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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V, 조금 다른 섹스의 모든 것』은 ‘올해의 과학자상’을 받은 바 있는 칼럼니스트이자 심리학자인 제시 베링이 쓴 책이다. 저자는 최신 연구와 획기적인 조사에 대한 논평, 그리고 지그문트 프로이트, 앨프레드 킨제이 등과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최신판에서 끌어낸 결론을 엮어내어 성도착에 드리웠던 커튼을 활짝 젖히며 성적 일탈은 흔하다고 주장한다.

슬롯머신의 레버가 당겨졌다,
당신의 섹스가 결정되었다!
심리학, 정치, 과학, 섹슈얼리티의 역사, 문화적 상대주의를 넘나드는
‘조금 다른 섹스’에 관한 도발적 탐구!

“당신은 성도착자, 변태다. 그것도 뼛속까지, 골/수/변/태!”
난 아니라고? 그러나 ‘올해의 과학자상’을 받은 바 있는 칼럼니스트이자 심리학자인 제시 베링은 『PERV, 조금 다른 섹스의 모든 것』에서 누구나 성도착의 스펙트럼 안에 들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이 관음증이든 노출증이든, 또는 흔한 발 페티시이든, 우리는 모두 저마다 독특한―그리고 옷장 깊이 감추어둔 어마어마한 비밀처럼 은밀한―성적 취향의 종합 세트를 가지고 있다.
베링은 최신 연구와 획기적인 조사에 대한 논평, 그리고 지그문트 프로이트, 앨프레드 킨제이 등과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최신판에서 끌어낸 결론을 엮어내어 성도착에 드리웠던 커튼을 활짝 젖히며 성적 일탈은 흔하다고 주장한다. 밤이면 기꺼이 응하는 섹스 파트너에게 수갑을 채우는 점잖은 신사숙녀들을 비롯해, 제시 베링은 세계의 수많은 페티시스트들을 탐색한다. 그리고 ‘성애 열외자’들의 삶 속으로 안내한다. 에펠탑과 미칠 듯한 사랑에 빠진 여인,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란성 쌍둥이, 조각상에 유별난 애착을 가진 사람, 그리고 인간의 몸에서는 찾을 수 없는 구멍에 반한 사람들……, 바로 당신 말이다!
과학, 정치, 심리학, 역사를 넘나들며, 베링은 성적 특질과 관련해 전 세계의 위선, 편견, 피해 등의 사례를 마주한다. 그리고 도착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생각과 행동의 차이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와 함께 그는 우리에게 한 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희망은 온전히 성에 관한 무도덕적 연구에 달려 있음을 오롯이 이해하자는 것이다.

“슬롯머신의 레버를 당기는 순간 당신의 성적인 운명이 결정된다!”
슬롯머신이 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다른 누군가를 위해, 한 사람의 생애 전체가 이 게임을 하는 당신의 손에 달려 있다. 이 슬롯머신의 게임 규칙은 분명하다. 네 개의 창 중 첫 번째 창에서는 ‘성적 지향성’의 바퀴가 돌아간다(이성애/동성애/양성애/무성애의 네 가지 가능성). 두 번째 창은 궁극적인 ‘성애 표적(사람/동물/무생물/꽝)’. 세 번째 창은 지배적인 ‘성애 행동(정상적인 성교/구애 성도착증/그 외의 도착증/자위행위)’. 네 번째 창은 그 사람의 ‘성애 연령 지향성(소아성애/청소년성애/사춘기후기성애/성인성애/노인성애/꽝)’. 보통의 슬롯머신과 마찬가지로, 그 기호들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정렬되느냐에 따라 모든 차이가 만들어진다. 인간의 성적 윤곽을 구성하는 것은 이 네 가지 조각의 결합, 이런 특질들의 독특한 혼합이다.
이제 레버를 당긴다. 통계적 빈도가 가장 높은 기호들의 조합인 이성애/사람/정상적 성교/성인성애가 나온다면, 대박. 확률상 이성애/동물/구애 도착증/노인성애가 나올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그럼에도 그 괴상한 패턴은 가능성의 영역 안에 분명히 존재한다. 영혼의 성적 운명을 결정하는 회전바퀴가 마침내 멈추었을 때, 평온한 성생활, 사랑, 가족, 사회적 수용의 삶이 될지, 불안감, 자기혐오, 수치심, 외로움, 거부의 삶이 될지 결정된다. 슬롯머신의 레버를 당기는 당신은 이 악마의 게임을 어떻게 보는가. 이 게임에 그 미래 인간의 성적인 운명이 달려 있다.

현대 사회는 왜 성적 일탈을 탄압하며 성적 열외자를 만들어내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변태 즉 성도착(그리고 동성애와 양성애까지)과 관련한 사회ㆍ도덕적 기준, 이른바 정상이라는 것을 하나씩 발가벗긴다. 저자는 성에 관한 한 보편적인 것은 매우 드물다고 주장한다. 우리 저마다의 성적 특질은 “지문만큼이나 고유하다”는 것이다. 성도착 자체는 죄가 아니다. 머릿속의 성욕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도착자를 범죄자로 볼 수는 없다고 저자는 선을 긋는다. 사실 성적 일탈은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일탈적이며, 입증할 수 있는 피해가 없는 한 성적 주관성은 개인적인 관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것을 설득하기 위해 제시 베링은 성과 관련해 주로 서구 사회가 쌓아온 도덕과 고정관념의 역사를 짚어보면서, 조금 다른 성적 특질들을 도착이라 부르고 기피하고 죄악시해온 과정을 해부한다. 아울러 성도착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에서 일구어낸 기존의 성과들과 최신 성과들을 소개하면서 결국엔 성도착이 개인적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물론 기회주의적 소아성애 성범죄자 같은 경우는 예외이다). 그리고 그런 성적 특질을 가진 사람들이 성에 억압적이고 고지식한 사회에서 자신의 본모습대로 살 수 없음으로 인해 느끼는 피해, 그렇게 억눌린 욕망과 좌절감이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 그것이 유발하는 사회적인 피해를 이야기하면서 건강한 사회로 가기 위한 길을 모색하자고 한다.

당신이 무지했던 성적 자유의 영역을 놀랍게 확장시킬 제시 베링판 『성의 역사』
“성도착에 관한 경쾌한 책.” 저자 제시 베링은 ‘감사의 말’에서 이 책을 그렇게 소개한다. 성과 성적 열외자들을 다루는 내용도 그렇거니와 재치와 유머, 때로 반어법이 섞인 문장은 말 그대로 유머러스함과 경쾌함을 표방한다. 그러나 이 책은 또한 만만치 않은 철학적 내공을 요구한다. 심리학, 정치, 과학, 섹슈얼리티의 역사, 문화적 상대주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저자의 해박함뿐만 아니라 저자 자신이 미국에서 자란 게이로서 고통스러웠던 과거 삶의 상처에 대한 경험을 살려, 여전히 사회의 그늘 속에 살고 있는 성적 열외자들을 깊이 있는 애정과 통찰력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쾌한 이 책을 결코 가볍지 않게 만든다.
성적 편견 극복의 첫 단계는 성적 편견을 깨닫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무엇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것인가, 따라서 무엇을 일탈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는 피해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면 성도착이 조금 다른 성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 삶에서 친밀하지만 가장 언급하기 힘든 ‘조금 다른 섹스’에 대한 이 도발적 탐구는 어두컴컴한 곳에 묻혀 있던 금기들을 이제 우리 눈앞에 놀라울 만큼 생생하게 드러낼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매우 이상한 소리 같지만, 도덕적 허무주의라는 건강한 처방이야말로 인간의 성과 관련된 수많은 사회적 질병에 대한 해독제이다. 점점 더 다루기 힘들어지는 이 주제에 대해 우리가 가장 명쾌한 입장을 채택하기 위해서는 “일탈”을 특정 맥락 안에서 받아들여야 하며, “피해”의 문제는 “역겨워하는” 구경꾼인 우리가 아닌, 관련 당사자들이 경험한 피해로 이해해야 한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것이다. 도덕성은 세계에 처음부터 “원래 그렇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도덕성은 바라보는 방식이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보겠지만, 사실 우리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이런 식으로 시험하기 위해 굳이 먼 나라 사람들을 돌아볼 필요조차 없다. 우리 문화의 정서적 대기는 너무도 급격한 사회적 기후 변화를 겪어왔다. (99~100쪽)

-이 시기는 여성들의 암흑기였다. 여성의 자위행위라는 엄청난 해악에 대한 최후의 방어선으로서 심지어 외과적인 음핵절제술까지 추천할 정도였다. 이 야만적인 방법을 옹호한 것으로 악명 높은 한 사람이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인 아이작 베이커 브라운이었는데, 그는 여성의 간질부터 광증, 강경증强硬症에 이르기까지 모든 증상은 자위행위의 습관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결국 그는 일상적 절차를 위해 전신마취에 빠진 여러 여성 환자를 상대로, 환자의 동의도 없이 음핵절제술을 했다가 의사 가운을 벗어야 했다. …… “여성 할례”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보통 아프리카를 떠올리지만, 여성의 몸에서 중요한 부분을 제거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끼기 못하게 만드는 관습은 서구 역사에도 뚜렷이 존재한다. (107~108쪽)

-님포마니아와 비교해 “과도한” 남성의 욕망―적어도 각양각색의 이성애에 관한 한―에 대한 치료는 역사적으로 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도덕주의가 절정에 올랐던 빅토리아 시대에는 남성 생식기라고 해서 무사히 넘어갈 수 없었다. 다음에 스페셜 K 시리얼을 그릇에 부을 때는 콘플레이크의 발명가 존 하비 켈로그 박사가 자위행위를 하는 젊은 청년들에게 했던 아주 특별한 충고를 떠올리도록. “청년이여, 이 끔찍한 죄악에 죄책감을 느끼는가? 이런 식으로 유혹자의 목소리에 굴복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멈추어라, 숙고하라, 엄청난 결과를 생각하라, 뉘우쳐라, 신께 고백하라, 개심하라. 그 방향으로 한 걸음만 더 나아간다면 그대는 영혼과 몸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대는 사탄과 희롱해서는 안 된다. 지금 벗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못 벗어날 것이다.” (114쪽)

-페티시를 가진 사람이 어떤 사물에 굉장한 자극을 느끼게 되는 건 성애 표적인 사람의 신체와 그 사물과의 물리적인 연관성 때문인데, 마치 그것이 상대방의 “정기”를 흡수한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번도 신지 않았던 새 구두는 신발 페티시를 가진 사람을 흥분시킬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보다는 그가 매력적으로 여기는 사람(또는 그 신발을 신고 다녔을 거라고 그가 상상하는 어떤 사람―중고 가게는 페티시스트들의 매춘굴이다)이 신어서 닳은 신발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페티시 사물이 남자 속옷이라면, 다음번에 야한 기분을 내고 싶을 때 대형 쇼핑몰에서 사온 빳빳한 새 속옷의 비닐 포장지를 거칠게 잡아 뜯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저번 주 온라인 경매에서 힘들게 득템한, 당신이 좋아하는 포르노 스타의 정액 얼룩이 묻은 팬티를 꺼낼 것이다. (159~160쪽)

-그런 예 중 하나가 성과학자 존 머니가 1980년대 내내 주장했던 성도착에 관한 “성애 지도erotic love map” 이론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정상적인 이성애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항법 지시의 기본 설정값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유년기 초기에 겪은 파괴적인 사회적 사건들로 인해 이런 표준적인 경로가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니는 성도착증이 각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회 환경 속에서 성장한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이 보기에 용서가 안 될 만큼 청교도적인 미국을 특히 비난했는데, 미국이야말로 그 엄청난 성적 제약으로 인해 성도착적 시민들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머니는 어린아이의 성적 특질이 “세균전 속의 오염된 스모그”에 견줄 만큼 숨 막히게 억압적인 조건 속에서 어른이 되는 길을 찾아가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178~179쪽)

-이제 레버를 당기고 지켜보자. 통계적 빈도가 가장 높은 기호들의 조합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성애/사람/정상적 성교/성인성애. 만약 그렇다면 대박. 축하는 당연한 수순이다. 당신은 방금 우리 종의 이 새로운 구성원을 위해 오늘날의 사회적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당신은 그 아이의 몫으로, 성관계를 승낙하는 다른 어른과의 정상적인 섹스를 가장 큰 자극제로 삼는 이성애자의 실체를 확보했다. …… 그렇지만 일이 완전히 심각하게 꼬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 열의 다른 쪽 끝에서 한 가지 일탈이 나타나면, 이성애/사람/정상적 성교/소아성애의 경우처럼 상황이 암울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신이 맡게 된 그 영혼의 성적 운명을 결정하는 회전바퀴가 마침내 멈추었을 때 비슷한 것을 보여준다면, 그 사람은 실로 고난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225~227쪽)

-아동 포르노라는 매우 민감한 주제를 다룬 더욱 논쟁적인 연구 가운데 하나는 2011년 생물학자 밀턴 다이아몬드가 발표한 것이다. 성적으로 노골적인 자료가 많은 사회일수록 여성에 대한 성범죄 보고 건수가 적다는 이전의 연구들과 비슷하게, 다이아몬드는 한때 아동 포르노가 합법적이었던 사회에서는 그 기간 동안 아동 성학대 비율이 낮게 보고되었음을 보여주었다. 다이아몬드가 이 충격적인 결론을 내린 것은 체코 공화국의 범죄 통계를 분석한 후였다. 1948년부터 1989년까지, 체코 공산당 체제는 모든 형태의 성 표현을 엄격히 금지했다. 1989년 말 공산당 체제가 무너진 후, 이 신생 민주국가에서는 어느새 포르노가 호황을 누리는 가내수공업이 되었다. 성에 솔직한 자료를 금지하던 절대주의의 법 아래 살던 체코인들은 거의 하룻밤 사이에, 아동 포르노를 포함한 온갖 유형의 포르노를 합법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혀 규제 없는 시장에 살게 되었다. 혁명 이전의 17년과 혁명 이후의 18년(1989~2007)의 기간에 있었던 아동 성범죄 비율을 비교하던 다이아몬드는 아동 성범죄 사건은 물론 여성에 대한 성범죄 사건 보고가 크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34쪽)

-인간이 만든 다른 길을 송두리째 썩어 사라지게 한 그런 유형의 부패들을 피하려면, 우리의 새로운 가치 체계는 확고한 과학적 사실의 벽돌과 모르타르로 만들어야 하며, 성적 지향성이 결코 선택이 아니라는 논의의 여지없는 진실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우리가 그 길을 갈 때 어김없이 불어 닥칠 우짖는 바람을 막아줄 철의 방벽도 있어야 한다. 그 방벽은 해롭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비롯된 해로움 외에는 전혀 해로운 게 없다는 지식으로 주조되어야 한다. …… 그리고 그 길의 난간에는, 입증할 수 있는 피해가 없는 한 머릿속의 성적인 주관성은 개인적인 관리의 문제라는 논리로 참을성 있게 장식을 새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꼭 필요한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부터 영원히, 성적 정상성이라는 이 무거운 깃털 장식을 벗어버리고서 완전히 발가벗은 모습으로, 보다 일탈적인 우리의 성적 자아를 자랑스레 펼쳐 보이며 이 멋진 새 길을 걸어가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자, 당신이 앞장서시라. (304~305쪽)

로리 샌토스(예일대학교 심리학 교수)
“이 책은 인간의 성적 특질의 기묘한 세계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놀라운 통찰로 들춰낸다. 제시 베링은 충격적인 예들과 독특하고 획기적인 접근법으로, ‘인간은 얼굴을 붉히는―또는 붉혀야 하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불멸의 명언에 대해, 최고의 증언이라 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브루스 후드(브리스톨대학교 발달심리학과장)
“사실을 말하자면―제시 베링은 우리에게 솔직하라고 다그친다―우리는 모두 변태다. 설사 당신은 변태가 아니라 해도, 주변 사람 대부분은 변태다. 베링은 섹슈얼리티의 역사, 문화적 상대주의, 정치, 과학을 오가며 뛰노는 재미 가득한 이 책에서 절대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는 흥미롭고 익살스럽고 비심판적인 공연을 위해 어두컴컴한 금기들을 무대 전면으로 끌고 온다. 손에서 놓기 힘들 만큼 재미있다.”

폴 블룸(예일대학교 심리학 석좌교수)
“이 색다르고 근사한 책에서, 제시 베링은 우리 모두가 성도착자라는 설득력 있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베링은 재미있고 용감하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자신과 타인에게 고통을 주게 되는 사람들을 깊이 동정한다. 이 멋진 책은 우리 삶에서 가장 다루기 힘들면서도 친밀한 측면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들어가는 말

하나 우리는 모두 변태다
성 윤리의 딜레마, 도덕적 진보의 한 걸음은?
“명백”하게 틀린 것은 없다

둘 더럽게 더러운 유인원
조건화된 혐오: “당신은 아까보다 더 메스꺼워집니다”
부모 투자 이론, 진화의 방정식
정상의 함정?

셋 님프 자매와 사티로스 형제
“사티로스들”의 과도한 욕망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로
일주일에 몇 번?
성적 다양성의 스펙트럼 위에서

넷 큐피드는 사이코패스
병든 문화의 피해자들, 성도착자

다섯 그게 다 주관적이야
“당신의 큰 비밀이란 게 고작 그거였어?”

여섯 적절한 나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예술과 외설 사이

일곱 음란하고 외설적인 이들을 위한 인생 교훈
“자연스러운” 또는 “정상적”이란?
마음 이론의 진화
장화를 사랑한 “부츠”와 진정한 친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미주
찾아보기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 여러분은 평균적인 성도착자들과 자신이 생각보다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인간의 성적 특질과 관련해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새로운 과학, 즉 “성적 일탈”이 사실은 우리 대부분이 짐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덜 일탈적임을 밝히고 있는 과학을 여러분께 소개하려 한다. 그렇지만 은밀하게 우리를 흥분시키고 또 식게 만드는 것에 관한 새롭고 반짝이는 지식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사람마다 가진 성적 취향의 종합 세트가 지문만큼이나 고유하다는 사실도 점점 분명해질 것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미묘한 형태의 성적 특질을 보여주었으나 잊혔던 오래전의 사례 연구와 이 새로운 과학을 결합시킬 때, 독자 여러분은 거의 무한한 범위의 성적 가능성을 엿보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우리 시대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풀기 위한 최고의 희망이 왜 성에 대한 무도덕적 연구에 오롯이 달려 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20쪽)

-우리의 도덕적 평가는 가장 육중한 소리를 내면서 해로운 성행위를 내려쳐야 마땅한 것이지, 누군가의 머릿속 전용 영화관에서 덧없는 이미지로 흘러가는 뇌하수체 분비를 쳐부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견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건 쉬울지 몰라도 실천하기는 훨씬 어려운 일이다. 다른 사람의 비뚤어진 욕망을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매우 논리적이어야 할 우리의 사고가 방해받기도 한다. (45쪽)

-우리가 일탈적 성을 대할 때, 우리 자신의 감정적 반응에 지배되어 피해의 문제를 정확히 따지는 데 실패하고, 우리의 정신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이른바 “혐오 요인” 때문이다. 혐오의 감정은 우리의 사회적 지성을 약화시키고 실로 인간성 자체를 손상시킨다. 앞으로 보겠지만, 학자들이 과거 10년 동안 도덕적 추론과 성에 관해 배운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혐오는 증오의 본능적 엔진이라는 것이다. …… 왜냐하면 솔직히, 당신 기분이 영 아닐 때나, 지금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 성생활을 하는 어떤 사람에게 당신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면, 성은 혐오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의상으로 도착적인 성은 정상적인 성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혐오감이 성도착자들의 삶을 유린하는 불공정성과 억압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59쪽)

-이들 나머지 남학생들에게는 똑같은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집에서 좋아하는 포르노를 보고 자위행위를 하도록 했다. 쉽게 말해서 얼마든지 흥분해도 좋지만, 절정에 오르는 건 자제하라는 정말 친절한 지시였다. 필요하지만 무척이나 괴로운 흥분 상태의 최고 지점에 이른 뒤에, 그들은 설문지의 문항에 관심을 돌렸다. 흥미롭게도, 이들이 보인 반응은 통제군의 반응과 확연히 달랐다. 이 욕정 끓는 남성들은 앞에 말한 예는 물론이고, 성적 가학피학증, 페티시즘(신발, 땀, 담배), 강간, 소아성애에도 훨씬 “개방적”이었다. 우리의 오랜 친구 해브록 엘리스였다면 “매혹적인 여성이 소변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을까?” 하는 형식적인 유로필리아(소변기호증)적 질문에 그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심지어 자랑스럽게 대답한 것을 보고 특히 기뻐했을 것이다. 이 데이터가 보여주듯, 대부분의 남성과 “옳은 것을 거스르는” “진정한 도착자”의 차이는 겨우 음란한 생각 한두 개뿐이다. (89~90쪽)

-인류학자들은 다른 지역의 “이국적” 문화 전통, 특히 성에 관한 전통을 설명한다는 것이 얼마나 쉽게 서구의 도덕적 나침반을 정신없이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파푸아뉴기니 삼비아족의 정액 섭취 의식을 예로 들어보자. 이 부족은 8세 또는 9세 생일을 맞은 모든 사내아이들을 그보다 나이 많은 남성들이 득시글거리는 총각 오두막으로 쫓아 보낸다. 소년들은 거기서 몇 년을 지내면서, 형뻘 되는 남자들에게 거의 날마다 구강성교를 한다. 삼비아족의 믿음에 따르면, 정액은 소년을 막강한 전사로 바꿔주는 마법의 물질이며, 정액을 많이 삼킬수록 힘이 세진다. …… 우리 사회에서였다면 이 “정액 섭취 의식”은 그 소년들에게 회복되지 않을 피해를 입히고 평생 성 문제로 굴레를 씌우는 말할 수 없는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삼비아족들은 어린 소년에게 정자를 “기증”하는 어른과 십대 후반 남자들을 이타적이라고 여긴다. 그 사회에서 소년들은 잘 적응한 어른으로 자라서 다시 자신의 마법을 지닌 정액을 다음 세대에 전해준다. (97~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