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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글]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보면, 내가 그 별들 가운데 하나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모든 별이 아저씨에게 웃는 것처럼 보일 거야. 그러면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야." 어린 왕자는 다시 웃었어요.

밤하늘에 빛나는 새벽별처럼 맑고 고운 이야기!

장미꽃 한 송이가 있어요.
그 꽃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저 흔한 장미꽃일 뿐입니다.
그러나 어린 왕자의 별에 있는 장미꽃은 다른 장미꽃과는 달랐어요.
그 꽃은 어린 왕자가 물도 주고, 유리덮개도 씌워 주고, 바람막이도 세워 주고,
또 벌레도 잡아 주었기 때문이지요.
어린 왕자는 그 장미꽃을 사랑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의 부모님이 여러분을 사랑하는 것처럼요.

세상에는 똑같은 것들이 많지만 소중한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왕자는 여러 별들을 여행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됩니다.

별들을 차례대로 여행하던 어린 왕자는 일곱 번째 별, 지구에 있는 사막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한 비행기 조종사를 만나 서로 친구가 되지요.
어린 왕자는 여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조종사에게 들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왕자가 이제 그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 줍니다.
그럼, 이번엔 어린 왕자와 여러분이 소중한 친구가 되겠지요?

1 보아구렁이 속의 코끼리
2 사막에서 만난 어린 왕자
3 어린 왕자의 별
4 소행성 B612호
5 무시무시한 바오밥나무
6 조그만 별
7 양이 꽃을 먹어버린다면?
8 방긋 피어난 꽃
9 꽃아, 안녕-
10 첫 번째 별, 명령하는 임금님
11 두 번째 별, 존경받기를 좋아하는 사람
12 세 번째 별, 부끄러운 술꾼
13 네 번째 별, 바쁜 사업가
14 다섯 번째 별, 가로등 켜는 사람
15 여섯 번째 별, 지리학자의 별
16 일곱 번째 별, 지구
17 지구에서 만난 노란 뱀
18 꽃잎이 세 장뿐인 꽃
19 흉내만 내는 메아리
20 흔한 장미꽃
21 여우와 친해진 어린 왕자
22 철도역의 전철수
23 목이 마르지 않는 약
24 어린 왕자와 비행기 조종사
25 우물의 노래 소리
26 노란 뱀의 독
27 내 친구 어린 왕자

1. 보아구렁이 속의 코끼리

내가 여섯 살 때 일이에요.
나는 밀림에 대해 재미있게 쓴 책을 읽다가
굉장한 그림을 보았어요.
그건 어떤 짐승을 삼키고 있는 보아구렁이 그림이었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보아구렁이는 먹이를 씹지도 ! 않고 통째로 꿀꺽 삼킨다.
그러고는 움직일 수가 없어 꼼짝도 하 지 않고 여섯 달이나 잠을 잔다.”

나는 밀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해 보았어요.
한참 생각한 끝에 색연필로 내 첫 번째 그림을 그렸어요.
나의 1호 그림은 이런 것이었어요.

나는 어른들에게 이 그림을 자랑하고 싶어 보여 주었어요.

“이 그림, 무섭죠?”
“무섭다고? 모자가 뭐가 무섭다는 거니?”

내 그림은 모자가 아니었어요.
코끼리를 소화시키고 있는 보아구렁이 모습이었어요.
나는 할 수 없이 어른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코끼리가 들어 있는 뱀의 뱃속을 그렸어요.
이것이 나의 2호 그림이에요.

어른들에게는 이렇게 설명을 해 주어야만 해요.
어른들은 보아구렁이 속에 코끼리가 있건 없건 관! 심이 없었어요.
차라리 지리, 역사, 수학, 그리고 문법 쪽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게 좋겠다고 충고해 주었어요.
어른들은 스스로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해요.
매번 설명을 해 주어야 하니 피곤한 일이에요.

내 첫 번째 그림과 두 번째 그림 모두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나는 여섯 살 때 화가가 되려는 꿈을 접었어요.
그래서 다른 직업을 갖기로 마음먹고, 비행기 조종법을 배웠어요.
나는 안 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세계 여기저기를 날아다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