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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창작 동화. <겨레는 냅다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놀이터도 못 벗어나서 엎집 팔순이 누나의 곰발바닥 같은 두꺼운 손이 뒷덜미를 확 나꿔챘어요. "이거 놔! 놔 주란 말이야.", "안돼. 오줌 누기 전에는." 옆집 팔순이 누나는 겨레를 수돗가로 질질 끌고 가서 억지로 수도꼭지에 디밀었어요. "이 정도 마시면 오줌이 나올 거야. 가자, 꽃밭에." 옆집 팔순이 누나는 별명이 '불도그'예요. 아주 사납고 끈질기거든요.> 옆집 팔순이 누나를 비롯하여 <검은 인형>, <향순이의 요술 동화책>, <야야, 나는 거지가 될 테야> 등 4편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었다.

[옆집 팔순이 누나]는 <옆집 팔순이 누나>, <검은 인형>, <향순이의 요술 동화책>, <야야, 나는 거지가 될 테야> 네 개의 단편 모음입니다. 오랫동안 문학 공부를 해온 작가의 잘 맛물린 문장 때문에 아주 잘 읽힙니다. 어디에서 그렇게 어린 아이의 심리를 잘 잡아냈을까 싶어 혹시 저자의 어릴 때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 본문내용
<옆집 팔순이 누나>에 나오는 팔순이 누나는 별명이 불도그예요. 그 누나는 툭하면 사대독자 한겨레를 괴롭히지요. 오줌을 강제로 누게 하고요. 복수하기로 큰 맘을 먹고 겨레, 팔순이 누나에게 씩씩하게 가는데…… .
<검은 인형>은 미라가 검둥이 루시에게 아빠 인형을 선물로 주는 이야기지요. 아빠처럼 여기는 인형을 매일 울던 루시에게 아빠로 여기라고 검게 칠해서 주었는데 루시는 검은 인형을 받자마자 눈이 왕방울만해지네요.
<향순이의 요술 동화책>에서 향순이는 어느 날 오빠에게 동화책을 선물로 받지요. 향순이는 그 동화책을 자기가 보지 않고 아이들에게 물건을 받고 빌려 줍니다.
<야야, 나는 거지가 될 테야>에서는 나에게 선생님뿐 아니라 엄마도 거지가 될 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나는 동네 거지인 야야를 찾아 나섰어요.
자, 이 네 이야기.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 작가의 말
"열심히 놀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글을 쓰는 작가들은 어릴 적 자신을 말할 때 이런 말을 하곤 해요.
"나는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늘 방 안에 틀어박혀 책을 읽곤 했지요. 아마도 그 시절에 읽은 많은 책들이 밑거름이 되어서 작가가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정반대의 아이였어요. 초등학교 입학할 때 이름 석 자도 제대로 쓰지 못했고요, 1학년이 다 지나가는데도 어려운 글자를 쓰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제대로 읽을 줄도 몰랐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산과 들을 돌아다녔어요. 나물을 캐고, 꽃을 따 먹고, 온갖 곤충들을 쫓아다녔어요. 물고기도 따라 다녔어요. 해가 지는 줄도 모른 채 강가를 돌아다니다가 엄마에게 야단도 많이 맞았지요.
어릴 적에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놀았던 게 지금의 내가 글을 쓰는 데 많은 밑거름이 되었어요.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무엇인가를 얻는 것도 좋지만 행동이나 체험을 통해서 얻는 게 훨씬 값지거든요. 직접 체험을 할 수 없을 때, 그 때는 책이나 다른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 도움을 받는 거지요.
나는요, 공부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씩씩하고 밝은 마음을 가지는 게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릴 적에는 책을 너무 많이 읽는 것보다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아야 해요. 그러다가 바깥에 나갈 수 없는 날이나 심심할 때 있잖아요. 그 때 동화책을 읽으면 되지 않아요?

- 옆집 팔순이 누나 ... 9
- 검은 인형 ... 31
- 향순이의 요술 동화책 ... 55
- 야야, 나는 거지가 될 테야 ...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