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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블루스 : 장마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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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장마리
  • 출판사 : 문학사상
  • 발행 : 2013년 12월 06일
  • 쪽수 : 2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012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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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에토스와 파토스의 적절한 변주,
장마리의 첫 소설집!

2009년에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장마리의 첫 소설집. 등단 후 4년 만에 내놓는 첫 소설집으로, 표제작 [선셋 블루스]를 포함해 총 여덟 편의 소설을 담았다.
노년의 사랑과 삶의 진정성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불어라 봄바람]으로 등단한 작가는 그 후 꾸준히 소설을 썼고, 뜨거우면서도 얼음과도 같은 정념을 담은 작품들을 묶어 이 소설집을 냈다. 작가는 일체의 감상이나 응석 따위를 허용하지 않는 최대한 절제된 문장으로 냉혹한 현실을 그려낸다. 그러나 그 속에는 낭만적 감성과 에로스, 열정이 일렁이는 것이 바로 장마리 소설의 이채로움이다.
해설을 쓴 정은경 문학평론가는 “장마리 소설의 대부분은 완강한 현실에서 비롯된 치욕과 고통 등의 정념의 소산”이라면서 “그 정념은 때로는 기꺼이 자기 파괴와 몰락에, 때로는 낭만적 도약에 바쳐지지만, 그 자리가 딛고 있는 현실만큼 그 상승과 하강의 폭은 비애와 서러움을 내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슬프지만 때론 황홀하고 매혹적인 시선!
사라져가는 것들에 바쳐지는 송가!

장마리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대개 노인, 비정규직, 일과 가정에서 ‘실패’한 중년과 같은 루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완강한 현실의 원칙을 결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냉소와 건조함으로 가득 찬 현실에서 끝내 패배할지라도 부단히 생의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 책에 수록된 각각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불어라 봄바람]은 작가의 등단작으로, 노년의 미망과 파토스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있다. ‘봉숭아 끝물’ 같은 정념이 남아 있어 새로운 연애를 꿈꾸는 ‘나’와, 고독하고 비루한 현실을 감추기 위해 화려한 외모와 연애를 과시하는 ‘옥갑순’의 이야기가 대비를 이루면서, 비록 늦었을 뿐 늙지 않는 삶의 에로스를 또렷하게 조명한다.
[선셋 블루스]는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면서 2011년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던 수작이다. 고립되고 온통 노인뿐인 마을에서 한 남녀가 그로테스크한 사랑을 한다. 애초에 비극으로 운명 지어졌기에 이들의 정념은 더욱 강렬하게 타오르고, 끝내 그 정념이 죽음과 결부되는 절정은 작가의 냉정하고 압축적인 문체에 힘입어 비장미를 풍긴다.
[꿈꾸는 마미]는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여성의 불안한 현존과 세태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루지 못한 꿈과 사랑 사이에서 번민하던 주인공은 ‘나를 떠나지 않을 아이’라는 ‘맞춤형 아기’를 택한다. 이 SF적 상상력의 이면에는 자식에 집착하거나 노 키드로 자신에게 집중하는 오늘날의 세태에 대한 현실 비판이 숨어 있다.
[거기, 어디쯤에서]는 비정규직인 ‘나’의 처지를 통해 한국 자본주의 현실의 본질을 해부하는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체제의 오물’일 뿐이라는 절망적 사실은 ‘나’를 사회구조에 대한 성찰로 이끌고, 크레인 위에서 ‘민석’의 손을 맞잡는 결말은 상승과 도약의 파토스를 암시한다.
[바이킹을 타다]는 제도적으로 금기시된 미성년자와의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아찔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바이킹처럼 이들의 사랑은 급격한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현수’가 번지점프 체험을 제안하는 결말이 암시하듯 이들은 파국만이 기다리는 사랑을 계속해나가는데, 이를 부채질하는 것은 바로 ‘몰락에의 정념’이다.
[고래를 찾아서]는 작가가 앞서 보여주었던 ‘몰락의 파토스’가 변형된 작품이다. 한 쌍의 남녀가 함께 상처를 치유하며 미래를 열어간다는 결말은 상승과 도약의 파토스를 보여준다.
[거미집]의 주인공 ‘나’는 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주변 정리를 위해 찾은 고향집에서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환상과 현실을 위태롭게 넘나들며 주인공이 느끼는 애증을 묘사한 점이 인상적이다.
[산을 내려가는 법]은 몰락에 얹힌 낭만적 파토스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작품이다. ‘나’는 붉은 철쭉꽃을 보며 사랑의 자리에 깃든 치욕을 떠올리지만, 이내 고통과 그리움 사이에서 번민한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더 조심해야 하는’ 등산법처럼, 모든 사랑은 결국 몰락의 파토스를 예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쓸쓸한 여운을 준다.

추천사

장마리 소설은 문체가 탄탄하고 서사가 강하다. <선셋 블루스> 외에 거의 모든 작품에서 다양한 갈등을 보여주는 것도 이 작가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강한 서사 때문이다. 환갑이 넘은 복지관 청소부의 사랑과 삶의 진정성을 다룬 <불어라 봄바람>에서와 같이, 장마리는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감싸 안는 작가정신을 바탕으로, 현실적 삶 속에서 관념적인 주제를 녹여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 문순태ㆍ소설가

장마리 소설에서는 페이지마다 응달이 발견된다. 봄이 오도록 녹지 ‘못하는’, 그래서 더욱 스산한 잿빛 눈더미도 빠짐없이 그에게 포착된다. 다 읽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등이 꼿꼿해진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절절한 그의 작품들이 마음을 찌르기 때문이다. 소설의 숙명을 온전히 감당하려는 그의 전력투구가 아름답다.
― 양귀자ㆍ소설가

목차

불어라 봄바람
선셋 블루스
꿈꾸는 마미
거기, 어디쯤에서
바이킹을 타다
고래를 찾아서
거미집
산을 내려가는 법

해설_ 노을의 정념(정은경)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눈 덮인 골짜기에 유럽풍의 통나무집 한 채가 노을빛에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하얀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이장은 뒷산 기슭으로 고개를 돌렸다. 흐릿한 눈빛 속으로 근심 하나가 섞였다가 곧 체념으로 바뀌었다. 달력을 떼어 뒷장을 방바닥에 펼쳤다. 윗목 앉은뱅이책상 서랍 속에서 돋보기를 꺼내 썼다. 한글을 배워두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력 뒷면으로 고개를 숙였다. 굵은 손마디 때문에 쥐고 있는 모나미 볼펜이 유독 가늘어 보였다. ‘유서’라고 썼다.
(/ '선셋 블루스' 중에서)

어머니가 기지개를 켜듯 느리게 시트를 걷어냈다. 하품을 하듯 입을 크게 벌렸다가 다물었다. 바르르 몸을 떨었다. 어머니 손을 꽉 붙잡았다. 손이 몹시 차가웠다. 어머니가 내 팔을 툭 쳐내고 시커먼 몸뚱이를 천천히 일으켰다. 마침내 거미가 된 어머니가 창틀에 다리를 붙이고 나를 응시했다. 나는 가만가만 손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허공에 은색 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줄을 타고 점점이 사라졌다.
(/ '거미집'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전북 부안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원광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단편소설 〈불어라 봄바람〉으로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선셋 블루스》와 테마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 《마지막 식사》, 장편소설 《블라인드》 등을 펴냈다. 제7회 불꽃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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