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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사슬 : 최제훈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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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제훈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8년 10월 24일
  • 쪽수 : 34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53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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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퀴르발 남작의 성] [일곱 개의 고양이 눈]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작가 최제훈
5년 만의 신작 장편


통념을 뒤집는 빼어난 상상력과 절묘하고 기발한 구성으로 단숨에 주목받은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에 이어 첫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자를 이야기의 미궁 속에 빠뜨리는 탁월한 재능"(한국일보문학상 심사평)을 펼쳐온 작가 최제훈이 [나비잠] 이후 5년 만에 신작 장편 [천사의 사슬]로 돌아왔다.
의문의 화재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앞에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 사건의 열쇠를 쥔 그가 털어놓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수사를 혼란에 빠뜨리는 가운데, 소설의 안과 밖이 서로 얽혀들며 사건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속도감 넘치는 미스터리, 현실과 환상이 엇갈리는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이 긴장감을 자아내며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최제훈의 신작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될 놀라운 미스터리.

출판사 서평

"하긴 그런 얘길 누가 믿겠어요.
거짓말이거나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어느 쪽이 더 나쁠까요?"


소설은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에 관한 짧은 신문 기사에서 시작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 고통에 몸부림친 흔적이 전혀 없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는 사체. 아무런 단서도 없어 보이던 사건 수사는 그러나 또다른 화재 현장에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된 혼혈 소년 ‘마롤리’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전개를 맞이한다. 스리랑카 출신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이 소년의 이름은 타밀어로 ‘메아리’라는 뜻. 그와 함께 다른 두 명의 희생자의 존재가 드러나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마롤리는 취조실에 앉아 담당 형사 ‘이석’에게 순순히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아버지를 찾아 떠난 여행, 불과 연금술, 최초의 인간과 불멸의 존재에 대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사실인지 망상인지 모를 기묘한 이야기. 그리고 마롤리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곳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소설의 다른 한편에서, 최제훈의 특기이자 인장이라 할 겹겹의 이야기 장치가 매혹적인 구성의 정교함을 더한다. 불을 소재로 한 범죄소설을 구상하는 소설가, 그가 설계하는 대로 진행되는 소설 속의 이야기. 소설가를 둘러싼 현실의 세부가 소설 속에서 같은 듯 또 다르게 반복해서 등장하면서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고, 소설가가 현실에서 수집한 소재와 인물들이 그에 의해 상상의 숨결이 더해져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혹은, 작가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불쑥 튀어나온 인물이 저 스스로 이야기 속에서 살아 숨쉬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연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자신이 예정한 필연적인 결말을 향해 이끌어가던 소설가 역시, 어느 시점에서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을 맞닥뜨린다. 말하자면 소설에는 두 가지 반전이 마련되어 있다. 하나는 소설 쪽에서, 다른 하나는 소설가 쪽에서. 아니, 어쩌면 그것은 사실 하나의 반전일지도 모른다.

당신의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이야기 너머, 꿈틀거리는 또다른 이야기
그 끝에서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비밀


긴장감 넘치는 한 편의 추리소설로서 [천사의 사슬]의 서사를 날렵하게 이끌어나가는 최제훈의 솜씨는 그간 그에게 쏟아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과 물 흐르듯 매끄러운 전개가 서사에 속도감을 더하고, 치밀한 조사와 독서에서 비롯되었을 풍부한 디테일과 설정이 구성에 견고함을 부여하며 한순간도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소설 곳곳에 흩어져 있던 자그마한 단서들이 낱낱의 기계 부속처럼 절묘하게 맞물려 들어가며 또다른 진실을 만들어내는 반전은 잘 짜인 이야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쾌감이다. 그 끝에서 사건의 내막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듯 보이는) 결말을 맞이하는 경험은 말끔하고 산뜻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쾌감을 배가하는 것이 불과 연금술을 비롯한 흥미로운 모티프와 숱한 신화적 상징들이다. 이는 소설 전반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일 뿐 아니라 치밀하게 안배된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이자 복선, 나아가 종국에는 소설 자체를 다시 쓰이게 하는 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설 속 마롤리의 이야기와 그를 둘러싼 이야기, 그것을 쓰는 소설 속 소설가의 이야기, 서로 다른 층위에서 진행되는 듯 보이던 그 이야기들이 어느새 조금씩 서로의 경계를 침범해 들어갈 때, 그리하여 그 이야기들이 뒤얽혀 마침내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이야기로 태어날 때, 숨겨진 복선처럼 그 모든 상징들이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치였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은 [천사의 사슬]이 품은 또다른 놀라움이다. 마치 대상을 미세하게 어그러지게 비추는 소설 속 거울처럼, 하나의 이야기는 같은 듯 또 다르게 반복되는 다른 이야기로 분열되고, 깨진 유릿조각들을 한데 녹이는 소설 속 도가니처럼, 각각의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로 녹아 다시 태어난다. 그렇게 현실과 환상, 진실과 거짓이 서로 몸을 바꾸어 현실도 환상도 아닌, 진실도 거짓도 아닌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그럴 때 이야기는 누구의 것이 되는 것일까. 아니, 이야기는 본래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것일까. 결국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라는 것일까.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끝난 곳에서, 작가는 모든 의문을 뒤로하고 짐짓 짓궂은 농담만을 던질 뿐이다. "괜찮습니다. 그런 얘길 누가 믿겠어요."(341쪽)

목차

천사의 사슬 … 9

작가의 말 … 335

본문중에서

언제나 이야기는 사소한 우연에서 시작된다. 우연은 변신에 대한 꿈이자 가능성, 필연적으로 시들어 떨어질 꽃들 위를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기는 한 마리 나비이다.
(/ p.10)

지붕을 뚫고 솟구쳐 머리를 풀어헤친 불보라가 내 안으로 침투해 오장육부를 헤집어놓았다. 텅 빈 나는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조악한 문명의 흔적 하나를 품고 밤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붉은 괴물을, 사물의 경계를 허물고 카오스로 역행하는 검은 구멍을. 그건 정말이지, 황홀한 광경이었다.
(/ pp.100~101)

불이란 건 참 신기해요. 피어오르는 순간 어떤 장소든 경건하면서 아늑한 분위기로 물들이잖아요. 살갗이 녹아 서로 들러붙는 것 같은, 무슨 얘기를 털어놓아도 마음으로 곧장 스며들 것 같은 분위기.
(/ p.125)

"신들은 영향력에 비해 책임감이 부족한 존재 같아요. 일관성이 없고 매사에 제멋대로잖아요. 사람들이 너무 떠받들어줘서 그래요. 엄마만 해도 좋은 일이 생기면 항상 신에게 감사를 드리지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카르마를 들먹이며 전생의 업보라고 자책했거든요. 전 그 말이 싫었어요. 기억도 못하는 전생의 죄를 왜 내가 뒤집어써야 하죠? 작년에 핀 벚꽃과 올해 핀 벚꽃은 엄연히 다른 꽃인데."
(/ p.141)

상상의 세계에 골몰하다가 고개를 들어 실제 세상을 돌아보면 나를 통해 주위 풍경에 이야기가 스며든다. 이야기를 머금은 풍경은 다시 자유자재로 몸을 바꾸어 상상의 세계 속으로 스며든다. 나는 이야기의 안과 밖이 교통하는 실크로드가 된다.
(/ p.184)

"결말이란 게 거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가능성을 하나만 빼고 모두 배제시키는 거잖아요. 게다가 그 하나는 거기까지 오는 과정의 필연적인 귀결이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제한까지 있고. 그게 싫은 거죠."
(/ p.225)

탐정이 누구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카피에 힘입어 근대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된 합리적 이성의 대변자들이다. 그들에겐 이성적 방법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나아가 이 세계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음을 증명할 의무가 있다.
(/ p.241)

누구에게나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서부터 논픽션인지 칼로 자르듯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지점이 있기 마련이다. 때론 산책로를 벗어나 나무들이 기괴하게 우거진 숲을 헤매는 게 유용한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 p.242)

완전한 신이 만든 불완전한 세상. 항상 이게 문제였어.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이 아득한 골짜기를 메우기 위해 무수한 언어와 피를 쏟아부었지.
(/ p.250)

악마는 사람들 안에 잠복해 있는 것도 외부에 별개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야. 악마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 부싯돌이 부딪쳐 불꽃이 일듯, 칫, 그렇게 생겨나는 거지.
(/ p.251)

오늘은 정말 열세번째 종이 울리는 게 아닐까? 그러면 지구의 종말이 올지도 몰라. 마법이 풀리고 모든 게 변하는 거야. 원래의 누추한 모습으로.
(/ p.32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3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11종
판매수 8,390권

200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과 장편소설 [나비잠]이 있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으로 한국일보 문학상(2011)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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