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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 신경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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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뿔] 에는 지난 4년간 발표했던 작품 55편과 함께 말미에 시인의 산문 [시인이란 무엇인가]를 수록했다.




    제1부는 시집에 붙인 정희성 시인의 말처럼 '떠도는 자의 노래'들이다. [특급열차를 타고 가다가] [집으로 가는 길][陋巷遙] [내가 살고 싶은 땅에 가서] 등은 평생 '길 위에 선 자'이자 늘 '새로운 길을 가는 자'로서의 소회를 그린 시편들이다. 시인은 이제 세상의 방황을 그만둘까,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 고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 가볍게 걸어 '집'으로 돌아갈까 묻는 한편에서 '모든 길은 아름답다'고 노래하고 있다([그 길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열차]). [지상에 새롭지 않은 것은 없다]는 최근 17년 동안 살던 정릉 집을 처분하고 거처를 옮기면서 다시 눈뜬 골목들의 경이로움을 그린 재미있는 시이다.


    제2부와 3부는 사회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드러낸 시편들이 주조를 이룬다. 시인은 나는 아직도 네 새빨간/꽃만을 아름답다 할 수가 없다 고, 음산한 데서 벌어지는/더럽고 야비한 음모의 수런거림 ([장미를 보며])에 귀기울여보라고 말한다. 지난 50년간의 탱크와 비명소리와 환호의 역사가 비에 젖는 가운데 쓰다 버린 것들과 남은 것들 이 모두 모여 있는 오늘날의 서울역을 그린 [비에 젖는 서울역]이나, 노숙자들이 신문지를 덮고 잠든 지하도 입구와 대형 멀티비전을 대비한 [둔주]는 우리 사회의 소용돌이와 상처를 일깨워준다. 또한 사나운 뿔을 지녔으되 한번도 쓰지 못한 채 살은 식탁에 오르고 다른 한쪽은 구두가 되는 존재([뿔])나, 고기는 주인이 가져가고 가죽밖에 남긴 것이 없 ([개])는 존재는 읽는이의 가슴을 뜨끔하게 한다. 한편 이번 시집에 실린 도시문명에 대한 비판적 작품들은 지금까지 신경림 시에서 보기 어렵던 독특한 세계이다. [말을 보며][銀河] 같은 시편들, 특히 놈은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는 거대한 고래 라는 [은하]의 첫 행은 의미심장하다.


    제4부에는 신경림 시인이 혼자 살아가면서 유일하게 의지해온 모친의 죽음을 노래한 [저 소리는 어디에서] [편지] 등 주로 가족사에 대한 시편들을 모았다. 결국 시인은 모친상을 치르고 집을 옮겼고, [지상에 새롭지 않은 것은 없다](제1부)가 그 중에 씌어졌다. 이승을 떠난 친지들을 불러모아 저승의 가족을 만들고 칠순이 가까운 시인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 [편지]가 돋보이는데, 이 '이승 너머'에 대한 심상은 [비](제1부) 등에서도 발견된다.

    제5부는 연변, 베트남 등 우리와 밀접한 국가를 여행하고 쓴 기행시들이 실려 있다.


    말미의 산문 [시인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인은 기교에 치우쳐 왜소해진 우리 시풍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연스럽고 큰 울림을 지닌 시로 돌아갈 것을 말하고 있다. 그 자신 한결같이 자연스럽고 큰 울림을 지닌 시세계를 가꿔온 신경림 시인의 이 시집은 많은 독자와 시인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목차

    제1부

    떠도는 자의 노래

    특급열차를 타고 가다가

    누항요

    집으로 가는 길... 중략


    제2부

    아총

    유폐

    비에 젖는 서울역

    개미를 보며

    장미에게... 중략


    제3부



    인인

    맹인

    개... 중략


    제4부



    편지

    강 저편

    저 소리는 어디에서

    한 오백년 뒤의... 중략


    제5부



    소녀행 1

    소녀행 2

    신의주... 중략

    본문중에서

    눈을 감고도 나는 찾아 갈 수가 있다,

    장골목을 지나면 양조장,

    뿌연 저녁 연기 속, 된장국 끊는 냄새,

    밥 먹으라고 아이를 부르는 소리, 대문 여닫는 소리,

    반찬가게 주인 아주머니 호들갑스런 웃음소리,

    휘파람 소리, 라디오 소리,

    그 끝에 집앞 가로수까지 반들거리는 기름집......



    고향보다도 더 눈에 선한 강 건너 남쪽

    텅 빈 소도시의 저녁 하늘에

    노을이 발갛다.



    (강 건너 남쪽/ p.73)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5.04.06~
    출생지 충북 충주
    출간도서 88종
    판매수 47,301권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동국대 영문과에서 수학했다. 1956년 [문학예술]이라는 문예지를 통해 문단에 나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이 되었다. 만해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7년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로 있다. 시집으로는 [농무], [새재], [달넘새], [남한강], [가난한 사랑노래], [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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