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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장편동화. 정월 대보름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철이는 심한 감기로 앓아누웠습니다. 걱정을 하시던 할머니가 대추랑 모과랑 파뿌리를 넣고 약을 다렸습니다. 약냄새가 방안에 가득하자 속이 울렁거렸습니다. 약을 먹지 않겠다고 투정을 부리자 할머니는 곶감 하나를 주었습니다. 가까스로 약을 먹던 철이는 그만 방바닥에 토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침상을 밀쳐 놓은 할머니는 걱정스런 눈길로 철이를 바라보는데...개구쟁이 철이의 해맑은 모습이 밝고 맑게 그려진 동화책.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에서 아름다움에 대해, 보는 사람의 눈은 결국 개개인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주관적이며, 누구에 의해, 혹은 무엇에 의해 감동을 받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길러지는 것입니다.

파랑새어린이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키워 주고자 합니다. 곱고 맑은 이야기 속에서 웃음이라는 눈을, 고난의 이야기 속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애정의 눈을 길러내고자 합니다. 동화를 읽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보다 넓고 깊어집니다. 그리고 오월의 숲처럼 싱그러운 희망의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표동화" 시리즈는 이런 취지로 우리 아동문학의 대표적인 중견작가의 신작 작품들을 모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꿈과 그리움의 샘을 맛볼 수 있는 아동문학의 대표적인 명작선이 될 것입니다. 가볍고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닌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동화를 읽는 즐거움의 세계로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제1차로 선보이는 [배꽃 향기]는 권용철님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장편 신작입니다. 특히 이 이야기는 마음속에 30년 가까이 담아 두었던 어린 시절의 성장동화입니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갈야"는 작가의 동화의 샘이며 삶의 우물과도 같은 곳입니다. 여기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가슴속에 품었을 만한 어린 시절의 추억, 희망, 사랑, 자유, 죽음 등이 있습니다.

한 권을 읽은 후에 독자분들의 마음의 샘은 은은한 배꽃 향기로 가득찰 것입니다. 저학년, 고학년으로 단계를 구분하여 어린이 독자와 부모가 책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본문 내용
작은 시골 마을 "갈야"에 살고 있는 철이의 일상이 연작동화로 펼쳐집니다. 감기로 고생하는 철이를 위해 칠성님께 간절한 기도를 아끼지 않는 할머니, 일찍 저 세상으로 가 버린 어린 누이, 그 누이가 새가 되어 우는 듯하는 소쩍새의 울음소리에 귀기울이는 철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이해가 보입니다.

철이의 영원한 친구 국이와 함께 용이 될 물고기가 산다는 우물에서 낚시질을 하다가 혼나는 일, 찔레순을 꺾어 먹으려다가 뱀이 나타나 "용왕님, 용왕님 이제 나왔습니까" 하고 가슴 두근거리며 인사하는 모습 등은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새로 이사온 은애에 대한 철이의 두근거림, 시집가는 누나를 하염없이 그리워하는 철이의 모습 속에서 어린 시절의 작은 성장이 과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보리갈이를 하면서 밭에 뿌려진 보리 씨앗을 희망의 씨앗으로 받아들이는 철이의 모습 속에 희망찬 미래가 보입니다.

나는 이 작품을 쓰는 동안, 생생한 감동과 백합꽃 향기처럼 진한 예술성, 맛있는 과일 같은 재미, 읽을 때마다 새로운 뜻이 드러나는 맑은 생의 비밀을 지닌 동화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 비밀이란 꿈, 희망, 사랑, 그리움, 자유, 평화,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 생명의 고귀함, 저 세상, 종교, 겨레의 삶의 빛깔 등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저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