운더바우트를 도는 것처럼....
‘우리 정당사에 이런 식의 정당명을 지었다면 정치인들의 표정이 어떠했을까 상상해 보시라!’

머리말

1장 모범의회에서 황금시대까지: 영국 민주주의의 성장

2장 모자이크 헌법과 '의회 속의 왕'
영국에는 헌법이 없다?
1. 영국헌법의 원천
2. 영국헌법의 핵심원리와 특성
고귀한 의회 속의 왕
1. 국왕의 지위와 권한
2. 국왕의 정치적 힘
3. 국왕의 실절적 기능
4. 군주제에 대한 찬반론

3장 빅벤과 두 개의 방: 귀족원과 평민원
의회는 언제 생겼나?
웨스트민스터 궁의 두 개의 방
1. 평민의 방: 하원
2. 귀족의 방: 상원
3. 취약한 의원회 제도
의회활동의 꽃: 입법과 내각구성
1. 법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2. 정부를 감독하는 의회

4. 화이트홀과 카운슬: 영국의 정부
다우닝가의 사람들
1. 총리
2. 내각과 관료
영국을 움직이는 화이트홀
1. 중앙정부의 구성
2. 정부의 숨은 일꾼 공무원
분권화와 지방자치
1. 지방정부의 유형과 구조
2. 지방자치의 실제

5장 귀족의 편에서 평민의 곁으로: 영국의 정당
산적과 말도둑의 싸움으로 시작된 영국정당
어떤 이념으로 정당을 만들었나?
1. 보수당
2. 노동당
3. 자유민주당
영국의 정당은 어떻게 운영되나?
1. 보수당
2. 노동당
3. 자유민주당
치열하지만 안정적인 정당정치
영국의 유권자들은 어떤 정당을 지지하나?

6장 변화하는 승자독식의 민주주의: 영국의 선거제도
다양한 선거와 상이한 제도들
1. 선거구와 의석수
2. 선거권과 피선거권
3. 선거권 확장의 역사
영국정치의 중심인 하원의원선거
1. 의회의 해산과 선거
2. 하원 다수당의 내각수어
지역마다 독특한 지방선거
1. 스코틀런드, 웨일즈, 북아일런드 의회선거
2. 지방의회와 시장선거
유럽의회선거와 국민투표
1. 유럽의회선거
2. 국민투표
당내 민주주의 지표: 당수와 의원후보의 선출
1. 영국 양대 정당의 당수선거
2. 양당의 하원의원후보 선출

7장 워털루에서 대륙으로: 영국과 유럽연합
프롤로그: 워털루 역에 대한 단상
마스트리히트 조약 이전의 유럽통합과 영국
1. 통합의 시작과 영국의 견제
2. 뒤늦은 영국의 참여시도
3. 유럽연합의 탄생
유럽연합의 발전과 영국의 모호한 EU-턴
1. 블레어 정부의 등장과 친유럽으로의 선회
2. EU확장과 영국의 저의
3. 파운드화와 유로화
4. 유럽헌법과 영국
에필로그: 영국과 유럽, 그리고 워털루의 반전

부록1. 사건으로 본 영국과 동아시아
부록2. 자료로 본 영국
1. 영국정치의 주요인물
2. 영국왕실의 계보
3. 역대 총리 명단
4. 정당의석분포
5. 연표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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