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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일들에 대해 '좋아, 좋아'라고 말하는 조아조아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바람. 바람은 안 가는 데가 없고 그래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바람이 알고 있는 것을 누가 꺼내 주지 않으면 그것이 그냥 속에 묻혀 있다. 바람이 속에 품고 있는 얘기를 들어 줄 수도 있고 또 말을 할 수도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 조아조아 할아버지이다. 우리는 바람이 되어 조아조아 할아버지가 만나는 빈 집 털이 소년, 올빼미 아저씨, 거지 아들을 만난다. 세상은 아름다운 거라고 말하는 조아조아 할아버지 눈에 이들이 어떻게 보일까?



빈 집 털이 소년에게 조아조아 할아버지는 '현찰보다 값진 사람 마음 훔치는 법을 배우러 가자'고 한다. 장님인 올빼미 아저씨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세상에는 답답하다는 생각이 있을 뿐이고 눈으로 볼 수 없으면 코로 본다'고 올빼미 아저씨는 말한다. 더덕을 캐다 다친 올빼미 아저씨에게 조아조아 할아버지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하다가 머뭇거리지 않고 그만둘 줄도 알아야 한다. 욕심 많은 가겟집 주인 여자는 잃어버린 자기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더러운 거지꼴을 하고 자기에게 행여나 피해를 입힐까 봐서다. '보이는 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욕심있는 눈'을 눈앞에 있는 그대로 보게 하여 거지를 아들로 알아보게 한다. 자연은 싸우지 않는다. 사람이니까, 욕심 때문에 싸운다. 그러나 조아조아 할아버지는 바람이 태풍이 되어 한바탕 소동을 일으켜도 야단치지 않는다. 일어나는 일은 모두가 일어날 만해서, 일어나지 않을 수 없어서 일어나는 것이다. 실수로 조아조아 할아버지 눈에 티를 들어가게 해서 바람은 쩔쩔맨다. 그런 바람에게 살아서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라고 말하는 조아조아 할아버지, 바람이 안 좋아할 수 없다. 우리도 조아조아 할아버지를 좋아하기는 마찬가지 '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지은이인 이현주 선생님은 조아조아 할아버지를 통해 계속 우리에게 질문을 한다. 너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이지만 어렵지는 않다. 바라처럼 조아조아 할아버지를 따라 웃고 조아조아 할아버지를 따라 고개를 끄덕이면 된다. 어린이들이 '사는 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기에 어리다고 쉽고 가벼운 이야기만을 들려 줄 수는 없다. [조아조아 할아버지]는 근본적 물음을 통해 어린이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동화이다. 그림은 글과 같이 가면서 또다른 이야기를 한다. 글에서 느껴지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뭘까? 뭘까?' 계속 생각하게 한다.

1. 조아조아 할아버지와 바람이 들려 주는 파란색 이야기

2. 할아버지는 빈 집 털이 소년보다 빈 집을 더 잘 털어요

3. 조아조아 할아버지와 바람이 들려 주는 노란색 이야기

4. 올빼미 아저씨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5. 조아조아 할아버지와 바람이 들려 주는 분홍색 이야기

6. 욕심 많은 어머니는 거지 아들을 알아볼 수 없어요

7. 나는 조아조아 할아버지가 정말 좋아요

하루는 담배 가게 아주머니가 올빼미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쯧쯧,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도 이렇게 답답한 세상인데 올빼미 총각은 앞을 보지 못하고 얼나나 답답할꼬?"

그러자 올빼미 아저씨가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지요.

"답답 안 해요."

"뭐라고? 답답하지 않다고?"

"예."

"아무것도 못 보면서 어째 답답하지 않을까?"

"안 답답하니까요."

"뭐라고? 안 답답하다고?"

"예"

"아이구,답답해라.원 저렇게 답답한 사람이 어째서 답답하지 않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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