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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나를 물들이다 : 법정 스님과 행복한 동행을 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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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아름다운 동행

    세상살이가 사람과의 만남이라 할 만하나 인연을 맺음에서 나이, 성별, 종교를 뛰어넘어 사귈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여기 그러한 소중한 인연을 맺은 열아홉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각기 다른 것들이 모여 하나가 된다는, 그래서 함께 어울려 살고자 했던 법정 스님의 향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법정, 나를 물들이다] 안에 담겼다.

    조각가 최종태, 도예가 김기철, 화가 발항률, 원택 스님, 천주교 주교 자익 등 열아홉 명의 사람들은 각기 다르다. 직업도 나이도 종교도 다른 이들이 전하는 법정 스님과 인연의 이야기는 다르면서도 하나로 이어진다. ‘무소유 ’를 통한 ‘어울림’. 어우렁더우렁 어울려 살고자 했던 것이다.

    2010년 3월 열반하신 법정 스님의 숨결은 이렇게 함께 한 사람들의 사연에서 싱그러운 향기로 느낄 수 있다. 내 마음속엔 너무 많은 것이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닌지, 내 것만을 고집하는 마음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고 '텅 빈 충만'을 느껴보는건 어떨까.

    출판사 서평

    시작할때 그 마음으로

    한 어머니가 절에 다니면서 자식을 위해 딱 한 가지 기도만 했다. 좋은 인연 만나게 해 달라고. 이만 한 기도 또 있을까. 사람살이가 사람과의 만남으로 이뤄지는 것이니, 좋은 인연 만나면 세상일이야 자연스럽게 풀리기 마련이니까. 여기 법정 스님과 함께 가서(同行) 법정 스님과 함께 행복했던(同幸) 열아홉 사람의 인연 이야기가 있다.

    독보적인 자기 예술 세계를 구축한 조각가 최종태, 법정 찻잔으로 스님과 인연을 이어 간 도예가 김기철, 그림으로 시를 쓰는 화가 박항률, 농사꾼으로 변신한 방송인 이계진처럼 잘 알려진 분들도 거기 있고, 성철 스님 시봉일기로 유명한 원택 스님, 종교의 벽을 허물고 우정을 나눈 장익 주교, 온 누리 어머니로 사는 원불교 박청수 교무와 같이 우리 시대에 큰 길을 가는 종교인도 있는가 하면, 20여 년간 스님 어머니를 모신 사촌동생 박성직, 괭이 한 자루 들고 등산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파 내려오던 백지현, 스님이 왜 길상사에서 딱 하루만 묵으셨는지 사연을 들려 준 홍기은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법정 스님은 어떤 분일까? 또 법정 스님에게 그들은 어떤 존재였을까? 12년 동안 법정 스님과 70센티미터쯤 떨어진 자리에서 스님 법회 사회를 본 저자는, 이 책에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법정 스님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준다. 그 속에서 법정 스님이 우리에게 진정 전하려던 메시지가 종이에 물 스미듯 물들어 올 것이다.

    스승은 홀로 스승이 아니다

    "스님한테 책이나 음악들을 소개받기도 하고, 저희 또한 좋은 책이나 영화를 보면 스님께 알려 드렸어요." 김기철 편에서 피상순 여사가 회고한다. 법정 스님 법문과 글에 이야기가 풍부하게 담길 수 있었던 까닭은 이런 도움 덕분 아니었을까.

    법정 스님 둘레에는 진명 스님 같은 분도 있다. 어느 날 법정 스님이 시도 때도 없이 불일암을 찾는 사람들 바람에 참기 힘들다고 하니 진명 스님은 대뜸 "스님! 그게 싫으시면 글 쓰지 마세요. 글을 쓴다는 건 사람을 부르는 일입니다. 그 사람들도 많은 고민 끝에 어렵사리 찾아오는 건데 그렇게 예의 없는 사람 취급을 하시면 어떻게 해요?"라고 윽박질렀다. 법정 스님은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을 거다.

    저자는 책 말미에 적었듯, "스승은 홀로 스승이 아니다." 위 두 이야기에서처럼 '법정 스님'과 '내'가 서로 주고받았기에, 스님과 내가 있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 주제는 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변주된다.

    오늘은 법당에 들어가서 많이 울었다

    법정 스님 출가 후 20여 년 동안 스님 어머니를 모신 스님 사촌동생 박성직은, 스님 어머니가 "마루턱에 걸터앉아 육자배기를 한가락 구성지게 뽑아 넘기시면, 동네 어른들이 넋을 놓고 앉아서" 듣곤 했다고 회고한다.

    가족이어선지 박성직 편은 애틋함이 많이 묻어난다. 언젠가 주고받은 편지에서 법정 스님은 "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오늘 오후에야 받아 보았다. (중략) 오늘은 법당에 들어가서 많이 울었다."고 썼다. 교육을 시켜 눈을 띄워 주신 작은아버지였기에 슬픔이 더 컸다.

    스님 입적하시기 전 박성직은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찾아뵙는다. 병원에서 아내 분이 "공덕림도 같이 왔습니다." 하고 스님 손을 잡으니까, 스님이 손에 힘을 꼬옥 주시고는 흔드셨다. 아내 분은 그때 법정 스님 손을 처음 잡은 거라는데.... 법정 스님을 스님으로 살 수 있게 해주신 분, 어머니 모신 공덕림에 대한 고마움을 그렇게 표현한 건 아닐까.

    적(는) 자는 생존한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법정 스님과 함께 성철 스님 책 [본지풍광]과 [선문정로]를 만들 때였다. 며칠 동안 집중해서 원고를 손본 후 눈도 쉴 겸 바깥나들이를 했는데, 법정 스님이 몇 걸음 걷다가 수첩에 메모하기를 계속했다. "삼보일배하듯 오보일기(五步一記)를 하셨죠. 밖에 나다니면 어김없이 메모를 하시더라고요." 법정 스님 글이 왜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아무튼 책을 만들면서 법정 스님이 성철 스님 책을 시중에 팔자는 제안을 했다. 원택 스님이 성철 스님께 이런 뜻을 밝히자 스님은 버럭 화를 내며 퍼부었다. "책을 돈 받고 팔아? 책은 법공양이야, 이놈아! ... 이 나쁜 놈!" 꾸지람을 듣고 법정 스님께 전화를 드리니 스님이 책을 팔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성철 스님께 잘 말씀드려 보라 했다. 원택 스님은 다시 성철 스님께 가서 전했다. "법정 스님 말씀이 법공양을 하면 그때 반짝하고 사라질 뿐이지만, 가격 붙인 책이 잘 나가면 영원히 물이 솟는 샘물처럼 된답니다." 처음엔 시끄럽다시던 성철 스님은 해거름에 "법정이 진짜 그라더나?" 하며 허락하셨다.

    길상사에서 딱 하루만 묵으신 이유

    홍기은 거사가 떠올리는 법정 스님은 지독하신 분이다. 길상사 법회가 아무리 밤늦은 시각에 끝나도 어김없이 차를 몰고 암자로 돌아가셨다. 스님 연세에 늦은 밤 운전하시는 게 걱정도 되고, 또 왜 그러시나 싶기도 해서 여쭈었더니, "한 절에 주지가 둘이 있으면 안 돼요. 아니 할 말로 나 보러 오지, 주지 보러 오겠어요?" 하고 법정 스님이 답하시더란다.

    결국 스님은 길상사에서 딱 하루 묵으셨다.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어쩔 수 없이.

    법정 스님 메시지는 무소유가 아닌 어울림이다

    법정 스님 하면 '무소유'가 떠오르지만, 저자는 "무소유가 핵심이 아닌데, 사람들이 법정 스님 메시지를 무소유 하나로 한정한다."며 아쉬워했다. 그렇다면 법정 스님이 전하려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책 4장 머리글에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로 시작하는 법정 스님의 오관게 풀이가 실려 있다. 지금까지 나를 살아 있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목숨이 유명을 달리했는지 돌아보자는 뜻이다. 스님은 뭇목숨의 살신공양으로 이어온 삶을 헛되게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중이 밥값이나 하고 가야겠다"던 스님의 다짐, 어우렁더우렁 어울려 살자는 메시지가 저자가 본 법정 스님의 핵심 메시지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남의 고통에 점점 무감해지는 우리가 지금 법정 스님의 뜻을 다시금 새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천사

    숲 속의 정갈한 기운을 생각나게 하는 법정 스님의 마당에 싱그럽게 함께해 온 사람의 숲 향기가 참 좋습니다. 문든 법정 스님의 진면목인 "텅 빈 충만"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 기억납니다.
    "꽃은 향기로 비우고 나비는 춤으로 비우며
    나비는 춤으로 충만하고 꽃은 향기로 충만하다."
    그렇게 비우고 충만하면 그대로 평화요 행복이겠지요.
    - 손모음 / 인드라망 상임대표 도법

    '법정 스님 물이 들었나?' 나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이렇게 깨끗한 말 쓰는 이 좀처럼 만나 보지 못했다. 먼저 쓴 책 [법정 스님 숨결]을 읽으면서 깨우친 게 한두 가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일깨움이 일깨움을 불러왔다.
    '어허, 법정 스님 둘레에 이런 어른들이 계셨구나. 이 어른들께도 두 손 모아 큰절 한 번씩 올려야겠구나.' 먼저 나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방혜자, 진명, 박청수, 강정옥, 이창숙, 피상순 님들께 절을 올린다. '아이고, 그릇 크고 곰살궂은 우리 보살님네들, 정말 살림 잘하시네요. 큰 살림꾼이네요.' 살림은 살리는 일이다. 큰 살림꾼은 다만 내 집 살림만 하는 게 아니다. 뭇목숨 살리고 바람도, 물도, 흙도, 햇살도 살린다. 이 분들이 있어서 해도 달도 별들도 살아난다.
    법정 스님이 들려주셨다는 '모기 이야기', 정신이 번쩍 든다.
    "시어머니 모기가 집을 나서면서 저녁밥을 지어 놓을까 보냐고 묻는 며느리한테 '모진 놈 만나면 맞아 죽을 거고, 좋은 사람 만나면 얻어먹을 거니까' 이래도 저래도 저녁밥 차리지 말라는 얘기인데...."
    '법 보시'는 바로 이런 거로구나. (이 얘기가 이 책 어디에 숨어 있게?) 살아 있을 때 마음 '쓰고', 숨 놓으면서 마음 '놓은' 이, 법정 스님의 숨결이 글 갈피갈피 어려 있다. 글로나마 스님 다시 뵙는 기쁨에, 오늘도 좋은 날씨, 뱀 다리 하나.
    "아픔을 덜어 주려면 먼저 아파야 한다. 그게 '구고(救苦)'의 뜻이다. '중생의 아픔을 덜어 주려고 스스로 앓는 이', 법정의 '구고'는 그런 뜻이다."
    - 윤구병 / 보리출판사 대표

    목차

    그런데 우리는 법정 스님을 뵈었을까?

    1. 울타리 없는 집
    장익-너는 네 세상 어디에
    최종태-고전으로 들어가 새 길을 내다
    방혜자-비움이 크고 넓을수록 공명이 크듯이
    박청수-내 삶 내 목숨이 불완전 연소되지 않게

    2. 텅 빈 충만
    김기철-흙이 자신을 살라 자기로 나투듯이
    원택-오보일기, 몇 걸음 걷다가 멈추고 적곤 하셨어요
    이계진-따뜻한 눈길 그리고 끝없는 관심
    진명-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박항률-아름다움에는 그립고 아쉬움이 따라야

    3. 앞섬과 뒤섬
    돈연-무소유는 철두철미하게 함께 나누는 공유
    노일경-높고 낮음, 앞섬과 뒤섬이 이끌고 받쳐 주는 세상
    문현철-천주님 사랑이나 부처님 자비는 한 보따리
    강정옥-어떤 인생이든 선택한 만큼 맹렬히 살아야
    백지현-작은 파장이 모여 공명하면 온누리가

    4. 어우렁더우렁
    박성직-좋은 일을 생각하고 말하면
    현장-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소음
    이창숙-종이에 물 스미듯 내 안에 스님이
    피상순-날마다 꽃처럼 새롭게 태어나야
    홍기은-매화는 반만 필 때 운치가 있고

    누구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은 아니다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6종
    판매수 4,391권

    말하기만큼 우리 사이를 좋게 하는 것이 드물다.
    한 권 두 권 책을 펴내다 보니 중·고등학교, 초등학교 학생들과 말결을 섞으며 책 읽을 일이 심심치 않게 생긴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책을 읽고 뜻을 나누다 보니 평화가 ‘어울려 살림’이라 새긴다.
    이 바탕에서 모래 틈에라도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작은 평화도서관인 ‘꼬마평화도서관’을 열러 나라 곳곳을 다닌다. 이제까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복도, 반찬 가게와 카센터, 밥집과 카페, 교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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