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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피투성이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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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미경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04년 06월 25일
  • 쪽수 : 248
  • ISBN : 893748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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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장밋빛 인생]으로 제26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정미경의 중·단편을 묶은 소설집이 (주)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화려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문체로 시뮬라시옹의 시대에 걸맞은 주제를 탁월하게 형상화했다.”, “글솜씨가 노련하다 못해 눈부실 정도”, “흔치 않은 역량의 신인” 등의 찬사를 받으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예고했던 정미경은 발표하는 작품마다 ‘완성도’와 ‘재미’라는 두 측면을 성공적으로 엮어내 <오늘의 작가상> 수상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왔다. 표제작 [나의 피투성이 연인]을 포함, 등단 후 발표한 [나릿빛 사진의 추억], [호텔 유로, 1203], [성스러운 봄], [비소 여인],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총 여섯 편의 중단편을 모았다.



표제작 <나의 피투성이 연인> - 불륜인, 그리고 불륜이 아닌, 혹은 불륜일 수 없는 사랑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고 혼자된 서른한 살의 여인, 유선. 소설가였던 남편은 “일생을 끌로 긁어도 닳지 않을 바위 같은 사랑”을 유선에게 주었고, 그녀는 “침묵조차도 점자처럼 더듬어 읽을 수 있을 만큼 서로에게 투명하다고 믿었”다. 혼자 딸을 키우며 낮에는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밤에는 과외를 하며 살아가게 된 그녀에게 떠나버린 남편은 오직 그립기만 한 존재였다.
그러나 남편의 미발표 원고들을 묶어 유고집을 내자며 제의해 온 출판사 사장의 말에 유선은 남편의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들을 열어보게 되고, 거기서 남편이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아닌 다른 여인, M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부터 유선은 지독한 가려움증에 시달리게 되고,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 이미 죽어버려서 복수할 수도 없는 자에 대한 절망을 동시에 느낀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견고하고 단단한 생의 틈새로 얼핏 드러난 붉고 무른 속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어떤 논리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 그 어떤 행동으로도 바꿀 수 없는 운명의 잔혹성, 그리고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기를 설명하며 나아가야만 하는 살아남은 자의 고통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것은 생의 모든 환멸과 미움과 분노의 감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자의 아픈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래서 유선은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칼을 그가 내 젖가슴에 겨눈다 할지라도 지금은 그를 안고 싶다.”고 고백하며, 죽은 남편을 영원히 자신만의 것으로 남기기 위해 그의 유고집 출간을 포기한다.



<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 덧칠하지 않은 진실을 비추는 거울 같은 언어.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초라한 골목. 지금 현재 나는 그 안에서 살고 있지만 머지않아 전혀 다른 세계로 건너갈 것이다. 아동물 출판 기획자인 정은은 결혼을 두 달 앞두고 잠깐 머무를 곳을 찾다가 시장 골목의 다가구주택에 세를 들어 지내게 된다. 첫날부터 소음에 시달리고 밤이 되자 심지어 옆집 여자가 부부싸움 끝에 남편을 피해 정은의 방으로 뛰어 들어온다.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녀는 당장이라도 짐을 싸들고 나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어차피 이 골목의 사람들은 그저 잠시만 견디면 되고, 곧 치과 의사의 아내가 되어 시부모님이 마련해 준 아파트에서 소주와 순대 대신 칵테일에 초밥을 먹으며 지내게 될 테니까 하고 스스로를 위하며 버텨보기로 결심한다.
옆집 여자인 미옥은 건설노동자였던 남편이 사고로 성불구가 된 다음부터 남편의 의처증 때문에 시달린다. 정은은 그런 그녀에게 처음에는 거부감과 경멸을 느끼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를 이해하게 된다. 한편 영화감독 지망생인 승우는 골목의 사람들의 모습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아 단편영화를 제작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들 사이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려는 순간, 미옥은 외도를 의심한 남편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는 불공평한 생에 대해 투정부리지 않으면서도 상처를 위로하는 품위 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독자들은 덧칠하지 않은 생의 진실 속을 느린 걸음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2003년 한 해 동안 한국작가가 발표한 소설책 중 동료작가, 평론가, 출판편집인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작품이다.

목차

나릿빛 사진의 추억

호텔 유로, 1203

나의 피투성이 연인

성스러운 봄

비소 여인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본문중에서

“싸구려 픽션보다 더한 굴곡을 늘 이면에 감추고 있는 것. 삶은 그런 거야. …… 그러니 누가 누구에게 이 생을 거짓 없이, 착각 없이, 헛된 사랑 없이, 백일몽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말해 줄 수 있을까.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요할 수 있을까.”

(/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중에서)



정미경의 소설은 해피 엔딩의 동화가 가짜임을 알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필요함을 아는 자의 성숙하고도 뼈아픈 통찰로부터 쓰였다. 모든 삶이 가짜일 때는 가짜를 견디는 생이 진짜라는 것이다. 작가는 가짜에 모욕을 주기 보다는 연민을 느낀다는 점에서 반계몽적이며 절대로 ‘세 번째 우려낸 차’처럼 ‘쿨’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계몽적이기도 하다.
(/ 김미현 -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02.04~2017.01.18
출생지 경남 마산
출간도서 27종
판매수 9,220권

1960년생.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폭설], 2001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비소 여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오늘의작가상, 2006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내 아들의 연인] [프랑스식 세탁소],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아프리카의 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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