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미디어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 세 가지 핵심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미디어는 과연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가? 실제로 미디어를 통제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미디어가 사회 속에서 권력과 맺고 있는 관계는 어떠한가? 새롭게 발간된 이 중요 저서에 담긴 일련의 획기적인 논문을 통해 제임스 커런은 현재까지 주어진 여러 가지 대답을 검토한 후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을 개진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논문집이다. 그리고 이 논문들은 모두 막대한 분량의 문헌에 대해 비판적으로 다시 검토한다. 그래서 독자들이 ‘서구’ 미디어 연구의 주요 논쟁을 거쳐 가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어 준다.
게다가 이 논문들은 모두 미디어와 사회의 관계를 폭넓게 다루면서 미디어와 권력의 일정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한국의 미디어 학계는 한 극단에서는 과도하게 자족적이거나, 또 다른 극단에서는 자기한계에만 집착함으로써 개선과 변화를 포기하는 양분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것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길은 다른 입장의 역사와 주장을 성의 있게 읽어 가는 것에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특정한 학문적 입장들은 서로 완전히 배타적이거나 독립적이지는 않으며, 잘 만들어져서 훌륭히 작동하고 있는 제도는 어떤 천재적인 개인이나 집단의 머리에서 일순간에 ‘튀어나온’ 아이디어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모방의 대상을 제공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정적 검토를 통해 현재 ‘문제시’되는 것의 맥락을 상대화시켜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역사는 곧 (비교)사회학이 되고 급기야 (비교)정치학이 된다.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을 위하여 특별히 5장 미디어 사회학의 논쟁사를 집필했는데, 이 책이 특별한 교과서로서 미디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1부 미디어 역사
1장 미디어사를 기술하는 상호 경합적 서사구조
2장 뉴미디어와 권력
3장 자본주의와 언론 통제

2부 미디어 사회학
4장 미디어 문화 연구의 신수정주의
5장 미디어 사회학의 논쟁사
6장 지구화 이론 : 논쟁의 결여

3부 미디어 정치학
7장 지구화, 사회적 변화, 그리고 텔레비전 개혁
8장 미디어와 민주주의 : 제3의 길

참고문헌
저자소개
역자소개

그러나 한국어판의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고, 선택적으로 읽어 들어가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이 책의 내용에 대해 간략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터이다.
제1부는 미디어사에 전적으로 할애된다. 이는 미디어가 영국의 발전양상을 구체화시킨 방식에 대한 일곱 가지 주요 해석들을 설명하면서 시작된다(1장). 1천년 이상의 역사를 거쳐－새로운 제도 및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 광범위하게 정의되는－‘뉴미디어’가 끼친 영향에 대한 평가가 그 뒤를 잇는다(2장). 두 장에서의 검토 작업 모두, 근대사회－즉 국가 형성에서 지구화에까지, 민주주의의 발전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억제까지, 종교적 이설의 확산에서 자유주의적 가치의 보급까지, 미디어와 여성들의 진출 사이의 복잡한 관계로부터 즐거움의 대량생산에 이르기까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미디어가 수행한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다. 여기서 검토되고 있는 해석들은 구체적으로 영국이나 유럽에 관련되어 있지만, 잠재적으로 지구의 다른 부분에까지도－가변적이고 상황 의존적인 방식을 통해－적용된다. 마찬가지로 3장이 영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핵심 주장－신문의 ‘산업화’로 인해, 신문이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는 것－은 (한국을 포함하여) 신문이 광고에 의존하고 있고 시장 진입비용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들이라면, 여타 지역에서도 광범위하게 공명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제2부는 미디어 사회학 및 동류의 작업에 관심을 둔다. 4장은 미디어에 대한 급진적 설명의 초기 형태에 관하여 전개되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유보적 시각을 면밀하게 인용함으로써, 급진주의적 미디어 연구가 겪고 있는 중년기적 위기를 검토한다. 여기를 출발점으로 삼는 5장이 이러한 분석을 연장해낸다. 하지만 5장은 자유주의적 다원주의 미디어 분석의 부활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는데, 이들 새로운 정설이 미디어에 대한 대중적 영향력을 과장하고 공중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력을 축소시킨다는 주장을 편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통적인 급진주의적 분석의 몇몇 통찰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갈등의 결과와 비교학적 차이에 유념하는 더 유연한 형태로 그 통찰이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본다. 제2부의 마지막 장(6장)에서는 미디어 연구와 문화연구에서 전개되고 있는 지구화 논의들을 살펴본다. 이 내용은 원래 한국의 경제위기 이후에 박명진 교수와 함께 쓴 것이며, 일부 문화연구 영역에서 발견되는 지구화에 대한 찬양조의 평가를 핵심 타깃으로 잡았다. 이 작업이 귀중한 통찰을 제공해준 것은 사실인 반면, 탈규제된 형태의 지구화가 민족국가의 정부와 국민의 민주적 권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방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제3부는 미디어 정치학에 집중한다. 7장은 지구화와 새로운 테크놀로지, 사회적 변화 등이 텔레비전의 조직과 작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찰한다. 두 가지의 유행성 테제, 즉 텔레비전 수용자가 파편화되었다는 주장과, 공영방송이 위기에 처했다는 논제가 여기서 문제시된다. 점점 더 강해지는 공격을 견뎌내고 공공서비스 텔레비전이 살아남기 위해서, 공공서비스 텔레비전이라는 실험을 어떻게 갱신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와 함께 7장이 결론을 맺는다. 8장에서는 미디어와 민주주의에 대한 고전적 자유주의 이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이들의 일부 가정들은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미디어를 하나의 단일한 실체로 보는 지나치게 단순한 관점을 이 이론이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된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서로 다른 양식의 저널리즘과 서로 다른 미디어 조직 방식이 서로 다르지만 중요한 방식으로 민주주의의 정상적 작동에 기여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자유 시장’ 모델이나 권위주의 사회의 국가 통제 모델과는 구별되는 최적의 미디어 시스템에 대한 개요를 그려보는 시도와 함께 8장이 끝맺음된다. - 한국어판 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