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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들어 소나무 솔잎을 보니 - 허수경의 아주 특별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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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기 MC 허수경씨가 12인의 남자에 관한 인터뷰 에세이집을 펴냈다. 12인의 남자는 면면이 심상치 않다. 조용필 전인권 신승훈 이현우 등 가수 중의 가수들, 코미디계의 최고봉 이경규와 이홍렬, 영화계의 두 상징 임권택 감독과 배우 송강호, 임성훈 배철수 김승현 등 인기MC들과 아나운서 손석희까지, 각 분야별 톱클래스들이 한 자리에 묶여 있다.
그녀가 한 달에 한 명씩 만나 <여성중앙>에 연재해 온 이들의 인터뷰 기사는, 연재하는 동안에도 독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다. 여기에 책으로 묶으면서 추가하고 보완한 허수경의 새 글들이 맛을 더했다. 그래서 여느 인터뷰집과 색깔이 많이 다르다.

첫째, 인물들의 선정 기준이 엄격하다. 반짝 스타를 배제했다. 톱스타 혹은 최고의 프로페셔널한 위치를 긴 세월 유지하고 있는 인물만을 허수경이 직접 골랐다. 포장된 이미지나 과장된 수식이 붙은 인물 역시 배제하고 그러한 표현도 하지 않았다.
둘째, 한 번 만나 주고받은 대화를 써내려 간 것이 아니라, 허수경이 오랫동안 만나고 접하면서 생긴 교감을 바탕으로 시간을 쌓아 숙성시킨 글들이다. 15년 전 방송생활 초기에 인연맺은 사람부터 최근 몇 년 동안 만나고 접촉한 작고 소소한 기억까지, 잘근잘근 씹어가며 내면 깊은 곳까지 소화시켰다.
셋째, 인터뷰한 사람만이 아닌 허수경 개인의 인생과 추억이 함께 흘러간다. 유년시절부터 인기방송인으로 성장한 뒤, 이혼과 ‘방송사고’ 이면의 뼈아픈 세월 감내, 최근의 일상들까지 허수경의 개인사가 아스라한 풍경처럼 펼쳐진다. 눈앞의 남자가 아파할 때는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아픔을 상상하고, 눈앞의 남자가 즐거울 때는 자신의 기쁜 하루와 추억을 동시에 떠올리는 것이다. 자칫하면 번잡그러울 수도 있는 이 복잡한 단상들을 이처럼 아름답게, 담백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허수경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녀는 이 12인의 남자들을 한 그루 소나무에 비유하여 소나무의 여러 가지 특성 혹은 이미지와 결부시켜 하나의 커다란 숲을 만든 셈이 되었다. 그 숲에 솔잎 향기가 가득한 책, ≪눈들어 소나무 솔잎을 보니≫다.

시대 초월의 스타들을, 저쪽의 다른 사람으로 보지 않고 내 안의 또 다른 추억으로 승화시켜 허수경만의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글을 내놓았다. 한순간의 스타가 아닌, 오래도록 폭넓은 지지층을 둔 프로페셔널 스타들을 차근차근 만나 왔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을, 허수경은 이렇게 말한다. “10원 어치의 과장도 포장도 하지 않은, 본 대로 느낀 대로의 그들이다!”

목차

흔들리고 싶은 과묵한 푸르름 - 이현우

네모난 숲의 소나무 음자리 - 신승훈

바다를 긷는 소나무 - 송강호

직립하는 휴머니티 - 김승현

내면의 아름드리 놀이터 - 이경규

열정의 산고 - 이홍렬

붉음이 치켜드는 푸르른 깃발 - 손석희

등에 지고 가는 목마름 - 전인권

송화처럼 발색하는 소리 - 배철수

소나무 곁의 소나무 - 조용필

숨과 숨 사이의 여백 - 임성훈

구도하는 순백의 시선 - 임권택

본문중에서

이현우 :
“전 사랑을 하면 미쳐요. 사랑 이외에는 아무것도 못해요. 전 전화를 3분 이상 못하거든요. 그런데 밤을 새워 통화를 해요. 전화기가 뜨거워져서 잠간 식혔다가 또 한다니까요. 집 앞에 가서 밤새 기다리고 그 사람 만날 생각하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고 그 사람 없인 죽을 것만 같고…….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닫지요. 아, 내가 미쳐 있구나.”
그가 그런 불타는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니 내 가슴이 다 뭉클하다.
“우와, 멋지네요. 그런 사랑 해본 지가 언젠지…….”

송강호 :
매미 소리가 시끄러운 한여름, 시골학교.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자 파란색 하복을 입은 까까머리 중학생 녀석들 서넛이 복도에 모인다. 그 중의 한 아이가 손짓 발짓을 넘어 심지어 액션까지 선보이며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선생님 흉내를 낸다. 그를 보는 친구들이 낄낄거리며 배를 잡고 복도를 구른다. 그때 수업을 시작하는 종이 울린다. 각자 반으로 흩어지며 한 친구가 그에게 던지는 한마디.
“야, 너 배우 해도 되겠다 임마…….”
책상 앞에 앉은 그는 친구의 한마디를 되새겨본다. 그의 파란색 하복 왼쪽 가슴에 ‘송강호’라는 명찰이 달려 있다.

배철수 :
만감이 교차하는 그를 잠시 바라보았다. 긴 머리에 껑충하고 비쩍 마른 몸, 소외된 듯한 표정 그러나 생의 전부를 태우듯 불타오르던 그의 음악. 새하얀 하복을 입었던 내가 기억하는 80년대의 그의 모습은 그랬다. 그는 이제 멋스러운 푸른 셔츠를 입고 흰 머리칼과 검은 머리칼이 적당히 섞인 훌륭한 그레이 톤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다. 나 또한 만감이 교차한다.

전인권 : 아빠가 어느 날 갑자기 감옥에 가게 되었다. 마약사범으로 말이다. 그래서 엄마는 한창 사춘기인 딸에게 말했다. 오늘은 학교에 가지 말라고. 그러자 딸이 대답하기를, 단지 사람들이 아빠를 잘못 이해하고 있을 뿐, 자신은 학교에 안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딸은 그날도 학교에 갔다. 그런 딸을 보며 아빠는 내 딸이 1천 번의 죄를 지어도 1천 한 번을 잘해 줄 거라고 다짐했다.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7.06.26~
출생지 -
출간도서 5종
판매수 1,612권

제주 입도 8년 차의 제주 도민. 2005년 절망에 다다랐을 즈음, 엄마의 고향인 제주도로 떠나왔다. 그리고 기적처럼 딸 별이를 얻었다. 도시의 교육을 포기한 대신, 지금 별이는 제주에서 감성 충만한 ‘시인’으로 자라고 있다. 그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 되어버린 제주의 황홀한 삶을 포기할 수 없어, 그녀는 일주일에 절반씩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꿀벌처럼 지낸다.
1989년 MC로 발탁되어, 90년대를 대표하는 전문MC로서 MBC TV [도전추리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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