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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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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소중한 사물들, 내 인생의 징검다리

주변의 사소한 많은 사물들은 우리가 건너는 인생이라는 물살 위에 놓인 징검다리다. 그것에 의지해 우리는 또 다른 피안의 세계로 건너가고 말지만 우리의 발자국이 찍힌 그것들은 여전히 남아 건너간 자의 꿈과 사랑과 눈물을, 쓸쓸하지만 정답게 추억할 것이다. 이번에 마음산책에서 출간한 「인생은 지나간다」는 사물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구효서의 자전 이야기이다. 자기와 항상 함께 있으면서도 별로 기억하지 않으면서 살다가 불현듯 친근한 존재로 다가오는 사물들. 때로는 유년의 아스라한 기억이 새겨져 잇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담고 있기도 한 인생의 징검다리들. 이 책은 바로 그 징검다리를 하나하나 밟으며 모아 두었던 소중한 기억들과 만나는 이야기 묶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자리한 친근한 사물들을 주인공으로 초대한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어린 시절의 손때와 추억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작은 사물들이다. 그들은 우리의 기억만큼 나이를 먹고 우리가 떠나간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물동이, 테레비, 전화, 라디오, 도시락... 저마다 다른 얼굴들을 하고 있는 소중한 기억의 보따리들. 그들의 표정은 우리의 옛 모습이기도 하고 우리 기억 속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그들을 보며 우리는 지나간 인생의 물살을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간다.


▶ 사진작가 김홍희의 뛰어난 사진들과 함께 편집

구효서의 「인생은 지나간다」는 한마디로 인생을 머금은 책이다. 그 속에는 사물들에 얼룩진 눈물과 사랑과 추억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기에 사물들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며 우리 인생의 여정이다. 저자 구효서의 꿈꾸는 글과 살아 숨쉬는 옹기 항아리와 같은 사진을 함께 담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친근한 눈길로 바라보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들에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 구효서의 슬쓰기 여정은 그 자체로 그의 삶의 여정이며 기억 속의 아스라한 그림이다. 그리고 그는 그가 그리는 그림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그림 밖으로 나와서 스쳐 지나가 버린 자기 인생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도 한다.

목차

1. 글 머리에
2. 물동이
3. 양변기
4. 테레비
5. 세고비아 음반
6. 거울
7. 의자
8. 자동차
9. 주전자
10. 연필
11. 시계
12. 책
13. 젓가락
14. 전화
15. 종이
16. 라디오
17. 책상
18. 담배
19. 도시락
20. 사진
21. 주걱

본문중에서

물동이는 ||^물||^을 담아 놓는 ||^동이||^다. 동이는 질그릇의 일종이다. 둥글고 배가 부르며 아가리가 넓다. 둥글고 배가 부르며 아가리가 넓다. ||^배가 부르며 아가리가 넓다...||^ 의인법으로 표현된다. 사람 곁에 사람과 사는 사물은 이와 같이 취급을 받는다. 물동이 같은 것은 깨지지만 않는다면 누천년을 간다. 인간의 수명에 댈 게 아니다. 저 삼한 시대의 고분에서 출토되는 질그릇들을 보자. 사람의 뼈는 흔적이 엇거나 기껏 기토로나 남아 있기 십상인데 질그릇은 당장 가져다 써도 무방할 만큼 생생하다. 섬뜩하다. 그것은 한때 사람의 필요에 의해 사람과 같이 있으면서 사람을 닮아 갔다. 그랬기 때문에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출토된 그것들은 이제 죽어 없어져 버린 그 사람에 대해 많은 말들을 전해 준다. 깨져도 그것은 여전히 한 얼굴을 가진 사람 취급을 받았다. 서낭당 돌무더기에 깨진 물동이가 버려져 있다면 그게 누구네 물동이인지를 사람들은 다 알았다. 물동이에도 표정이 있었다. 세상의 많은 물동이들은 한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 요즘은 옹기나 질그릇을 기계로 찍어 내는 경우가 많아서 그 얼굴이 그 얼굴이요 그 표정이 그 표정일 때가 많다. 하지만 예전엔 비록 비슷하긴 해도 꼭 같은 것은 없었다. 사람 취급할 만했다.

물동이/ p.18-19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8.09.25~
출생지 강화도
출간도서 51종
판매수 9,528권

1957년 강화도 출생. 1987년 중앙일보에 「마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별명의 달인』 『아닌 계절』, 장편소설 『늪을 건너는 법』 『라디오 라디오』 『비밀의 문』 『내 목련 한 그루』 『나가사키 파파』 『랩소디 인 베를린』 『동주』 『타락』 『새벽별이 이마에 닿을 때』 등이 있으며,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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