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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이고 순수한 사내의 회고담!

아서 코난 도일의 대표 히어로 ‘제라르 준장’의 위대한 일대기 『제라르 준장의 회상』. 자신이 정말로 쓰고 싶었던 역사소설 속에 셜록 홈즈를 대신할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키자고 생각한 아서 코난 도일이 나폴레옹 군대의 대위였던 마르보 남작의 회고록을 토대로 쓴 제라르 준장이 활약하는 연작소설이다.

나폴레옹 전쟁의 빛나는 모든 순간을 목격했으며, 자신이 모든 여성을 매료시킬 만큼의 미남이었고 황제가 언제나 신뢰한 측근이었다고 주장하는 제라르의 인간미가 넘치다 못해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허세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제라르 준장의 이야기는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셜록 홈즈의 빈자리도 훌륭하게 채워주었다.

셜록 홈즈, 챌린저 교수, 나이절 경과 더불어
코난 도일의 대표 히어로 ‘제라르 준장’의 위대한 일대기가 막을 연다!

코난 도일이 근현대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셜록 홈즈에게 염증을 느낀 나머지 홈즈의 죽음을 획책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애당초 도일은 탐정소설처럼 ‘하찮은’ 장르에 얽매여 있기보다 격조 높은 역사소설을 쓴 작가로 기억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정말로 쓰고 싶었던 역사소설 속에 셜록 홈즈를 대신할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키자고 생각한 도일은 나폴레옹 군대의 대위였던 마르보 남작의 회고록을 토대로 삼아 제라르 준장이 활약하는 연작소설을 발표한다. 이 시리즈는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셜록 홈즈의 빈자리도 훌륭하게 채워주었다.

도일은 프랑스인의 눈을 통해 나폴레옹 시대의 군사작전에 관해 묘사하면서도 주인공만을 웃음거리로 삼을 뿐 프랑스나 프랑스인을 조롱하지 않는다. 이 같은 대목은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퓰리처 상을 수상한 바 있는 평론가 마이클 더다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역사물 단편 시리즈이자 나폴레옹의 시대정신을 빼어나게 환기시키는 작품”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나폴레옹 전쟁의 빛나는 모든 순간을 목격했으며, 자신이 모든 여성을 매료시킬 만큼의 미남이었고 황제가 언제나 신뢰한 측근이었다고 주장하는 제라르의 허세 가득한 이야기는 인간미가 넘치다 못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지만 돈키호테를 연상시키는 이 매력적이고 순수한 사내의 회고담은 사계(斯界)의 호평을 이끌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1. 제라르 준장, 음울한 성으로 가다
2. 제라르 준장, 아작시오의 자객들을 처단하다
3. 제라르 준장, 왕을 잡다
4. 왕, 제라르 준장을 잡다
5. 제라르 준장, 밀플뢰르 원수와 맞붙다
6. 제라르 준장, 왕국을 걸고 도박을 하다
7. 제라르 준장, 훈장을 타다
8. 제라르 준장, 악마의 유혹을 받다

“저는 병참부의 비달이라고 합니다.” 사내는 대꾸했다. “저도 파스토레스로 가는 중인데, 산은 전혀 안전하지 못하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대령님이 저와 동행해 주신다면 저도 기쁘겠군요.”
“유감스럽게도 타고 갈 말이 없다네. 하지만 자네 말을 나한테 판다면 부하 경기병들을 다시 여기로 보내서 자네를 부대까지 호위하게 하지.”
그러나 비달은 그런 제안에 응할 용의가 전혀 없었다. 여관 주인이 엘 쿠치요의 만행에 관해 아무리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해 줘도, 내가 아군과 우리 프랑스를 위해서라도 응당 말을 팔아야 한다고 지적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는 반론조차도 하지 않고 단지 포도주 한 잔을 달라고 큰 소리로 말했을 뿐이었다. 나는 노회하게 꾀를 내어, 일단 말에서 내려 나와 함께 마시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비달은 내 얼굴에 떠오른 어떤 표정을 읽었는지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발을 잡고 못 가게 할까 생각하며 내가 다가서자 그는 말 옆구리로 발을 홱 올리더니 잔뜩 먼지를 일으키며 부리나케 도망쳤다.

---「3. 제라르 준장, 왕을 잡다」 (p.94) 중

나는 비올레트의 고삐를 당기고 약간 찌푸린 눈으로 그 사내를 바라보았다. 이토록 호화로운 군복을 입은 사내가 만인이 지켜보는 백주 대낮에 그런 상태로 돌아다니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내 자신은 내가 있는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따금 멈춰 서서 휘청거리며, 나를 바라본다. 내가 다시 앞으로 나간 순간, 사내는 갑자기 큰 소리로 신에게 감사하더니 다시 휘청하며 앞으로 나오려다 먼지투성이의 노상에 털썩 쓰러졌다. 그러면서 만세를 부르듯 양손을 앞으로 내민 탓에, 나는 그제야 처음에는 빨간 손수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의 목에 난 끔찍한 상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대한 절개부에서 흘러나온 피가 검붉게 말라붙어서 한쪽 어깨 위에 검붉은 견장처럼 드리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하느님 맙소사!” 나는 그를 돕기 위해 말에서 뛰어내렸다. “술에 취한 줄 알았는데!”
“취한 게 아니라 죽어 가고 있다네.” 사내가 말했다. “하지만 아직 말할 힘이 남아 있을 때 이렇게 프랑스군 장교를 만나다니 하늘이 도와줬다고 할 수밖에 없군.”

---「6. 제라르 준장, 왕국을 걸고 도박을 하다」 (pp.229~230)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