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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82년 <블레이드 러너>, 1990년 <토탈리콜>, 1995년 <스크리머스>, 2002년 <임포스터>, 2002년 <마이너리티 리포트>, 2003년 <페이첵>, 2006년 <어 스캐너 다클리>, 2007년 <넥스트>……
필립 K.딕의 작품이 영화화된 목록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작품이 영화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가운데 <블레이드 러너>와 <어 스캐너 다클리>가 장편소설에 속한다면 나머지는 모두 단편이다. 이번 필립 K.딕 작품집은 장편을 뺀 6편의 영화화된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헐리우드에서 필립 K.딕만큼 한 작가의 작품이 많이 영화화된 작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을 빼고는 없을 정도이다. 살아생전 자신의 작품이 영화화되는 것을 상당히 꺼려 했던 그는 결코 주류로 인정받지 못한 작가였다. 그가 그려낸 SF의 묵시록은 시대를 너무 앞서 갔던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블레이드 러너 원작)’의 개작료로 영화사가 제안했던 돈은 40만 달러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퇴짜를 놨고 원작을 그대로 재출간하는 대가로 고작 7천5백 달러를 손에 쥐었다. 이건 당시 막 데뷔한 신인작가들의 원고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30년 넘게 미국 SF문학을 이끌어왔던 거장에 대한 대우치고는 너무 박했다. 사실 필립 K.딕은 평생을 가난과 고통속에서 살았다.
필립 K.딕은 1928년 시카고에서 푸줏간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세금검열관인 어머니 사이에서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쌍둥이 누이 제인은 태어난 지 41일 만에 사망했다.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캘리포니아로 간 그는 청소년기에 아시모프, 존 캠벨, 반 보그트 등 SF작가들에 심취했다.
그 뒤 U.C.버클리대학을 다니다 중퇴한 뒤 1982년 54살로 죽을 때까지 30여 년 동안 전업작업로서 48편의 장편소설(그 가운데 생전에 출판된 것은 34편)과 100편 이상의 단편소설, 그리고 에세이 등을 썼다. 수천 통의 편지를 남겼으며, ‘인조인간과 인류’ 등의 유명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결혼을 5번이나 했으며 광장공포증 · 자살충동 · 공격본능 · 피해망상 · 신경쇠약 등의 정신질환에 시달렸다. 돈 때문에 하루 60쪽씩 글을 쓰느라 각성제도 복용했다. 이때의 경험으로 ‘어 스캐너 다클리’ 같은 마약중독자이면서 마약 단속관인 주인공의 정신분열적 심리상태를 뒤쫓는 작품을 집필하기도 했다.

SF소설의 거장 필립 K.딕의 여섯 편의 영화 원작소설

필립 K.딕의 21세기적 상상력은 장편보다는 오히려 단편에서 더욱 뛰어나게 발휘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돈 25달러를 받기 위해 단편을 잡지사에 기고했던 그의 가난이 다작을 낳고, 그런 다작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더욱 기발한 발상력을 동원하도록 이끌었기 때문일까?
영화 <넥스트>는 1954년 발표된 단편 <골든맨>이 원작이다. 할리우드의 흥행보증수표 니콜라스 케이지가 제작자 겸 주연배우를 맡으면서 가장 새로운 ‘필디키언’(phildickian:필립 K.딕 애호가)으로 등록했다는 점에서 21세기 할리우드에 몰아칠 필립 K.딕 열풍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케 한다.
1995년 개봉된 <스크리머스>의 원작은 단편 <두 번째 변종>(The Second Variety)으로 1953년에 발표됐다. 서기 2078년의 한 지구 식민지 행성을 시공간으로 삼고 있는 울트라 버전의 미래영화가 1953년도에 발표된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당대 인간들은 제대로 평가조차 못 하던 것을 42년이 지나서야 미래인간들이 그 진가를 알고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페이첵>은 같은 이름의 원작 단편이 나온 지 50년 만인 2003년 개봉됐다.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영화에는 동양적 분위기가 짙게 배이게 된다. 남주인공을 맡은 밴 애플릭은 영화 속에서 동양의 봉술을 연마하고 있고, 이미 <킬 빌> 시리즈를 통해 검술의 고수로 활약했던 우마 서먼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고 있다. 주제 면에서도 원작 소설의 냉혹한 비즈니스 제일주의와 달리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을 망각한다면 1억 달러의 거금도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라는 식으로 되묻는다.
영화 <임포스터>는 같은 제목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필립 K. 딕의 중심주제 가운데 하나인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수작이다. 서기 2079년 지구와 알파 센타우리 항성의 외계인이 전쟁을 벌일 때 유능한 과학자 스펜스 올햄이 갑자기 체포된다. 그가 인조 DNA로 만들어진 스파이 로봇으로 폭탄이 장치된 채 지구로 침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취조과정에서 등장하는 용어는 정체성을 다루는 작품답게 매우 상징적이다. “우리집 개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는? 놀랍게도 인간을 흉내낼 때야.” 인간과 신의 관계는 그 개와 인간의 관계와 대응하는 것은 아닌가? 올햄은 취조과정을 지켜보는 친구에게 절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애쓴다.
“내 결혼식 기억해? 엉망으로 취해서 마야한테 집적거리고…… 조쉬 맹장수술할 때 같이 밤새우고…… 나야, 나 좀 도와줘!”
지구로 침투한 로봇은 목표물인 인간을 죽인 뒤 목표물로 복제된다. 그리고 그의 기억 감각 지식까지 전부 빼앗는다. 그렇게 활동하다가 자신에게 입력된 어떤 특정한 암호를 외우면 자동으로 폭발하도록 돼 있다.
영화 <토탈리콜>은 1966년 발표한 단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가 원작이다. 서기 2084년 지구. 광부일을 하는 주인공 크웨이드가 기상천외한 기억이식에 의한 화성여행에 나섰다가 부작용을 일으킨다. 기억의 진실성과 인간존재의 정체성이 뒤엉키면서 “자넨 자네가 아니라, 자네는 나야”가 되는 식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1956년 발표된 같은 제목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사실 이 작품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하고 할리우드 최고의 남자배우라 할 수 있는 톰 크루즈가 주연했다는 점에서 개봉 이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스티븐 스필버그라면 필립 K.딕 소설의 첫 번째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흥행의 참패를 안겨준 저 유명한 의 감독이 아닌가? 영화는 소설과 달리 스필버그의 냄새가 짙다. 필립 K. 딕적이라기보다는 스필버그적이다.

안드로이드와 인간

딕은 1975년 발표한 ‘SF의 정의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하나의 우주에 국한해서 캐릭터를 창조하는 보통의 소설과는 달리 SF는 우주 자체를 하나의 캐릭터로 여긴다”고 썼다. 작가가 오직 마음속으로 생각해낸 관념에 기초해 쓰는 SF는 “소설의 최상위 형태”라는 얘기이다. 하지만 딕은 SF가 현실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판타지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판타지소설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다루지만 SF는 언젠가 존재할 수도 있는 사건과 캐릭터를 구상해낸다는 것이다.
말년의 필립 K.딕은 50년대 자신이 소설에서 묘사했던 미래 세계의 모습이 점차 현실화되는 것을 보며 놀라워 했다. 그는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제 세상은 SF에 포획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토로했다.
필립 K.딕은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관계가 역전되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했다. 1972년 밴쿠버의 과학소설 대회에서 발표한 ‘안드로이드와 인간’이라는 연설문은 이 문제에 대한 그의 고민을 밀도있게 담아내고 있다. 그는 “생물학적으로 인간이지만 비유적으로 안드로이드인 사람들이 있다”면서 “컴퓨터는 점점 인간처럼 되어가고 인간은 점점 비인간화된다”고 염려했다.
“인간은 서로의 인간성을 강화함으로써 안드로이드에 대항할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것을 행하라고 강요받았을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정의하는 것이다.” 인간성의 회복이란 곧 윤리와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뜻하는 셈이었다. 그는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필립 K.딕은 생전에 받은 상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휴고상(2회), 브리티시 사이언스 픽션상(3회), 발로그상, 브리티시 판타지상, SF크로니클상(2회), 존 W.캠벨기념상을 수상했다.
이제 그의 소설이 21세기에 몇 편이 더 영화화될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목차

넥스트 - 권도희 옮김
페이첵 - 김소연 옮김
이포스터 - 김소연 옮김
토탈리콜 - 유영일 옮김
스크리머스 - 유영일 옮김
마이너리티 리포트 - 이지선 옮김

작품 해설

저자소개

필립 K. 딕(Philip K.Dick)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28.12.16~1982.03.02
출생지 미국 시카고
출간도서 20종
판매수 5,884권

1928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에서 일생을 보냈다. 쌍둥이 누이와 함께 미숙아로 태어나 생후 한 달 만에 누이를 잃었고, 누이의 죽음과 부모님의 이혼으로 위태로운 유년 시절을 겪었다. 아홉 살 때부터 어머니의 격려를 받아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대학을 중퇴한 후 음반 가게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집필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마약에 중독되고 다섯 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등 불안한 삶을 살았다.
1952년 [판타지 앤드 사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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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사회교육원 영한 번역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제국의 딸], [비뚤어진 집], [누명], [대부 돌아오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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