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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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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원시 생명에 대한 동경과 순수를 향한 집념을 그려내고 있는 외이수. 이 책은 작가 이외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 초기 중단편 소설들을 엮은 작품집이다. 1972년 신춘문예 당선 이후 35년 만에 책으로 처음 소개되는 최초의 소설 <견습어린이들>을 비롯한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 <훈장>은 세상에서 가장 철저하게 불행했고 고독했던 아버지의 독기 서린 인생을 그린다. 육이오 때 부상을 당해 외팔이가 되었으며, 동네에서 소문 난 주정뱅이에 싸움꾼이자 노름꾼인 원일 아버지의 유일한 자랑은 전쟁에서 받은 훈장이다. 아버지는 노름으로 번 돈으로 인영이라는 딸이 달린 여자를 원일의 계모를 맞아들인다.

첫 공개 데뷔작인 <견습어린이들>은 싸늘한 도시 한복판에서 사라진 바다를 기다리는 외로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밖에 순수한 여자를 찾아 암울한 거리를 헤매는 한 사내의 쓸쓸한 겨울나기를 그린 <겨울나기> 등이 소개된다.

출판사 서평

특유의 반어적 문체로 환상적 이색 공간을 그려내고, 원시 생명에 대한 동경과 순수를 향한 집념을 보여주며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이외수. 그가 젊은 날 가난과 절망을 벗 삼아 아픔으로 원고지에 써내려간 소설들이 궁금하다면? 인기 소설가 이외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 초기 중단편 소설들이 새로운 구성을 통해 모두 3권으로 탄생했다. 신춘문예 당선 이후 35년 만에 책으로 처음 소개되는 이외수 최초의 소설 「견습어린이들」을 비롯해, 참신한 발상과 진지한 감성이 빛나는 이외수 문학의 시원과 만날 수 있는 소설집이다.
이외수의 대표 중편 「훈장」 「겨울나기」 「장수하늘소」를 각각 표제작으로 주옥같은 중단편을 총망라한 이번 소설집에서 우리는 잘 빚은 도기처럼 매끄러운 문장 아래 처절한 삶의 아픔과 진실이 숨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불안하고 암울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 혼돈 그 자체인 시대에서 이외수는 확고한 자기 구원의 신념을 전파한다. 비극적 현실 속에서 찾아낸 아름다움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이외수 문학의 근본적인 주제의식이 이 소설집 속에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위대한 그림을 탄생시키는 데 자신을 바친 「개미귀신」의 삼촌, 문학에 대한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剝製」의 김제혁, 신선이 되기 위해 산에서 수련을 거듭하는 「장수하늘소」의 형기 등 권력에 이르는 지름길을 벗어던지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예술가나 구도자의 길을 선택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독자들이 현대인의 물질만능적인 삶을 되돌아보고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는 데 도움을 준다.
초월적인 자기 구원의 신념이 이외수 문학의 정신이라면 아름답고 참신한 문체는 이외수 문학의 육체다. 창조 활동으로서의 예술, 즉 미적 활동에 인간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이외수답게 그의 문장은 생동감이 넘치고 시적이며 아름답기 그지없다. 연탄불이 꺼져버린 방바닥을 “얼음처럼 싸늘한 냉기만 한 양동이 흥건하게 엎질러져 있다”라고 표현한 「겨울나기」, 도시로 들어오는 열차를 보고 “두어 번 길게 동물적인 괴성을 발한 다음 도시의 사타구니 속에다 대가리를 쑤셔 박고 있었다”라고 쓴 「고수」등 신선한 묘사와 감각적인 문장은 읽는 이에게 산뜻한 감촉을 느끼게 해준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이외수 자신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결코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외수, 이 망할 자식아. 세상이 모두 썩어 문드러지더라도 너만은 절대로 썩지 말고 영악스럽게 글을 쓰도록……”이라는 자신의 등단 첫 소감처럼 35년 동안 변함없이 치열한 작품 활동을 벌여온 작가 이외수.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이외수 문학의 첫 걸음걸음이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이번 소설집은 더할 나위 없이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목차

훈장
견습 어린이들
꽃과 사냥꾼
개미귀신

본문중에서

「훈장」
내 가슴속에서 지독히 외로운 훈장 하나가 빛난다
세상에서 가장 철저하게 불행했고 고독했던 아버지의 독기 서린 인생!

육이오 때 부상을 당해 외팔이가 되었으며, 동네에서 소문 난 주정뱅이에 싸움꾼이자 노름꾼인 원일 아버지의 유일한 자랑은 전쟁에서 받은 훈장이다. 아버지는 노름으로 돈을 벌자 인영이라는 딸이 달린 여자를 원일의 계모로 맞아들이고 점점 의처증이 심해져 계모를 틈만 나면 때린다. 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를 때마다 원일과 인영은 사육하던 쥐들을 죽이고, 계모와 인영은 어느 날 야반도주한다. 원일 역시 아버지를 감당할 수 없어 친구 집으로 가출하자 아버지는 결국 자살하고 만다.
원일은 회화과에 입학하고 그곳에서 여류시인 준희와 편입생 환철을 만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신춘문예에 낙방한 준희는 바다로 떠나고 환철의 애인이 병으로 죽어가는 가운데 원일은 드디어 자신의 모든 것을 녹여낸 훈장과도 같은 그림을 완성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그 실험용 동물들을 하루 한 마리씩 죽여나가기 시작했다. 나보다는 계집애가 더 잔인한 살해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그저 노끈으로 쥐를 목졸라 죽이는 데 불과했지만 그녀는 언제나 면도칼을 집어들었다. 목을 따서 새빨간 피가, O형의 새빨간 피가 순백색(純白色) 털을 적시는 것을 냉혹한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처음부터 죽여왔구나, 너 혼자서.”
“이젠 공범이 생겼어.”
“고양이를 사서 저 우리 속에 한번 넣어줘 볼까?”
“아마 고양이는 괴로워할 거야. 자기가 처음 보는 이 흰 털의 음식물이, 먹어서 부작용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하나님은 무슨 이유로 내게 이 많은 은총을 내리셨을까,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잡아먹어도 죄가 되지 않을까, 너무너무 행복해서 괴로워할 거야.”
“행복이 뭐야.”
“즉, 불행을 확인시켜 주는 거지 뭐.” ― 「훈장」 중에서

저자소개

이외수(李外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60815

독특한 상상력, 기발한 언어유희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고, 춘천교대를 자퇴한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1972년 '강원일보'신춘문예에 단편 '견습 어린이들', 1975년 '세대'지에 중편 '훈장'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시작한 글쓰기가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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