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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택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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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우리나라 인문지리서의 전범, 《택리지》

    《택리지》는 실학사상에 바탕을 둔 대표적인 인문지리서로서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영조 때의 지식인 이중환은 나직나직한 우리 산천을 잼처 밟으며 각 고을의 인심과 풍속, 역사와 문화, 물자 등을 논했다. 정보 나열식의 여느 지리서와 달리 이 책은 역사와 문학과 철학을 모두 아우르는 가운데 우리 땅의 진경을 펼쳐 보임으로써 가히 인문지리서의 전범이 되었다. 일찍이 육당 최남선도 《택리지》를 “우리나라 지리서 중에서 가장 정요精要한 인문지리학의 시초”라고 평했다. 여기에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본원적인 터전에 대한 동경이 짙게 배어 있다. 이는 당쟁의 폐해가 극에 달했던 당시 정국과 깊은 관계가 있는바, 이중환 역시 그 한복판에 있었다.
    숙종 16년(1690년)에 태어난 이중환은 성호 이익의 학풍을 이어받아 일찍부터 그 재능을 인정받았다. 24세 때 병과에 급제한 그는, 김천도찰방을 거쳐 병조좌랑에 오름으로써 출세 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그러나 30대 한창인 나이에 당쟁에 휘말리면서 모진 고문을 감내해야 했고 여러 차례 유배 길에 올랐다. 이후 정처 없이 팔도를 떠돌며 사대부가 숨어 살 만한 땅을 찾는 데 몰두한 그는, 마침내 환갑을 전후한 1750년 무렵에 《택리지》를 완성했다.
    여기에는 당쟁의 폐해를 온몸으로 겪은 뒤 세상을 피해 고요한 곳에 안거하고자 한 이중환 자신의 실존적 절박함이 진하게 투영되어 있다. 《택리지》는 ‘혼란한 시대에 사대부가 거할 곳은 어디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리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곧 구체적인 삶의 터전으로서 이 땅을 살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한 지식인의 감동적인 우리 국토 편력기

    《택리지》는 그 구성에서부터 단순한 사전식 지리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을 보인다. 이 책은 크게 사대부가 농·공·상과 구별 지어진 내력을 밝힌 <사민총론>, 팔도의 개성과 질을 논한 <팔도총론>, 어디가 살기 좋은 곳인지를 논한 <복거총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민총론>에서 이중환은 인간은 본디 모두 평등했으나 각종 예가 번잡해지고 계급이 분화되면서 사대부와 농·공·상이 갈라졌다고 했다. 사·농·공·상은 그저 직업의 차이에 불과하며, 이들을 구분하여 차별하는 것은 근본에서 어긋난다고 보았다. 이중환은 옛 성인의 어진 법을 닦으면 사·농·공·상이 다 하나라는 평등사상을 제시함으로써 지배층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순 임금은 요 임금 때 사대부였지만 농·공·상의 일을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후세에는 왜 꺼리게 되었을까? 자신이 사대부라 하여 농·공·상을 업신여기고, 농·공·상의 신분으로서 사대부를 부러워한다면 이는 모두 그 근본을 모르는 것이다. 성인의 법이 어찌 사대부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 농·공·상도 모두 실천할 수 있을 것일진대, 사대부와 농·공·상의 다른 점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p.15~p.16)

    이중환은 왜 지리를 논하면서 사회 계층에 대해 언급했을까? 그는 당시 현실 정치에서 배척된 아웃사이더로서, 세상을 피해 살 만한 곳을 찾는 데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복거총론> 인심 편에서 말했듯이 그는 전국 어디를 돌아다녀도 사대부가 거할 만한 곳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당쟁의 폐해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지리서에서 당쟁의 시초와 그 폐해를 장황할 정도로 논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대부가 살지 않는 곳을 가려서 두문불출하여 홀로 그 몸을 닦아 착하게 살면 비록 농부가 되거나 공인이 되거나 장사꾼이 되더라도 그 안에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으니, 이는 곧 “옛 성인의 어진 법을 닦으면 사·농·공·상이 하나다”라는 <사민총론>의 주제와도 통한다.
    <팔도총론>에서는 각 도의 내력, 자연 환경, 풍속, 물자, 인물 등 팔도의 인문지리를 개괄적으로 보여 준다. 여기에는 근 삼십 년간 온 나라를 유랑한 이중환 자신의 체험이 진하게 녹아 있는바, 《택리지》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본문중에서

    “무릇 산수란 정신을 온화하게 하고 감정을 화창하게 한다. 사는 곳에 산수가 없으면 사람들이 거칠어진다. 그러나 산수가 좋은 곳은 생업이 풍부하지 못한 곳이 많다. 사람들이 자라처럼 숨어 살 수 없고 지렁이처럼 먹지 못하니, 한갓 산수만을 구해 살 수는 없다. 그러므로 기름진 땅과 넓은 들과 지리가 아름다운 곳을 골라 집을 짓고 사는 것이 좋다. 십 리 밖이나 한나절 거리 안에 산수가 빼어난 곳을 사 두었다가 때때로 오가며 근심을 풀고, 혹은 머물렀다가 돌아올 수 있다면, 이야말로 자손 대대로 이어나갈 만한 방법이다.”(/p.246)

    이 중 특히 인심 편을 주목할 만한데, 이중환은 여기에서 팔도 서민들의 인심을 비교하여 논했다. 그는 인심이 순박하고 두텁기로는 평안도를 으뜸으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 풍속이 질박하고 진실한 경상도를 꼽았다. 반면 전라도나 함경도 등은 폄하했는데, 이는 그후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이중환은 이 편에서 사대부의 인심을 따로 살폈는데, 여기에서 그는 사색당쟁의 시초와 그 과정을 비교적 자세하게 논하면서 당쟁의 폐해를 이렇게 통탄했다.

    “대개 사대부가 사는 곳은 인심이 고약하지 않은 곳이 없다. 당파를 만들어 건달패를 끌어들이고, 권세를 부려 일반 백성들을 괴롭힌다. 자신은 절제하지 못하면서 남의 비판은 듣기 싫어한다. 모두 한 지방의 우두머리가 되기만을 바라며, 당색이 다른 자와는 같은 마을에서 함께 살지 못한다. 혹시라도 다른 당색끼리 이웃하게 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비방하고 욕한다.”(/p.186)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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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산업 도시로 바뀌어 버린 군산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강대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을 중퇴했다. 어려서부터 한문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 온갖 고전을 즐겨 읽었다. 그 결과 우리 고전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은 '오래된책방' 시리즈를 비롯해 '서해클래식' 등을 기획했고, [징비록]을 번역했다.
    이 외에 관여해 출간한 책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 [한국의 모든 지식](지음) [1면으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 1, 2, 3](기획) [조선동물기](엮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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