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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늘 : 이외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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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랑보다 증오를 먼저 배운 소년, 노인과의 낚시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깨닫다!

이외수 장편소설 『황금 비늘』. 김동명이라는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자 우화의 형식을 발려 저자가 오랫동안 심취해온 선도(仙道)의 깨달음을 쉬운 언어로 전해주는 구도소설이다. 안개 낀 날 황금빛 비늘을 흩날리며 창공을 헤엄치는, ‘초월적인 힘’을 지닌 ‘무어(霧魚)’를 중심 소재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게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

두 살 때 부잣집 대문 앞에 버려진 나(김동명)는 번번이 입양의 기회를 놓치는 데다 힘센 아이의 놀림감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보육원을 뛰쳐나가고, 배고픔을 참으며 며칠을 헤매고 다니다가 한 장애인 아저씨를 도와준 덕분에 그의 아들이 된다. 아버지는 술로 세월을 탕진하다 극도로 몸이 나빠지자 소매치기 비법을 나에게 전수해 주고 세상을 떠난다. 급증하는 소매치기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시작되고, 나는 지방으로 잠적하던 중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한 노인과 춘천의 외딴 마을에서 함께 살게 된다.

뜻대로 되지 않아 세상에 대한 미움으로 마음을 가득 채워버린 나에게 도인의 경지에 이른 할아버지 무간선은 낚시를 통해 세상을 읽는 법을 가르쳐준다. 머리를 쓰기보다는 마음을 쓰며 살아가라는 가르침이 바로 그것이다. 할아버지를 찾아온 국회의원이나 배금주의 사상에 사로잡한 낚시터 주인처럼 마음을 등지고 물질만을 좇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어느덧 할아버지 말씀의 진의를 깨닫기 시작하는데…….

출판사 서평

자유로운 영혼의 작가 李外秀
한국문학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이외수 장편소설을 새 편집으로 다시 만난다!

새 시대에 맞춘 편집과 판면으로 작품의 깊이와 감동을 더한 신개정판

“『황금비늘』은 한국 현대문학이 길어 올린 놀라운 성장소설이다. ‘김동명’이라는 한 소년이 세상에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오스카라는 난쟁이 소년을 통해 인간과 세계의 진실을 복원하려 했던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에 견줄 만하다.”
―김도언(시인, 소설가)

출간 의의
들어라, 저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마음의 소리를!
사랑보다 증오를 먼저 배운 소년이 인생의 의미를 깨우쳐가는 이외수식 성장소설


비틀어진 세상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진정한 구원에 대해 이야기해 온 소설가 이외수. 데뷔 40년이 되도록 시종일관 ‘현역 작가’로 활동해 온 그는 여전히 소설과 에세이, 우화 등의 경계를 뛰어넘어 문학과 독자의 소통을 꿈꾸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1975년 문단 데뷔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전업작가로서 작품만을 써온 이외수 작가는 1978년 『꿈꾸는 식물』로 장편소설계에 첫발을 내디뎠고,『들개』(1981),『칼』(1982),『벽오금학도』(1992),『황금비늘』(1997),『괴물』(2002),『장외인간』(2005)까지 총 7편, 원고지 1만 매에 달하는 장편소설로 일상을 넘어 예술의 절정에서 이루어지는 영혼의 교감과 인간의 구원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기출간 작품들은 독서 세대에 맞는 장정과 판면으로 거듭 개정 출간되며 꾸준히 독자들을 만나왔다. 새로 펴내는 2014년판은 본문의 가독성을 높이고 가볍고 부드러운 장정으로 제작해 젊은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네 번째로 출간되는 작품『황금비늘』은 ‘동명’이라는 한 소년의 성장소설인 동시에 우화의 형식을 빌려 작가가 오랫동안 심취해온 선도(仙道)의 깨달음을 쉬운 언어로 전해주는 구도소설이다. 작가가 4년에 걸쳐 10여 차례 탈고를 거듭했고, 순간의 욕망에 얽매인 정신을 다잡기 위해 교도소 철문을 주문해 달 만큼 기행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필에 몰입했다고 하여 발표 당시 독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조선시대 맹인들이 종이에 눈을 그려 붙이고 궁중에서 아악을 연주했다”는 한 줄의 인용을 위해 『대동야승』 17권을 독파했을 뿐만 아니라, 눈동자에 얼룩이 생기는 비문증(飛蚊症)을 앓기도 했다.
안개 낀 날 황금빛 비늘을 흩날리며 창공을 헤엄치는, ‘초월적인 힘’을 지닌 ‘무어(霧魚)’를 중심 소재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상상 속의 물고기를 통해 참 자유의 경지를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집약된 도가적 풍취의 소설이다. 세상에 대한 온갖 증오와 저주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주인공은, 노인과의 낚시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물욕의 허망함을 알게 되고 마침내 세상과의 화해를 시도한다. 세상에 대한 미움으로 점철된 그에게 도인의 경지에 이른 노인은 낚시를 통해 세상을 읽는 법을 가르쳐주는 메신저 같은 존재다.
“죽어가는 그날까지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까지’라는 좌우명을 지키며 살겠습니다”라는 소망으로 인간 영혼의 고귀함을 설파하는 이외수 작가의 장편소설들은 메말라버린 감성과 삐뚤어진 인간의 모습을 되짚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추천의 말
『황금비늘』은 한국 현대문학이 길어 올린 놀라운 성장소설이다. ‘김동명’이라는 한 소년이 세상에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오스카라는 난쟁이 소년을 통해 인간과 세계의 진실을 복원하려 했던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에 견줄 만하다. 이외수는 동명과 무간선 백발노인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가장 귀하게 지켜야 할 가치란, 눈에 보이거나 만져지는 것이 아닌 저 물속에서 빛나는 황금물고기의 비늘 같은 것이라고, 늘 갈망하지만 나를 지우는 ‘망아’의 상태에 이르러야 겨우 낚을 수 있는 ‘절대순수’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전히 속인들이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 아닌가.
―김도언(시인, 소설가)

간략 줄거리
두 살 때 부잣집 대문 앞에 버려진 나(김동명)는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는 있지만 작은 체구에 수리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특이한 아이다. 번번이 입양의 기회를 놓치는 데다 힘센 아이의 놀림감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보육원을 뛰쳐나가고, 배고픔을 참으며 며칠을 헤매고 다니다가 한 장애인 아저씨를 도와준 덕분에 그의 아들이 된다. 하지만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지 못한 그는 법적 입양의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는 이미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할머니 한 분을 어머니로 모시고 살던 사람이었으며, 나는 다시는 버림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얼마 후 할머니는 병환이 깊어져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술로 세월을 탕진하다 극도로 몸이 나빠져 시각장애인 지압사에게 치료를 받게 된다. 건강이 호전되자 지압사는 보답 대신 방 한 칸을 빌려 살고 싶다고 하고 부인을 데려온다. 네 명의 생활은 그런대로 평온했으나, 갑자기 아버지에게 간암 증세가 나타나자 그는 소매치기 비법을 나에게 전수해 주고 세상을 떠난다. 급증하는 소매치기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시작되고, 나는 지방으로 잠적하던 중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한 노인과 춘천의 외딴 마을에서 함께 살게 된다.
뜻대로 되지 않아 세상에 대한 미움으로 마음을 가득 채워버린 나에게 도인의 경지에 이른 할아버지 무간선은 낚시를 통해 세상을 읽는 법을 가르쳐준다. 머리를 쓰기보다는 마음을 쓰며 살아가라는 가르침이 바로 그것이다. 할아버지를 찾아온 국회의원이나 배금주의 사상에 사로잡한 낚시터 주인처럼 마음을 등지고 물질만을 좇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어느덧 할아버지 말씀의 진의를 깨닫기 시작하는데…….

목차

1 수리법|2 마지막 면담자들|3 보육원 일지|4 탈출 동기|5 거지냐 도둑이냐|6 생존법|7 외로운 자들의 왕국|8 장마전선|9 폭음의 세월|10 맹도견|11 맹인의 눈 속보다 캄캄한 세상|12 귀가를 기다리며|13 지옥은 없다|14 태풍경보|15 번개손|16 정통 소매치기 교본|17 안전수칙|18 아무런 구원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19 도시락|20 상부상조|21 꽃피는 일요일에|22 개인전|23 연쇄반응|24 토끼발|25 손바닥에 쓰는 일기|26 무어(霧魚)라는 물고기를 아시나요|27 격외선당(格外仙堂)|28 조행기(釣行記)|29 점령군들|30 세상이라는 이름의 낚시터|31 환경변이|32 내부수리중|33 부처편 예수편|34 결빙의 계절|35 방패연|36 특별보좌관|37 조양제(朝陽堤)|38 동류항|39 쓰레기에 관한 보고서|40 금일봉|41 단소 소리|42 물고기는 눈을 뜬 채 잠을 잔다|43 내 마음의 빈 낚싯대|44 점심시간|45 나쁜 놈|46 통화|47 마음 안에 촛불 켜기|48 몰락의 가을|49 지렁이|50 하늘이 내리신 선물|51 소망과 욕망|52 선당문답(仙堂問答)|53 무원동설화(霧源洞說話)|54 꼬물이|55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56 칼새파|57 고해성사|58 회귀(回歸)

본문중에서

백여 장의 낱말 카드를 한 번만 보고도 순서 하나 틀리지 않고 모조리 외워버리는 나의 기억력은, 면담자들로 하여금 나를 양자로 데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드는 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여섯에다 일곱을 더하면 얼마냐 하는 따위의 질문이 던져지기만 하면, 어김없이 나만의 수리법대로 정답을 산출해 내는 계산력 때문에 그 가치가 상쇄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뿐만 아니라 체구가 작다는 단점과 출신성분이 불분명하다는 결점도 매번 크나큰 장애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었다.
나는 결국 그날부로 영아원에서 양부모를 가지고 싶다는 소망을 포기해 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나를 양자로 입적시킬 정도로 마음이 자비로운 인격체들은 모조리 월남전에 참전해서 베트콩의 총에 사살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 《2 마지막 면담자들》 중에서

“너 고아원에서 탈출한 아이지.”
갑자기 사내가 은밀한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나는 깜짝 놀라서 뒤로 나자빠져버릴 지경이었다. 마치 감전이라도 당해 버린 듯 전신이 굳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강경한 어조로 황급히 사내의 추측을 부정하고 있었다.
“아니에요.” 나는 당장이라도 도망쳐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 눈을 속일 수는 없단다.” 사내가 말했다. “아니라니까요.”
나는 화난 목소리로 소리치고 있었다.
“정직하게 말해도 괜찮단다. 나도 너만한 나이 때 고아원을 탈출했지. 사흘을 굶고 나니까 눈알이 뒤집혀서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들까지 구운 감자로 보였단다. 세상에서 제일 서러운 게 배고픔이라는 사실을 너도 이제는 잘 알고 있겠구나. 너는 며칠이나 굶었니.” “저는 지금 하나도 배가 고프지 않아요.”
나는 부인하고 나서도 자신을 원망하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결국 굶어죽고 말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 《11 맹인의 눈 속보다 캄캄한 세상》 중에서

“기술과 요령을 터득하고 응용하는 속도가 나보다 몇 배나 빠르구나.”
아버지는 수시로 나를 칭찬해 주었다. 나는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아버지의 비술들을 전수 받기 위해 거의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열성을 나타내 보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방울 소리가 줄어들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신기한 일이었다.
“이번에는 한 개의 방울 소리도 울리지 않았다.”
어느 날 마침내 나는 한 개의 방울 소리도 울리지 않고 핸드백을 닫는 과정까지 통과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직 완벽한 솜씨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 《16 정통 소매치기 교본》 중에서

“처지가 딱하게 되었구나.”
그날부터 나는 당분간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격외선당(格外仙堂)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암자에 혼자 살고 있었다. 조그만 암자였다. 춘천의 서면 금산리 야산 골짜구니에 외따로 소재해 있었다. 친분이 두터운 어느 노스님이 기거하고 있었는데, 신도들이 절을 지어 주지로 모셔가는 덕분에 할아버지 차지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나는 산을 마주하면 산하고 나이가 같아지고, 강을 마주하면 강하고 나이가 같아지니까 몇 살인지는 네가 계산해 보아라.”
내가 던지는 그 어떤 질문에도 할아버지는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선계(仙界)라고 대답했고, 선계가 어디냐고 물으면 신선(神仙)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나를 선동(仙童)이라고 불렀고, 자신을 신선이라고 자처했다.
― 《27 격외선당(格外仙堂)》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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