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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맥스웰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

전미도서상 수상작 《안녕, 내일 또 만나》에 이어 윌리엄 맥스웰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가 출간되었다. 1918년 발생해 전 세계에서 수천 만 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으로 어머니를 잃은 맥스웰. 어머니의 죽음은 소년 맥스웰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그의 삶에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치며 창작의 원천이 되었다. 모든 작품에서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이 짙게 배어 있는 그의 작품은 이번에도 역시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인한 어머니의 죽음 전후를 다룬 두 장이 감정적으로 드러나있다.

버니와 로버트의 어머니이자 제임스의 아내인 엘리자베스는 가족의 중심이며,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가족들을 유일하게 이해하고 한데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각 장별로 여덟 살 버니, 열세 살 로버트,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제임스의 시선을 통해 같은 일을 두고도 서로 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세 사람의 민감하고 복잡한 감정을 그려낸다. 각각의 시선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독자들은 이 가족과 가족 간의 관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뉴요커]의 전설적인 편집자이자 앨리스 먼로가
가장 사랑한 작가 윌리엄 맥스웰의 자전적 소설
※ 부록｜앨리스 먼로(2013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헌정글 [맥스웰]

‘기억하고 기록한다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
상실을 경험한 작가가 전하는 담담한 위로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와 《안녕, 내일 또 만나》 두 권을 연달아 읽으면 인간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심리학 강의를 10년 듣거나 정신분석학자와 10년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은 듯하다."
_앤 패칫(펜포크너상 수상작가)
윌리엄 맥스웰은 [뉴요커]에서 40년간 일하며 나보코프, 업다이크, 존 치버 같은 당대 최고의 작가를 담당한 전설적인 편집자이자 도나 타트, 앤 패칫, 에이미 밴더, 토비아스 울프 등 현대 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로 꼽는 인물이다. 특히 앨리스 먼로는 "윌리엄 맥스웰은 미국과 캐나다를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다." "내게 영감을 준 작가들은 업다이크, 치버, 조이스 캐롤 오츠이고 그리고 특별히, 언제나, 윌리엄 맥스웰이다"라며 여러 번 인터뷰와 기고문에서 맥스웰에 대한 존경을 표한 바 있다.
맥스웰의 대표작이자 전미도서상 수상작인 '안녕, 내일 또 만나'(2015, 한겨레출판)에 이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에는 '윌리엄 맥스웰의 초상: 맥스웰에 대한 추억과 감사의 글'(2004, W.W.노튼 앤 컴퍼니)에 수록된 앨리스 먼로의 [맥스웰]이 부록으로 실렸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모든 것이 빛을 잃었고 그 상태는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나는 어머니의 빈자리를 견딜 수 없었고,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어머니의 인격을 고스란히 내 안에 담게 되었다.
내 친구들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들은 나의 어머니를 좋아한 것이다."
_윌리엄 맥스웰

맥스웰은 1918년 발생해 전 세계에서 수천 만 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그의 나이 열 살 때였다. 2년 동안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세 배나 많았다. 어머니를 몹시 의지하고 따랐던 소년 맥스웰에게 어머니의 죽음은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고, 그의 삶에 평생 동안 영향을 미쳤으며 창작의 원천이 되었다.
맥스웰은 1982년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상들: 가족의 역사'를 쓸 때였어요.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했습니다. 초고를 쓸 때만 해도 글 안에서 ‘결핍’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결국 책의 클라이맥스 부분은 스페인 독감으로 인한 어머님의 죽음 전후를 다룬 두 장(章)이었음이 감정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맥스웰의 작품에는 언제나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이 짙게 배어 있다.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에서도 그는 "의도적이지 않았지만 어느 샌가 작품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앨리스 먼로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에서 맥스웰은 "자신이 가장 다루고 싶어 하는 소재를 다루며 그 모습을 숨김없이 그대로 보여주었고, 오로지 그것에 집중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뒤 남겨진 세 명의 ‘생존자’
각각의 시선으로 담아낸 상실의 기록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는 예이츠의 시 [쿨 정원(Cool Park)]에서 한 구절을 따온 제목이다. 시에서는 한 여인이 제비들에게 비행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버니와 로버트의 어머니이자 제임스의 아내인 엘리자베스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가족의 중심이며,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가족들을 유일하게 이해하고 한데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각 장별로 여덟 살 버니, 열세 살 로버트,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제임스의 시선을 통해 같은 일을 두고도 서로 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세 사람의 민감하고 복잡한 감정을 그려낸다. 각각의 시선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독자들은 이 가족과 가족 간의 관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엘리자베스가 있기에 가족은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 생활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라 느낀다.
하지만 곧 상황이 변한다. 버니와 로버트, 제임스는 사랑하는 어머니이자 아내를 잃는다. 남은 가족은 커다란 충격 속에 이제까지의 관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바라본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경험은 남겨진 이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다.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와 《안녕, 내일 또 만나》를) 연달아 읽으면 인간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심리학 강의를 10년은 듣거나 정신분석학자와 10년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은 듯한 수준과도 같다. 깊은 고심 끝에 정교하게 쓰인 글 속에서 맥스웰이 바로 그 슬픔으로 또 다시 돌아가고 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가운데 그 누구라도 삶의 결정적 경험으로부터 정말로 벗어나본 적이 있을까 하고 자문하게 된다. (…)
맥스웰은 하나뿐인 이야기의 재탕을 막으려 분투하지 않으며 가끔은 아예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란 걸 숨기려 애쓰지조차 않는다. 대신 그는 이야기 위에 자기 삶을 씌우고 자신이 확실히 아는 것 속으로 전속력을 다해 점점 더 깊이 돌진한다.
_앤 패칫, 《안녕, 내일 또 만나》 서문 중에서

윌리엄 맥스웰은 자신의 글 속에서 숨김없이 슬픔을 써내려간다. 하지만 또한 글을 쓰면서 ‘굉장할 정도로 평온함’도 얻는다.

파리 리뷰: 글을 쓰는 행위가 작가님의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나요'
맥스웰: 모든 것을 글로 옮기고 나면 굉장할 정도로 평온함이 찾아듭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글로 옮기는 데 한정하지 않고, 그 사실에 상상력을 불어넣습니다. (…) 그 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까지 상상력을 배경 삼아 풀어낼 수 있죠.
_[파리 리뷰] 윌리엄 맥스웰 인터뷰 중에서

사랑하는 이의 상실을 경험한 맥스웰은 솔직한 이야기로 자신을 치유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펜포크너상 수상작가 앤 패칫은 《안녕, 내일 또 만나》 의 서문을 통해,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를 읽고 주인공의 상심과 이 세상에 자기 자리가 없다는 느낌을 묘사한 부분에서 친구의 죽음을 떠올리고 "친구의 죽음을 기리는 데 이보다 더 어울리는 선물이 없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남편 로버트는 ‘자신도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이 이리될 줄은 결코 몰랐음’을 깨닫는다. 그는 관을 떠나면서 큰아들에게 묻는다. "네 어머니를 잊지 않을 거지' 그렇지, 로버트'"
이 문장에 스스로 답하듯 맥스웰은 평생 어머니를 잊지 않았고, 글로써 기억했다. 그가 쓴 많은 글 속에서 그의 어머니는 잊히지 않고 ‘살아’ 있다. 독자들은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를 읽으며 맥스웰이 담담하게 펼쳐내는 상실의 기록을 통해 함께 슬퍼하고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1부 천사 같은 아이 …… 9
2부 로버트 …… 97
3부 인생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 …… 201

부록 | 맥스웰_ 앨리스 먼로 …… 261
옮긴이의 말 …… 281

버니는 그 무엇도 현실 같지 않다고 느꼈다. 그 무엇도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커튼 위에서 접혔다 펼쳐졌다 하는 주홍색 잎과 노란색 잎은 완전히 어머니에게 달려 있었다. 어머니가 없으면 잎들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 색도 띠지 않았다. _p.22

제임스는 방 한가운데 서서 앞뒤로 몸을 흔들었다. 그러자 엘리자베스가 죽기 전 잠시 동안 내쉬던 끔찍한 숨소리가 들렸다…… 집을 팔아야겠어. 제임스는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라도 되는 양 그 생각을 하고 또 했다. 내일 때가 되면 다시 이 교훈을 읊으며 되새길 참이었다. (…) 이제 엘리자베스는 죽고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엘리자베스의 흔적은 어디에도 남지 않을 터였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될 거야. 제임스는 혼잣말을 했다. _p.244

나는 굉장히 많은 인용을 했다. 나도 안다. 유일한 변명은, 내가 맥스웰의 단어와 문장을 내 마음과 손끝으로 흘려보내며 큰 기쁨을 느꼈고, 희망이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_p.280(앨리스 먼로 [맥스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