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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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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안정효
  • 출판사 : 모멘토
  • 발행 : 2006년 08월 05일
  • 쪽수 : 530
  • ISBN : 9788991136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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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작가 안정효의 자전적 글쓰기 교본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저자가 글쓰기 인생을 살면서 얻은 깨달음과 자신의 글쓰기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 기술을 만필(漫筆)식 만보(漫步)로 정리한 책이다. 스무 살 때부터 습작을 하면서 읽어 온 서양의 글쓰기 지침서들과 그 후 접했던 뛰어난 작가들의 문체와 기법, 자신의 체험, 영화 등을 밑거름으로 삼았다.

이 책은 글쓰기 원칙과 요령들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일기, 독후감, 자서전, 소설 쓰기 등의 과제를 주어 체험을 통해 습득하도록 구성하였다. 단어에서 문체까지, 일기 쓰기부터 소설 쓰기까지, 글쓰기의 이론과 실제를 구체적인 예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 어떤 글이든 서술 원리 중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것이 “말로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이다. ‘키가 크다’ 대신 ‘키가 184센티미터 정도’로, ‘그 여자는 미인이다’ 대신 ‘콧날이 시원스럽게 길다’ 로, ‘더러운 남자’ 는 ‘목요일쯤에는 항상 몸에서 걸레 썩는 냄새가 나는 남자’ ‘소변을 보면 꼭 바지에 흘린 자국이 남는 남자’ 식으로 써라.

◆ 첫 문장이 움직임에서 시작되면 단숨에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
“하워드 로아크는 웃었다.” (아인 랜드의「샘」)

◆ 움직일 때는 짧은 문장, 사색할 때는 긴 문장이, 감각적 암시가 함축된 정서는 더 긴 문장이, 분노는 스타카토 문체가 제격이며, 빛깔이 없거나 머뭇거리는 대화체를 피하고, 별 부담이 없을 때는 항상 능동태를 써라.

◆ 등장인물은 주변에서 찾아라. 상상이 현실을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모습이나 성격 등 부수적인 정보 또한 거의 모두 ‘기성품’을 활용하라. 실존 인물을 통째로 작품에 담기 어려운 경우에는 여러 사람을 한 인물로 합성하라.

내가(안정효) 초등학교 때 같은 반 아이였던 한기찬은 별명이 ‘기차 대가리’였는데, 언젠가 그는 교실에서 꼽추인 아이를 발랑 눕혀놓고 팽이처럼 돌린 적이 있었다. 나는 그 행동을 인간의 잔혹성을 부각하는 데 활용하였다.「하얀 전쟁」의 베트남 여인 하이는, 전쟁 중에 나와 친했던 보탄 손의 아내와 백마부대의 장교와 친했던 짜우 소년의 어머니를 합성한 인물이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의 헐리우드 키드는 같은 세대 모든 사람이 겪은 모든 경험을 단 하나의 인물로 집약해 놓은 종합 개념과 마찬가지여서, ‘단체로 찍은 독사진’이다.

◆ 극적 효과를 내려면 ‘뒤통수 치기’가 좋고, 독자를 긴장시켜 관심을 붙잡아 두려면 ‘절벽에 매달기’가, 인물 묘사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약 올리며 옷 벗기’가 효과적이다. ‘노루 꼬리 글쓰기’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 형용사와 부사를 털어내고 접속사를 제거한 다음, 명사와 동사로만 엮어진 문장은 눈부신 효과를 낸다. 이 모두가 작가에게는 필수적인 기법이다. 찰스 웹이 쓴 「졸업생」의 벌거벗은 대화체는 노루 꼬리의 본보기이다.

“우린 바보가 아니죠.” 그가 말했다. “그런데도 우리가 하는 일이라야 겨우 이리로 올라와서는 옷을 벗고 같이 침대로 기어들어가기가 고작예요.”
“그게 싫증이 났어?”
“그렇진 않아요. 하지만 가끔 가다가 몇 마디 얘기라도 나누면 좀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을까요?”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생각해 봐요.” 벤자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정말 속속들이 서로를 알면서도 서로 아무 얘기도 안 하는 우리들은 뭔가 좀 이상한 거 아녜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아무 거나요.” 머리를 저으면서 그가 말했다. “아무 얘기라도 좋아요.”
“미술은 어때?”
“미술요.” 벤자민이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군요. 부인이 얘길 시작하세요.”
“벤자민이 시작해.” 그녀가 말했다. “난 미술이라면 깡통이니까.”
“미술이라.” 그가 말했다. “미술에 대해서 뭘 알고 싶으시죠? 현대 미술을 더 좋아하나요, 아니면 고전 미술인가요?”
“둘 다 싫어.” 그녀가 말했다.
“미술에는 흥미가 없으시군요.”
“그래.”
“그런데 왜 미술 얘기를 하고 싶어하죠?”
“누가 하고 싶댔어?”

◆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마침표를 찍어라. 예를 들어 작가이며 문장 이론가인 로이드 리브는 은광을 찾아 헤매는 두 명의 늙은 광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을 썼다. 그들이 겪는 고난의 과정은 철저하고 처절하게 묘사되었으며, 마지막 장면에서 광부 한 사람이 천신만고 끝에 산을 내려와 다른 광부에게 말했다. “찾았어, 은광을 찾았다구!” 작품은 그 말로 끝난다. 리브의 선배가 이 작품을 보고 이렇게 평하긴 했지만 : “야박하구만. 멀고도 험한 길에서 추위와 굶주림과 외로움을 견뎌낸 독자는 은광 안을 들어가 구경할 권리가 충분하지 않나?”

◆ 문체의 종류는 사람 수 만큼이나 많다. 거름내 풍기는 흙빛 문체(이문구), 냉정한 스타카토 문장(헤밍웨이), 학구적 관용어법을 길거리 어법과 결합시키거나(솔 벨로우), 질경이 같거나(존 어빙), 편안하고 세속적인(존 스타인벡) 문장, 의식의 흐름을 헤쳐나가는 문체(윌리엄 포크너), 검박하고 심오한(보리스 빠스쩨르나끄) 문체, 자유분방한 마술적 사실주의(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 문장 등등이 있다.

“내가 줄달아 물었던 것은 그가 연방 허벅허벅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기 때문이었는데, 내 말이 다 된 뒤에야 용모를 본래의 자기 얼굴로 반죽한 다음 무게 달린 음성으로 말했다. ‘우리네모냥 평생 끓탕에 삶기며 찍소리 한마디 못 내본 여물주걱이야 워디서 오라면 오구 가라면 가야지 달리 숨통 댈 디 있는 중 아남?’”(이문구의 「관촌수필」)

◆ 어떤 과정을 거쳐 쓰든, 무슨 문체로 쓰든, 모든 글쓰기의 공통점은 한가지이다. 요령으로는 뚝심을 당하지 못한다는 것(안정효)과 읽기에 쉬운 글이 가장 쓰기 어렵다는 것(헤밍웨이)이다.

목차

첫째 마당- 단어에서 단락까지

수영과 글쓰기 / 김성동의 원고지와 접영(蝶泳) / 이문열의 안맞춤 글쓰기 / 동굴에서 하던 글쓰기 / 글쓰기 준비운동 / 요령으로 글쓰기 / 충동적 영감(衝動的靈感) / 스스로 하는 숙제 / 있을 수 있는 것 / ‘진행한다’와 ‘진행하고 있다’ / 있어도 된다는 가능성 / 그랬던 것이었던 것 / 외래종 표현 / 일기 지어내기 / 글짓기 집짓기 / 너무 딱딱딱 / 힘이 빠지는 표현 / 던져진 주사위 / 글더듬이 접속사 / 고쳐 쓰는 일기 / 이론과 실제 / 눈에 보이는 웃음소리 / 장식적인 글쓰기 / 젊고 정력적인 문장 / 간결함과 단순함 / 관점(觀點, point of view) / 비둘기를 죽이는 이유 / 집단적인 상상 / 비판 없는 수용 / 정답 만들기 / 비둘기들과의 산책 / 사실적인 거짓말 / 거짓말을 위한 진실 / 제목의 선택 / 여객선에서 맺은 사랑 / 스웨터 구멍 / 동일시(同一視, identification) / ‘나쁜 자식’ 죽이기 / 단락은 전개한다 / 전개되는 생각 / 단락 짓기의 요령 /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분위기 / 계산된 혼란 / 간접화법이 필요한 이유 / 원인과 결과를 잇는 흐름 / 노루 꼬리의 복선 / 점층하는 전개 / 절벽에다 사람 매달기 / 두 개의 단락 / 뒤통수 치기 / 틀린 모범답안 / 독후감 쓰기 / 겨냥하며 읽기

둘째 마당- 이름 짓기에서 인물 만들기까지

이발사와 장군 / 제목을 만들기 위하여 / 짧은 소설 긴 제목 / 율동하는 제목 / 낡은 웅변의 수사학 / 제목이라는 이름의 이름 / 이유 있는 작명(作名) / 병학이와 병석이의 차이 / 메리와 쫑과 스미스와 / 이름이 없는 주인공 / 복수를 꿈꾸는 이발사 / 출력하는 관점 / 인물 만들기 / 보이지 않는 작가 / 몰락하는 우상 / 오만과 편견의 충돌 / 판지(板紙)와 박지(箔紙) / 치네치타의 뻣뻣한 엑스트라 / 발전하는 악마 이야기 / 충돌하는 남자와 여자 / 인물 만드는 방법 / 인물의 재구성 / 등장인물 보충대 / 야금야금 보여주기 / 안으로 엮어 들어가는 밧줄 / 연속성의 그물질 / 인물 박람회 / 그림으로 글쓰기 / 전투적인 유혹의 매력 / 도시형과 농촌형의 차이 / 푼수들의 행진 / 튀지 않고 걷는 사람 / 변두리 사람들 / 글쓰기 전투 / 구구리와 뚝배기 / 토막과 켜의 활용법 / 인물의 해석과 발췌

셋째 마당- 줄거리 짜기에서 초벌 끝내기까지

줄거리 짜기(Plotting) / 영감(靈感)의 정체 / 작업시간표 / 반죽을 해놓은 다음 / 열어주기(Opening) / 길게 열어주기 / 움직이는 열어주기 / 도치법과 둘러싸기 / 열어주는 몇 가지 방법 / 전개(展開)의 양 날개 / 인물을 구성하는 말투 / 쓰는 말과 안 쓰는 말 / 귀로 쓰는 대화 / 확인하기 위한 낭독 / 소리로 쓰는 글 / 소리로 보여주기 / 따옴표의 힘 / 인물의 등장 / 극적인 사족 / 반응하는 인물 / 초벌 끝내기 / 긴장한 지능의 대결 / 집사가 하는 일 / 먼저 뒤집기 / 단편적(短篇的)인 끝내기 / 공중에 띄워놓는 끝내기 / 은광의 입구에서 / 첫 번째 경우의 두 가지 종결 / 두 번째 경우의 두 가지 종결 / 짧은 끝내기 / 끝없는 끝내기 / 해결되지 않은 위기, 그래도 평화 / 마지막 과제 / 두 쪽짜리 인생

넷째 마당- 시작에서 퇴고까지

무작정 만드는 쪽지 / 「글쓰기 만보」를 위한 준비 / 보물상자 / 붓다와 그리스도가 만난 걸레스님 / 뒤늦은 정보의 처리 /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교훈 / 산으로 가는 낚시 / 물러서는 시간 / 글쓰기의 하루 / 비낭만적인 일과 / 개성 없는 정답 / 기발한 진부함 / 박절기(拍節器) 머리 / 현상의 빈도수와 해적질 / 묘기와 말장난 / 자유로운 상상의 한계 / 스티븐 킹의 독보 / 거대한 신 / 모든 복선이 집결하는 초점 / 왕이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 어스킨 콜드웰을 위한 변론 / 짧은 소설과 긴 단편의 사이 / 중편의 늘이기와 줄이기 / 밀고 두드리기 / 3단계 고치기 / 토머스 울프와 맥스 퍼킨스 / 죽이고 살리기 / 군대 가서 축구한 얘기 / 홀가분한 버리기 / 무자비한 학살 / 중복(重複)을 풀어주기 / 반복이 일으키는 혼란 / 하나씩 따지는 낱단어 / 이슬비 내리는 아침의 우산 세 개 / 꼬막과 송이버섯 / 내치는 고쳐 쓰기 / 어긋나는 앞과 뒤 / 물러나는 해결사

다섯째 마당- 글쓰기 인생의 만보

우디 앨런이 두는 바둑 / 전지신과 주제 / 주제 파악하기 / 행간에다 글쓰기 / 보는 시각의 자유 / 줏대를 이루는 주제 / 주제를 넘지 않으려는 줄타기 / 주제와 철학의 세계 / 문체의 문제 / 문체를 만드는 톱니바퀴들 / 여송연을 피우는 여자 / 스타카토 헤밍웨이 / 벌거벗은 대화 / 방황하는 마음의 언어 / ‘터프’하게 욕하는 ‘카리스마’ / 나오미가 사랑을 포기한 이유 / 관촌(冠村)에서 온 수필 / 시와 산문을 고리 짓는 수필 / 로마 황제의 명상록 / 강물처럼 흐르는 자서전 / 수필과 시와 자서전과 / 수필체의 특성 / 어휘의 수필체 변화 / 시청각 시대의 글쓰기 / 남이 그리는 그림 / 아이소포스의 두 가지 다른 문체 / 이상한 나라의 그림 그리기 / 체재의 종류 / 아마두의 꽃다발 / 리브라치 문체 / 자유분방한 마술적 사실주의 / 길고도 길고도 길고도 길고도 길고도 길고 긴 숨 / 도롱뇽의 위치와 오럇말놀이 / 의식처럼 흐르는 문장 / 음향과 분노의 흐름 / 음향의 문체, 분노의 문체 / 조항(條項, catch)의 노림수(陷穽, catch) / 요싸리안의 세계에서 / 가아프의 세상으로 / 문체에 접근하는 이유와 방법 / 위대한 작가가 될 때까지는 / 영감의 즉흥성과 고쳐 쓰기의 논리 / 작업의 힘겨움 / 글쓰는 기술 / 독자와 관객의 읽기

글쓰기 인생을 위한 에필로그

찾아보기
작가약력

본문중에서

나는 중학생 때부터 그려온 만화를 포기하고 영문학과로 진학한 1961년 이후 적극적인 책 읽기와 영어 공부를 시작하였다.
내가 스물이었을 때 세상은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일상적인 작은 경험도 위대하고 숭고한 지적 모험이었다.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는 얘기마다 ‘문학’이요 ‘작품’이었다. 스스로 습작을 하면서 창작을 가르치는 책들을 구해 읽으며 글을 쓰고, 또 글을 쓰고, 그리고 또 썼다. 글은 쓸수록 어려워졌고, 마흔을 넘은 다음 둘러보니, 지혜로운 명상이라고 생각했던 생각은 헛된 언어의 희롱이었고, 내가 하려던 말은 이미 오래전에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해버렸고, 내가 누리거나 갖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들은 이미 거친 다음 오래전에 내버렸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한 얘기들은 옳지 않은 거짓처럼 여겨지기 시작했고, 나 혼자만의 앎은 자꾸 짧아지고 얇아지기만 했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가 스스로 설정했던 목표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다음부터 퇴락하는 자신의 모습에 초조했고, 환갑 무렵에야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을 쓰겠다는 욕심을 버렸다.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어쩌면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은 이미 썼는지도 모르겠다고. 여태까지의 작품을 능가하는 작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깨달음, 걸작을 써야 한다는 오만과 자학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켜 스스로 얻게 되는 홀가분한 자유, 그것은 열 권의 창작집과 백오십 권의 번역서를 내온 사이 나이가 터득한 비겁하고도 현실적인 지혜인지도 모르겠다.

저자소개

안정효(安正孝)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411202

1941년 12월 2일 서울에서 태어나 중동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리아 헤럴드》, 《코리아 타임스》, 《주간여성》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편집부장을 지냈다. 1975년 가브리엘 가르샤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번역을 시작하여 150권가량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1977년 장편 수필 『한 마리의 소시민』을 《수필문학》에 발표했고, 1982년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Rabbit Is Rich)』로 제1회 한국 번역문학상을 받았으며, 1985년 《실천문학》에 『전쟁과 도시』(『하얀 전쟁』으로 개제)를 발표하여 등단했다. 장편 소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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