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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조선 왕조는 어떻게 망했는가?

왕조의 마지막 상궁 미자의 눈을 통해 바라본 조선 왕조의 최후를 그린 오두영 역사 장편소설. 일제에 의해 철저하게 해체되어 가다가 끝내 종말을 맞이하고 만 왕조의 최후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소설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 오던 조선 왕조가 완전히 문을 닫기까지의 과정을 한 궁녀의 삶을 통해 처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절단되고 파괴된 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재생해내, 비참하게 사라져간 조선 왕조를 되살려낸다.

조선 왕조의 최후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 오던 조선 왕조가 완전히 문을 닫기까지의 과정을 한 궁녀의 삶을 통해 처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역사는 우리 자신의 거울이요, 뿌리라고 했을 때, 우리는 우리의 뿌리와 거울이 타의에 의해 절단되고 파괴된 채 화석처럼 무수한 세월 속에 파묻혀 있음을 이 소설을 통해 깨닫게 될 것이다.
작가는 절단되고 파괴된 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재생해냈다. 비참하게 사라져간 조선 왕조를 위한 작가의 진혼가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천사

평범한 한 궁녀의 삶과 맞물린 왕조의 최후. 500년 조선 왕조는 거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하게 사라져갔다. 하지만 궁녀의 삶은 질기고도 거칠게 살아남아 마지막 왕조의 최후를 생생하게 말해 주고 있다.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사라져간 뒤에 남은 것들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성부 시인

우리는 500년 왕조의 최후가 어떻게 마감되었는지 이 책을 통해 보게 된다.
버려진 왕조의 최후는 우리가 버린 자존심과 다름이 아니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마지막 왕조의 최후를 소설로 담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지구 46억 년의 역사’ 저자 장순근 박사

운명
운명의 시작
새로운 일상
도쿄의 결혼식
알 수 없는 화염
새 친구
밝혀지는 진실
이름뿐인 왕세자
폭풍의 전조
화려한 감옥
조선인을 학살하라
이별
왕조의 최후
낙선재의 황혼
떠나는 사람들
잃어버린 왕조 500년

-500년 조선 왕조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갈 힘과 의지를 잃은 채 험난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고 있었다. 나라가 이런 사정이니 백성들의 생활은 오죽했으랴. 경성으로 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 한 마디에 유년 시절을 지배해 온 모든 것을 체념해야 했던 미자처럼 당시의 조선은 온 나라가 통째로 남의 손에 운명을 내맡긴 채 질질 끌려가는 형국이었다.
미자는 정말이지 몰랐다. 그 혼탁하고 어지러운 역사의 현장 속으로 자신이 빨려들고 있음을. 그리하여 500년 조선 왕조의 최후를 목격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그것은 미자에게 던져진 숙명이요, 운명이었다.

-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아바마마를 죽였기 때문이네.”
“예?”
미자는 깜짝 놀라 옹주를 바라보았다. 일본인들이 고종황제를 죽였다니! 이것은 보통 심각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만약 이 사실이 백성들에게 알려진다면 온 나라는 또 한 차례 피바람이 몰아칠 터였다.

-궁에 남겨진 모두가 떠날 시간이 왔다. 그동안 정들었던 많은 궁녀들이 서로 재회의 기약도 없이 뿔뿔히 흩어졌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갈 무렵, 미자와 대비도 돈화문 밖으로 나왔다.
...............
맨 처음 입궁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인생의 황혼 길에 접어들어서야 궁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이제 돈화문의 저 육중한 문은 자신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조선 궁궐의 500년 숱한 비밀들을 영원히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