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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 스튜(제2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2002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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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2년 제2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주요 문예지 등에 발표된 중·단편소설 중 심사를 거쳐 뛰어난 작품들을 모아 엮었다. 한 여인이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겪는 사랑과 그 상처, 그리고 갈등을 격렬하게 그려낸 대상 수상작인 권지예의 <뱀장어 스튜>를 비롯하여 대상의 자리를 겨루었던 김연수의 <첫사랑>, 천운영의 <눈보라콘> 등 7편의 추천 우수작 수상작품, 그리고 기수상작가 우수작인 최인호의 <유령의 집>을 수록했다.

출판사 서평

▶[ 권지예의 <뱀장어 스튜>가 선정되기까지 ]
제26회 이상문학상 심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문학평론가, 문학전공 대학교수, 작가, 문예지 편집자, 문학기자와 독자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의뢰한 앙케이트 추천을 종합하는 작업을 출발점으로 삼아, 조남현 편집주간 주재 하에 주관사 편집진이 수개월에 걸쳐 광범위한 각계 의견을 종합하여 예비심사를 마쳤다.
올해의 심사위원은 종전의 5명보다 2명이 늘어난 7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예심을 통과한 작품 15편 가운데 대상 후보작을 추천하는 제1차 투표에서 전원 일치로 권지예의〈뱀장어 스튜〉를 선정하게 되었다.
신인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 작가의 연륜에 대한 고려도 없지 않았으나, 제8회 대상 수상자 이균영(李均永) 씨의 경우 작품집 한 권도 내지 못한 신인인데도 대상을 받았고, 은희경 씨의 경우는 등단 3년 만에 대상을 받은 선례에 비추어, 이상문학상의 작품 본위의 심사 기준을 재확인하며 권지예의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그가 짧은 작품 활동으로 이상문학상의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는 것은, 연배나 등단 햇수에 관계없이 '우수한' 작품을 써 낸 작가에게 주는 이 문학상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게 되었다.

▶[ '뱀장어 스튜' 줄거리 ]
주인공인 그녀는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한 수술 자국과 자살하려고 동맥을 자른 자국을 아랫배와 오른쪽 손목에 지니고 있다. 축복받지 못한 아이를 출산한 상흔이고, 그 아이를 유럽의 어느 나라 누구엔가로 입양시켜야 했던 절망의 상흔이다. 그녀는 그 상처들을 혀로 핥아 주는 남자와 결혼해 프랑스에서 살면서 결핍인지 관성인지 분명치 않은 동기로 이삼 년에 한 번 한국에 와서 아이를 함께 만들었던 남자와 성교를 한다. 프랑스에 있는 남편에게서도 한국에 있는 남자에게서도 그녀는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다시 삼 년 만에 한국에 와 남자를 다시 만난 그녀는, 그의 처마 밑은 잠시 쉬어 가는 곳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다. 돌아온 그녀를 위해 남편은 삼계탕을 끓여 주는데…….



본문 소개
왠지 이 '뱀장어 스튜'란 그림은 내게는 쓸쓸한 감동을 준다.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예술가의, 일상에 대한 경의와 마지막 여자에 대한 예의가 느껴진다. 인생이란 화려하지도 않고, 더군다나 장엄하지도 않으며 다만 뱀장어의 몸부림과 같은 격정을 조용히 끓여 내는 것이 아닐까……. 스튜 냄비의 밑바닥처럼 뜨거움을 견디고 살아 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용히 스며들기 때문이다. 신이 조절한 타이머에서 종소리가 날 때까지 말이다. 하긴 꼭 뱀장어 스튜가 아니면 어떤가. 삼계탕이나 곰탕, 뭐 이런 것들도 조용히 끓고 있는 것이다. 본문 31쪽

이제 남편은 그녀의 오른손목을 혀로 핥기 시작한다. 엄격히 말하면 손목이 아니다. 오른손목에 자벌레처럼 오톨도톨하게 남은 흉터다. 오른손목의 푸른 정맥을 가로지른 그녀의 흉터 자국을 마디마디 혀로 핥기 시작한다. 마치 그것이 다른 여자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그녀만의 성감대이기나 한 것처럼. 그러고 나면 그는 마치 진압군처럼 비로소 전의가 충전되는 듯하다. 조금씩 격렬하게 그녀 몸의 여기저기를 수색하다가 맨 마지막으로 아랫배에 나 있는 또 하나의 흉터에 이르면 그는 그녀 속으로 깊이 투하해 마침내 폭발해 버린다. 아랫배엔 오래전 자궁에서 아이를 꺼내느라 생긴 흔적이 가시돋힌 철삿줄처럼 그어져 있다. 오른손목의 자벌레나 아랫배의 철삿줄, 둘 다 남편과는 상관없는 상처들이다. 남편을 만나기 오래전부터 그녀는 그것들을 몸에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본문 36쪽



[ 대상 수상작 <뱀장어 스튜> 심사평 ]
이상(李箱)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한 작품
외설에 가까운 격렬한 성 묘사가 오히려 잔잔하고 슬픈 생의 심연으로 잦아 들어가는 그 감동을 우리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다. 이상이 이 소설을 보면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 같은 참신한 은유 하나하나가 사원의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어울리면서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 이어령(문학평론가)
우리 소설문학의 한 자리를 차지할 작품
〈뱀장어 스튜〉는 상징과 비유를 내재한 일화, 삽화, 사건들로 직조해 낸 빼어난 작품이다. 우리 소설문학의 떳떳하게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격조 높은 작품이다. - 유재용(소설가)
신선한 충격 자아낸 역작
바퀴벌레, 닭, 흉터 들은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하기에 적어도 한 걸음은 더 내딛고 있었다. 일상의 작은 스침으로부터 삶과 죽음의 대비를 선명하게 그려 보이는 필치는 차라리 처연할 정도였다. - 윤후명(소설가)
세련된 기법이 돋보인 원숙한 작품
남편과 애인과 성에 대한 환멸의 기록이다. 소설의 탁월한 작품성과 강한 인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세련된 표현기법의 미는 신인답지 않은 원숙한 경지를 엿볼 수도 있게 한다. - 김인환(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상차리기와 성욕의 섬뜩한 은유
사랑의 숨은 파괴욕과 집착을 꿈틀거리듯 화려하게 승화시킨 뛰어난 작품이다. 욕망에 대한 치밀한 해부와 상황을 심미적으로 녹여 내는 부드러움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 권택영(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사랑과 상처의 아이러니
〈뱀장어 스튜〉는 평범으로 떨어지기 쉬운 소재를 기법을 통해 새로운 예술로 탄생시켜 놓고 있다. 이 작품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야기 소재에 대한 작가의 해석과 그것을 풀어 나간 뛰어난 기법이다. - 권영민(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
대상의 미화를 넘어서는 치장술과 연금술
〈뱀장어 스튜〉를 통해서 남녀의 불륜이라는 범속한 이야깃거리는 빈틈없는 구성력, 시적인 것과 산문적인 것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담론, 생동감 넘치는 상징적 장치 등의 힘을 빌리면서 의미 있는 서사체로 태어났다. - 조남현(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



저자 소개
[ 대상 수상작가 권지예에 대하여 ]
1960년 경북 경주에서 출생했으며,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8년 간 중학교 교편을 잡다가 1993년부터 프랑스 유학생활을 시작하여 파리 7대학 동양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학중 1997년《라쁠륨》에〈두 개의 꼭두각시 인형〉 〈상자 속의 푸른 칼〉로 두 번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작품으로 〈사라진 마녀〉 〈투우〉 〈나무 물고기〉 〈내 가슴에 찍힌 새의 발자국〉 〈섬〉 〈풋고추〉 〈고요한 나날〉 〈정육점 여자〉 〈행복한 재앙〉 등이 있다. 대학 재학 시절 <뜨거운 포말>로 이화문학상을, <피꽃>으로 이대학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올 3월부터 동해대 국문과 교수로 임용되어 문예창작론을 강의할 예정이다.

[ 추천우수작 · 기수상 우수작 작가에 대하여 ]
김 연 수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성균관대 영문과 졸업. 1994년 《작가세계》 문학상에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스무살》,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7번 국도》 《굳빠이, 이상》 등이 있다.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김 인 숙 1963년 서울 출생.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상실의 계절〉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함께 걷는 길》 《칼날과 사랑》 《유리 구두》 《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 장편소설 《핏줄》 《불꽃》 《긴 밤, 짧게 다가온 아침》 《그래서 너는 안는다》 《시드니 그 푸른 바다에 서다》 《먼 길》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윤 영 수 1952년 서울 출생. 서울대 역사교육과 졸업. 1990년 《현대소설》 신인상에 〈생태관찰〉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사랑하라, 희망없이》 《착한 사람 문성현》 《자린고비의 죽음을 애도함》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정 영 문 1965년 경남 함양 출생. 서울대 심리학과 졸업. 1996년 《작가세계》에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중편소설 《하품》,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 《핏기없는 독백》 등이 있다.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조 경 란 1969년 서울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 《나의 자줏빛 소파》, 중편소설 《움직임》,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등이 있다.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

천 운 영 1971년 서울 출생.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및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바늘〉로 등단했다. 소설집 《바늘》이 있다.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한 창 훈 1963년 전남 여수 출생. 한남대 지역개발학과 졸업. 1992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닻〉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 《가던 새 본다》, 장편소설 《홍합》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최 인 호 1945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영문과 졸업.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견습환자〉로 등단했다. 소설집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첫사랑》 《가면무도회》, 장편소설 《별들의 고향》 《내 마음의 풍차》 《지구인》 《바보들의 행진》 《도시의 사냥꾼》 《사랑의 조건》 《불새》 《겨울나그네》 《길 없는 길》 《사랑의 기쁨》 《상도》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불교출판문화상, 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제2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서...3
-제26회 이상문학상 대상 심사 경위...4

본심 심사평
이상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한 작품/이어령...8
우리 소설문학의 한 자리를 차지할 작품/유재용...10
신선한 충격 자아낸 역작/윤후명...12
세련된 기법이 돋보인 원숙한 작품/김인환...14
상차리기와 성욕의 섬뜩한 은유/권택영...16
사랑과 상처의 아이러니/권영민...19
대상의 미화를 넘어서는 치장술과 연금술/조남현...22

대상 수상작
뱀장어 스튜/권지예...29

대상 작가 자선 대표작(중편소설)
내 가슴에 찍힌 새의 발자국/권지예...61

추천우수작(가나다 순)
첫사랑/김연수...109
밤의 고속도로/김인숙...133
이인소극(二人笑劇)/윤영수...161
죽은 사람의 의복/정영문...195
마리의 집/조경란...219
눈보라콘/천운영...255
여인/한창훈...281

기수상작가 우수작
유령의 집/최인호...305

권지예의 수상 소감과 문학적 자서전
권지예 수상 소감
삶의 진실을 각인하는 녹슬지 않는 펜촉...335
권지예 나의 문학적 자서전
운명적 짝사랑, 소설을 향한 집념...339

<뱀장어 스튜>의 작품 세계와 작가 권지예
임헌영 권지예의 <뱀장어 스튜>와 그 작품 세계
갇힌 영혼의 해방을 위하여...355
이현식 작가 권지예를 말한다
정갈하고 차분하게 갈무리된 삶의 표정...368

-'이상문학상'의 취지와 선정 방법...375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

아주 우울한 날에는 화집을 뒤적거린다. 화가들이 매혹 당했던 생의 어느 순간, 화폭에 영원히 살아남은 인물들과 사물, 자연. 그것들이 나를 유혹한다. 오래전 화가의 육안에 비쳤던 그것들이 내 눈에 되살아나는 순간, 나도 시공을 뛰어넘어 그들의 삶에 뛰어드는 것 같다. 지독히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하지 않으면 살아내기 힘들었을 그들의 삶. 모든 예술의 원천은 사랑과 광기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열정이 아닐까. 미치지 않고 빠지지 않고 자기 존재를 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림은 전염력이 강하다. 미치고 싶을 때 나는 그림을 본다. "경주에서 태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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