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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9.11을 다룬 소설, 슬픔과 치유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

    아마추어 발명가이자 탬버린 연주자이며, 셰익스피어의 연극배우, 보석세공사이면서 평화주의자인 오스카는 아홉 살이다. 그리고 그는 뉴욕 구석구석을 뒤져야 하는 매우 긴급하고도 비밀스러운 탐색을 수행 중이다. 그의 임무는 9.11 세계무역센터 폭파 사건 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품 속에 있던 열쇠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이다. 수사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오스카는 저마다 슬픔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오스카의 이야기는 사라져버린 그의 할아버지와 오랜 세월을 고독과 싸우며 살아온 할머니의 이야기와 한데 얽히면서, 상실과 소통 불능, 기억 그리고 치유에 관한 보다 커다란 이야기로 나아간다.

    출판사 서평

    ■ 세 명의 화자, 퍼즐처럼 맞춰지는 세 가지 이야기

    이 책의 화자는 세 명이다. 아홉 살 소년 오스카와 그의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
    오스카는 밤이 늦도록 좀처럼 잠들지 못한다. 침대에 누워 아빠 목소리로 휘파람을 불어주며 잠들 수 있게 해주는 찻주전자니, 환자의 상태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앰뷸런스니, 추락을 막아주는 새 모이로 된 셔츠니, 머릿속으로 발명을 하거나 그날 있었던 일을 적고, 찍은 사진들을 [나에게 일어난 일] 에 스크랩해 두며 잠이 오지 않는 시간을 달랜다. 오스카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아빠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아빠는 9.11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질 때 함께 세상에서 사라졌다. 오스카는 엄청나게 믿을 수 없게 슬픈데, 엄마는 남자 친구와 즐겁다. 오스카는 아빠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만져보다가 선반 꼭대기 파란 꽃병 안에서 봉투에 담긴 열쇠를 발견한다. 꽁꽁 숨겨둔 열쇠라. 무엇을 여는 것일까. 뉴욕에는 162,000,000개의 자물쇠가 있고, 열쇠를 자물쇠에 맞춰보는 데는 3초가 걸리는데, 50초에 한 명씩 아이가 태어난다. 내내 자물쇠 찾는 일만 한다 해도 0.333초에 하나씩 열쇠가 늘어나니, 그걸 언제 다 찾아본단 말인가. 단서를 찾았다. 열쇠가 들어 있던 봉투에 ‘블랙(Black)’이라고 쓰여 있고, 그건 아마도 사람 이름 같다. 뉴욕에는 ‘블랙’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472명 있고, 그들의 주소는 216개가 있다. 이제 오스카는 이들을 하나씩 만나 열쇠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물어보기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엄마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에게도 비밀이다.
    오스카의 할아버지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공책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할 말을 글로 써서 보여주고, 아예 왼손에는 ‘예(yes)’를 오른손에는 ‘아니요(no)’를 문신으로 새겨두었다. 오스카의 할아버지 토머스와 할머니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드레스덴에 살 때 토머스는 오스카의 할머니의 언니, 애나와 사랑에 빠졌었다. 둘은 행복한 미래를 꿈꿨으나, 2차 대전 기간 중 드레스덴에 공습이 일어나면서 토머스는, 그리고 오스카의 할머니는 모든 것을 잃는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그 둘은 뉴욕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고,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할아버지는 첫사랑 애나와 드레스덴에서의 아름다운 기억을 잊지 못하고, 할머니는 그런 남편의 모습에 점점 지쳐간다. 결국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떠날 당시 할머니는 임신한 상태였다. (그 아이가 바로 오스카의 아빠다.) 할아버지는, 비록 떠나긴 했지만, 자신의 입장을 아이에게 해명하기 위해 날마다 편지를 쓴다. 매일 편지를 쓰지만 부치지는 못하고 있던 어느 날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지는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보고 사망자 명단에서 아들의 이름을 발견한다. 그는 뉴욕으로 돌아온다.
    한편 오스카의 비밀스러운 작전은 센트럴 파크에서 코니아일랜드를 거쳐 할렘 가까지 이어진다. 그는 103세의 종군기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떠나려 하지 않는 관광 가이드, 그리고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연인들과 친구가 된다. 그들은 모두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이다.
    어느 날, 할머니 아파트의 비어 있던 방에 세를 세입자가 들어온다. 여덟 달을 뉴욕 구석구석 돌아다녀 봤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하나뿐인 친구마저도 자기 곁을 떠나자 절망에 빠진 오스카는 할머니의 집으로 찾아가고, 거기서 세입자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이제 오스카는 이 말 없는 손님과 함께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그들은 아빠의 텅 빈 관을 파내기로 한다. (세입자가 들어온 것은 오스카의 아빠가 세상을 떠난 직후이고, 그 세입자는 오스카의 할아버지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블랙 씨들과의 만남 이야기는 할아버지와 오스카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에 이르러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 2차 대전과 9.11,역사의 비극이 아닌 일상의 공포

    이 책의 주인공이자 중심 화자인 오스카 셸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홉 살짜리 아이들과는 다르다. 아마추어 발명가인 오스카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혼자서 아름다운 것들을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스크랩북에 모아둘 사진들을 수집하고, 스티븐 호킹이나 제인 구달과 같은 과학자들에게 편지를 쓴다. 조숙한 아이 오스카를 보면 [호밀밭의 파수꾼]의 콜필드나 [양철북]의 오스카가 연상된다. [엄청나게]의 오스카는 콜필드와 마찬가지로 혼자서 도시를 헤매고 돌아다니며, 감정적인 혼란과 무너짐을 겪고 있다. 또한 [양철북]의 동명의 주인공 오스카처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탬버린을 흔들면서 떨쳐버리곤 한다. 어린아이를 화자로 내세운 소설들의 특징은 대개, 어른이 보기에는 익숙하고 심지어 당연한 것들을 아주 사소한 것까지 섬세하게 포착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그 독특한 시선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점을 적용할 때, 작가의 독창성은 보다 두드러지게 드러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그러한 시점의 효과가 십분 활용되고 있는데, 어린아이답게 순진하면서도 동시에 또래보다 먼저 아픔을 겪어 조숙해진 탓에, 오스카가 바라보는 세상 역시 진실 너머의 것인 듯하면서 오히려 진실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것, 그 정곡에 닿고 있다. 오스카는 늘 공포에 휩싸여 살고 있다.

    "일 년이 지났어도 나는 여전히 무슨 이유에서인지 샤워를 한다든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에 엄청나게 어려움을 겪었다. 현수교, 세균, 비행기, 불꽃놀이, 지하철의 아랍인들(나는 인종주의자가 아닌데도), 레스토랑이나 커피숍 등 공공장소의 아랍인들, 비계, 하수구, 지하철 격자창, 주인 없는 가방, 신발, 콧수염 기른 사람들, 연기, 매듭, 높은 건물, 터번, 나를 공포에 빠뜨리는 대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거대한 검은 바다 속이나 깊은 우주 속에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 적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에게서 멀리멀리 사라지는 듯 했다. 밤에는 더 나빴다."

    물론 이것은 9.11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겪은 후유증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테러나 전쟁 같은 재난은 더 이상 특수 상황이 아니며, 이미 일상적인 공포가 되었다. 오스카의 모습은 현대의 세계, 늘 위험천만한 상황이 잠재하고 있는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으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오스카의 공포는 낯설지 않다.
    소설 속에서 두려움은 오스카의 것만이 아니다. 2차 대전 당시 드레스덴 공습에서 살아남은 오스카의 할아버지에게도 인생은 두려움 그 자체다. "모두가 모두를 잃"는 것을 목격한 경험은 오스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하여금 그 무엇도 혹은 그 누구도 자기 것으로 소유할 수 없게 만든다. 또다시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그 때문에 그들은 다시 사랑을 하지도,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도 못한다. 상실에 대한 공포와 그로 인한 소통의 단절. 이 역시 오늘날 우리가 흔히 목격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 자신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포어는 2차 대전과 9.11이라는 특정한 역사적 비극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지만, 그것을 정치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배경이 가지는 의미는 그것이 실재했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실재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 그 기억이 포어의 문장을 통해 우리 앞에 생생하게 펼쳐짐으로써 그 두려움의 필연성과 막대함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다. 포어의 문장은 그 감정을, 그 심리를 "엄청나게 그리고 믿을 수 없게" 정확하게 그리는 데 성공하고 있다.

    ■ 상실과 슬픔, 사랑 그리고 소통의 단절에 관한 소설

    이 소설은 오스카의 눈을 빌려 세상을 그리지 않는다. 이 소설이 시종일관 그리고 있는 것은,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오스카의 머릿속이다.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묘사하는 것이다. 오스카는 매 순간 순간을 "감정의 과잉 상태"에 빠져 보내고 있다. 기쁘지만도 슬프지만도 화나지만도 않는 상태, 그 모든 감정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휘돌고 있는 상태다.

    "지금 전 슬픔, 행복, 분노, 사랑, 죄의식, 기쁨, 수치심을 느끼고 있고, 그리고 약간 즐겁기도 해요."

    감정적으로 무뎌질 대로 무뎌진 우리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상태가 오스카에게는 늘 계속되고 있다. 어떠한 비극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쉽게 두려움이나 슬픔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인생에 단련된 것이고, 그래서 그 모든 것들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우리의 머릿속에도 공포와 슬픔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것을 쉬이 드러내는 것에 익숙지 못한 까닭일 뿐이다.
    이러한 ‘표현할 수 없음’의 문제는 오스카의 할아버지에게서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드레스덴 공습으로 모든 것을 잃은 오스카의 할아버지 토머스는 말을 잃는다. 모든 단어들이 그에게서 하나씩 떠나기 시작하고, 결국 그는 말을 하지 못하는 완벽한 ‘소통의 단절’ 상태에 이른다. 그 단절은 가장 가깝고 내밀한 관계인 부부 사이에서조차 극복되지 못한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의 집에 있는 ‘무(無)의 공간’이다. 바로 곁에 있음에도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 공간. 오스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집 안 곳곳에 ‘무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생각하고 그 안에서 옷을 벗고 입는다. 그들은 함께 지내지만 함께 살지는 않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디가 ‘무의 공간’이고 어디가 ‘존재의 공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의 공간이 집 안 전체를 잠식하고, 이제는 상대와 자신의 존재까지도 부정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도달했을 때, 그들은 과연 자신들은 ‘존재’인가 ‘무’인가라는 필연적인 질문에 맞닥뜨린다. 그리고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하게 됐을 때, 그들은 더 이상 그대로의 삶을 지속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토머스는 떠난다.
    토머스는 ‘표현할 수 없음’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 누구와도 소통하기를 거부하지만, 결국 그것은 자신뿐 아니라 상대에게까지 슬픔을 더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오스카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의 양상을 띤다. 오스카는 열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뉴욕에 사는 ‘블랙 씨’들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저마다 슬픔을 안고 사는 다른 이들을 만나게 된다. 오스카는 열쇠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만 하고, 그렇게 아빠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이들의 사연도 함께 가지게 된다. 오스카는 자신의 슬픔과 두려움을 타인에게 ‘표현하고’ 그들의 슬픔과 두려움을 들어줌으로써 서서히 상처를 극복해 나간다.
    그렇게 포어는 상실과 슬픔, 소통의 단절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그것을 이겨내는 순간, 우리는 세상이 저마다의 이야기들로 ‘엄청나게 시끄’러우면서도 그들 모두가 ‘믿을 수 없게 가까운’ 곳에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 슬픔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 상상력

    버스나 전철 타기조차 무서워하는 꼬마 오스카가 위험을 무릅쓰고 넓은 뉴욕 구석구석을 혼자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열쇠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다. 봉투에 쓰인 ‘블랙’이라는 단어 하나만을 단서로 삼아 216명의 블랙 씨들을 모조리 만나러 다닌다는 계획은 언뜻 얼토당토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공상과 발명에 빠져 지내는 오스카라는 인물의 설정은 이러한 무모한 여정을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그것은 ‘비범한 상상력’을 지닌 오스카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상실의 문제는 삶의 불가피한 비극성이다. 따라서 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비애의 정서 혹은 센티멘털리즘에 빠질 위험이 크다.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서평에서 실은 대로 포어가 어쩌면 식상할 수도 있는 ‘상실’에 관한 이야기에서 탁월할 수 있는 것은, 센티멘털리즘에 빠지지 않고서도 슬픔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라는 데 있다. 이 소설이 눈물을 쏟게 만드는 지극히 슬픈 이야기에 머물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포어의 ‘비범한 상상력’에 힘입은 것이다.
    오스카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끊임없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겨낸다. 스스로 움직이는 빌딩, 심장 고동 소리를 들려주는 마이크 등, 그것은 실상 비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투이지만, 독자는 오스카의 상상에서 슬픔을 이겨내는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15장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상상력의 힘은 붕괴 직전의 건물에서 떨어지던 사람을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게 한다.

    ■ 포스트모던, 새로운 소설의 장을 여는 작품

    출간 당시, 이 책이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데뷔작 [모든 것이 아름답다]로 미국 문학의 새로운 주요 작가로 부상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 그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9.11을 다룬 소설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잠시만 훑어보아도 금세 알 수 있을 만큼 실험적인 텍스트와 사진들 때문이었다.
    이 책에는 60여점의 사진들이 본문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텍스트들은 한 페이지에 한 문장만 들어가 있거나(책 41쪽 등), 아예 어떤 문장도 들어 있지 않거나(169~171쪽), 오직 숫자들만이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고(372~374쪽)텍스트들이 겹치면서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391~396쪽). 기존의 소설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시도들은 포스트모던 소설의 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을 받으며, 이 작품을 격렬한 논쟁의 중심으로 떠올렸다.
    포어의 파격적인 시도들은, 독서에서 비롯되는 감각적 반응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실험들은 독서를 책 읽기 이상의 체험이 될 수 있게 하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글 사이사이의 사진들은 소설의 내용 중 토머스가 자신의 아파트 내부를 찍은 사진들이며, 오스카가 스크랩을 위해 찍어둔 사진들을 실제로 보여준다. "이러저러한 사진을 찍었다."라는 텍스트의 기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것이 그 사진"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한 페이지에 한 문장씩만 들어가 있는 텍스트 역시 토머스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썼던 공책을 그대로 우리가 읽고 있는 책으로 가져온 것이며, 한 문장도 없는 페이지 역시 오스카의 할머니가 쓴 자서전의 빈 페이지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텍스트들의 겹침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무한히 두꺼운 공책과 영원이라는 시간"을 달라고 했던 오스카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글 위에 덧쓰기를 했음을 별도의 설명 없이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이처럼, 이 책은 오스카의 스크랩북인 동시에 오스카 할아버지의 공책이며, 할머니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바로 이렇게 세 가지의 다른 책들을 모았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들은 다른 형식의 텍스트 형태를 띠며 전개된다. 이 책이 오스카의 스크랩북인 동안에는 오스카가 사람들을 만나며 찍은 사진들이 섞여 나오고, 할아버지의 공책인 동안에는 조금이라도 많은 글을 쓰기 위해 단락의 구분도 없이 글을 써나가다가 급기야 글자들이 뒤엉키게 될 때까지 쉴 새 없이 글을 썼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할머니의 자서전인 동안에는 문장과 문장 사이 기억을 더듬기 위해 쉬는 시간이 긴 할머니의 글쓰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작가의 손과 입을 빌려 듣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각각이 직접 쓴 글들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바로 그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색다른 독서의 체험을 가능케 한다. 읽는 책이 아닌 경험하는 책인 포어의 소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통해 독자들은 독서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포어는 독자와의 소통에서도 완벽하게 성공하고 있다.

    목차

    대체 뭐야
    네가 있는 곳에 왜 나는 없는가 1963.5.21
    구골플렉스
    나의 감정들
    유일한 동물
    네가 있는 곳에 왜 나는 없는가 1963.5.21
    무거운 부츠 더 무거운 부츠
    나의 감정들
    행복, 행복
    네가 있는 곳에 왜 나는 없는가 1968.4.12
    여섯 번째 구
    나의 감정들
    살아서 그리고 혼자서
    네가 있는 곳에 왜 나는 없는가 2003.9.11
    불가능한 문제를 푸는 간단한 해결책
    나의 감정들
    아름다우면서 진실한

    옮긴이의 글 - 송은주

    저자소개

    조너선 사프란 포어(Jonathan Safran Fo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7~
    출생지 미국 워싱턴
    출간도서 14종
    판매수 5,550권

    프린스턴 대학 4년간 매년 교내 문예상을 받았고, 첫 장편 [모든 것이 밝혀졌다]로 [가디언] 신인작가상과 전미유대인도서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가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클라우드 아틀라스』 『블랙스완그린』 『피렌체의 여마법사』 『광대 샬리마르』 『겨울 일기』 『선셋 파크』 『위키드』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모든 것이 밝혀졌다』 『미들섹스』 『종이로 만든 사람들』 『시스터 캐리』 『순수의 시대』 등이 있다. 『선셋 파크』로 제8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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