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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 : 구상 산문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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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구상
  • 출판사 : 나무와숲
  • 발행 : 2017년 09월 14일
  • 쪽수 : 31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3632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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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04년 우리 곁을 떠난 ‘구도의 시인’ 구상 산문선집

시인은 세상을 떠났어도 그의 작품이 독자의 가슴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것을 보는 기쁨!
시인의 따뜻한 인간관, 폭넓은 세계관,
깊이 있는 종교관에 새삼 감동하게 된다.
- 이해인 수녀

2004년 우리 곁을 떠난 ‘구도의 시인’ 구상 산문선집 [한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가 발간되었다. 그가 남긴 수많은 글들 중에서 그의 인생과 철학, 종교관, 세계관 그리고 문학관 등을 총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소중한 텍스트라 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 임헌영은 "동서 고전에 선을 긋지 않았고, 학문적 영역에서도 경계를 넘나들었으며, 벗을 사귐에도 직업이나 빈부귀천은 물론이고 신앙이나 이념의 구분을 따지지 않았"던 구상의 산문은 "입심 좋은 초로의 노인이 아무런 부담감 없이 펼쳐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가깝다"고 말한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생애가 아무 가감 없이 솔직하게 펼쳐지는가 하면 삶이란 무엇이며 문학이란 무엇인지, 또 종교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가 평생 끈질기게 붙들고 늘어졌던 문제들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이중섭 화백, 시인 마해송·김광균·오상순 등 우리 문화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과의 깊은 인연도 담겨 있다. ‘천의무봉한 인간’이었던 구상 시인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산문집인 셈이다.

노벨문학상 본선 심사에 두 차례나 오르고 세계 200대 시인의 반열에 올랐던 구상 시인이 남긴 발자취는 크고 또렷하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단지 시만이 아니다. 정계 입문 등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오로지 시인의 길을 꿋꿋이 걸었던 그의 올곧은 삶과 구도자적 자세, 그리고 따뜻한 성품으로 인해 그는 많은 이들의 정신적 스승이자 아버지였다. 그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이중섭 화백의 그림을 판 값 1억 원 전액을 수도원에 사제양성기금으로 내놓는가 하면, 장애우 문학지 [솟대문학]에 2억 원을 쾌척하는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도 늘 관심을 가졌다.

한 촛불이라도 켜는 삶
"한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낫다!"


구상 선생은 "오늘날 우리들의 주변을 돌이켜보면 자기 삶을 충실히 하려는 사람들보다 남의 삶이나 세상살이를 떠벌리고 비난하고 통탄하는 데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며 "오늘이 영원과 무한의 한 과정이고, 한 시간이고, 한 공간"이므로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낫다"고 이야기한다.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유자효 회장은 "아무쪼록 이 책이 일반 독자와 연구자들에게 널리 읽혀 삶의 훈향(薰香)으로 퍼져" 나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구상 선생의 생애는 영원한 물음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한 해답을 우리에게 다정하게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추천사

‘관수재’ 서재에서 선생님과 함께 듣던 새소리를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글과 인품의 향기로 많은 이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한 작가의 일생이 들어 있는 책 [한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 시인은 세상을 떠났어도 그의 작품이 독자의 가슴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것을 보는 기쁨! 이 책을 읽다 보면 시인의 따뜻한 인간관, 폭넓은 세계관, 깊이 있는 종교관에 새삼 감동하게 된다. 한때 사제를 꿈꾸었던 시인이기에 그는 어쩌면 시대의 아픔을 보듬고 세상의 고뇌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며 불면의 밤을 보낸 것은 아니었을지! 누구보다 강을 좋아한 그의 글들에는 사소한 일에도 존재론적 사유를 풀어내는 철학이 출렁이고, [밭 일기]의 연작시에서처럼 흙냄새 나는 일상의 행복이 글의 행간마다 보물로 묻혀 있다. 큰 나무를 닮은 예언자적 시인이 전하는 삶의 진리, 사랑 그리고 선을 재촉하는 목소리에 차분히 귀 기울여 보자.
- 이해인 / 수녀,시인

풀꽃 같은 삶이란 어떤 것일까. 그 해답을 구상은 한 촛불이라도 켜려고 노력하는 삶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을 사랑했던 펄 벅이 1960년 서울에 왔을 때, 11월 4일 공초 오상순의 명동 청동다방으로 찾아가 사인북에다 남긴 말이 “한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 어둡다고 불평하기보다 낫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들꽃 사랑이란 현실 사랑의 지표인 것이고, 구상의 산문은 우리들 가슴에 촛불을 켜게 해준다.
- 임헌영 / 문학평론가,민족문제연구소 소장

목차

책을 내며

1부 나의 인생 행각기

나의 금잔디 동산
아버지의 유훈과 형의 교훈
나의 대학 시절
나의 기자 시절
고마운지고 반려인생
8·15의 추억 몇 가지
낙동강변 나의 시골집
무등병 복무
나의 인생 행각기
강, 나의 회심의 일터

2부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나의 문학적 자화상
나의 시의 좌표
자기 존재에 대한 물음
삶의 보람과 기쁨
홀로와 더불어
존재의 신비
참된 휴머니즘
명인·명품들의 여향(餘香)
예술인의 자세
정신적 고려장

3부 나의 친구 이야기

이중섭의 인품과 예술
야인 김익진 선생과의 영혼놀이
깡패 시인 박용주 형의 추억
마해송 선생의 인품
한 은수자(隱修者)의 죽음
무영 선생의 만년
김광균 형을 산에 묻고
조각가 차근호 이야기
공초 선생의 치세훈(治世訓)

4부 가진 것 없이 베풀기

무료와 은총
저승길 차림
순교자와 예술가
실존적 확신
불교와 나
가진 것 없이 베풀기
죄와 은총
발밑을 살피다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자
망자와 더불어

5부 아름다운 시비

인간 왜소화
아름다운 시비
인간꽃밭
여성 3제
들풀과 선물
청춘의 가능성
삶의 본보기 셋
고민의 과대망상증
성급과 나태
한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
정치가의 용기

작품해설 한 촛불이라도 더 켜는 삶 _ 임헌영

본문중에서

오죽해야 어머니는 매양 "나는 네가 세상에서 잘났다는 소리를 듣느니보다 그저 수굿이 살아 는 게 소원이다"라는 애원에 가까운 당부를 하셨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사흘 전 나를 불러 앉히시고는 "너는 매사에 너무 기승을 하지 말라! 아무리 의롭고 바른 일이라도 기승을 면 위해를 입느니라" 하시면서 [채근담]을 손수 펼쳐 짚어 보이신 것이 다음과 같은 구절이다. "조금 줄여서 사는 것이 조금 초탈해 사는 것이니라."
(/ p.20)

불쑥 이렇게 말하면 독자들은 이해가 안 가겠지만 내가 일찍 열다섯에 가톨릭 신부가 되고자 베네딕도 수도원 신학교엘 들어갔다가 3년 만에 환속을 했고 일반 중학으로 전입했으나 퇴학을 당했으며, 문학을 한답시고 고향의 소위 불령선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유치장 신세가 일쑤고 하니 어느새 스물 안짝에 교회에선 이단아요, 가문에선 불효자요, 마을에선 ‘주의자’가 되었다는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 p.23)

어쩌면 매서운 현실 고발의 시다. 그러나 나의 상념은 강을 통하여 역사에 대한 낙관을 획득한다. 즉 우리의 오늘의 삶이 아무리 연탄빛 강으로 흐르고 그 오염이 징그럽게 번득이더라도 언젠가는 푸른 바다에 흘러들어 맑아질 그날이 있을 것을 나는 믿고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오늘의 저 눈 뒤집힌 삶이 가엾기까지 한 것이다.
(/ pp.81~82)

대구 시절 하루는 중섭이 빙글빙글 웃으며 예의 양담뱃갑 은지에다 파조(爬彫)한 그림 한 장을 내보이며, "음화를 보여 줄게." 하였다. 참으로 음화라면 거창한 음화였다. 그 화면에 전개되고 있는 것은 위에서 말한 산천초목과 금수어개와 인간까지가, 아니 모든 생물이 혼음 교접하고 있는 광경이었다. 이는 구태여 범신론적 만유나 창조주의 절대 사랑과 같은 인식의 세계가 아니라 그 자신이 만물을 사랑의 교향악으로 보는 사상의 실체였다.
(/ p.161)

오늘날 우리들의 주변을 돌이켜보면 저렇듯 소행 삼매에 들어 있는 사람은커녕 자기 삶을 충실히 하려는 사람들보다 남의 삶이나 세상살이를 떠벌리고 비난하고 통탄하는 데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성싶다. 한마디로 말해 제 일과 제 허물은 선반 위에 올려놓거나 제 눈의 대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끌만을 보거나, 제 발밑은 살피지 않고 세상살이 걱정부터 앞세우는 사람들로 차 있는 것이다.
(/ p.230)

저자소개

생년월일 1919~2004
출생지 서울 이화동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469권

본명은 상준(常浚)으로 1919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4년 세상을 떠났다.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중도에 포기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41년 니혼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였다. 귀국 후 1946년 원산문학가동맹에서 펴낸 동인시집 《응향(凝香)》에 서정시 <길>·<여명도(黎明圖)>·<밤>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다. 이 동인지에 실린 시로 인해 북조선예술총동맹으로부터 반동 시인으로 비판받으면서 1947년 월남하였다. 6·25전쟁 때 종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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