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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의 소설 『농담』. 역사의 실수에 관한 비극적 농담을 토해낸 작품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설로 우리 독자에게 친숙한 밀란 쿤데라의 최초 장편소설 <농담>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금세기의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쿤데라 자신의 문학과 체코 문학에 국제적 명성을 가져다 준 소설로서 전세계 비평가들로부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거의 모든 비공산권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책이 번역 출간된 것에 대해 여러 나라 말로 "오늘날 시사 문제를 반추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프라하의 봄과 러시아의 침공을 잊고 있다. 이 망각에 의해, <농담>은 역설적으로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라고 역설했다.

이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루드크는 15년 만에 고향 모라비아로 간다. 그 곳에서 코스트카의 소개로 이발소에 가는데, 거기에서 예날에 헤어진 여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예 애인 루체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발소에서 나온 그는 과거를 떠올린다. 1948년 공산 혁명 직후 낙천주의와 진지함으로 민중을 교화시키던 시대에, 루드비크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 주는 여자 친구 마르케타에게 낙천성을 비꼬는 뜻의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농담임을 이해하지 못한 그녀와 당은 그를 대학에서 쫓아내고 오지로 강제 징집시켜 버린다.

분노와 상실감을 삭이지 못하던 그는 구원의 여신 루체를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순결을 요구하는 루드비크의 열정을 끝내 거부하고 그녀는 마을을 떠난다. 탈영죄로 탄광에서 몇 년을 더 보내고 대학을 마친 루드비크는 과학 연구소에서 일한다. 그리고 방송 기자 헬레나가 예날 자신을 추방한 제마네크가 3년째 별거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복수의 대상을 잃어버린 루드비크는 허탈감에 빠진다.

한편 그는 코스트카를 통해 루체의 불행한 과거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루체는 병영이 있던 그 오지의 마을에 들어오기 전, 같은 또래의 남자 아이들과 어울려 집단 생활을 하던 중 성폭행을 당하고 감화원에서 1년을 보낸 적이 있었다. 결국 그녀는 루드비크의 끈질긴 육체적 구애를 견디지 못해 마을을 떠나 황야의 숲속을 방황하다가 코스트카의 구원으로 종교에 눈을 뜬다.

루드비크가 다시 만난 제마네크는 예날의 그가 아니었고 루체 또한 예날의 그녀가 아니었던 것이다. 15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그는 결국 '농담' 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밀란 쿤데라는 체코슬로바키아의 브륀에서 음대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작가는 프라하의 연극 예술 아카데미 영화학과에서 수업을 받았으며, 한동안 모교에서 강사로 활동하다가, 1963년 이후 '프라하의 봄'이 소련의 침공으로 좌절될 때까지 사회 운동을 주도하여 1968년 공직에서 해직되고 모든 저서는 압수 소각되었다.

작가는 197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교수로 활동하는 한편 시인, 소설가, 드라마 작가, 평론가, 불문학 번역가 등 다각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삶은 어딘가 다른 곳에> <작별의 왈츠> <우스꽝스런 관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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