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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화란 총을 드는 것일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오해와 편견, 그리고 진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은 당연 '군대' 문제이다. 이것은 비단 군대를 가야하는, 또는 이미 다녀온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편과 아들을 둔 아내와 어머니 등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문제이다.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한다고 여겨지는 군대. 그러나 최근 이 군대 문제에 큰 핵이 떠올랐다. 바로 양심이란 정의 아래 병역을 거부하는 사태이다.

『평화의 얼굴』은 경북대 법대 김두식 교수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며 그들을 논리적으로 변호한 책이다. 지난 2004년 법학교양서〈a href="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linkClass=&barcode=9788995530009" target="_blank"〉『헌법의 풍경』〈/a〉을 통해 괴물로 변하기 쉬운 국가와 그 국가를 통제해야 하는 법을 설명했던 김 교수가 이번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소재로 우리 시대의 평화에 관해 이야기한다.

오늘날 국가와 개인의 신념이 가장 첨예하게 충돌하는 사안이자, 평화주의의 가장 구체적 문제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를 심층분석하면서 한국 사회의 오늘을 진단한다. 특히 '군 복무한 사람들은 비양심적인지, 병역거부는 이단이 아닌지' 등 평화주의자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대표적인 몇몇 질문들을 내 놓으며 이들의 허구성을 낱낱이 파헤친다.

〈font color="1e90ff"〉☞〈/font〉 이 책의 독서 포인트!
지난 70년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약 1만 명이 처벌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이제는 더 이상 이들을 단순한 병역기피자나 정책이단자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맹목적인 병호가 아니라 전쟁과 평화, 양심의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지닌 상식의 허를 찌른 이 책을 통해 왜 이들이 병역을 거부하는지, 그 이면에는 어떤 진실이 존재하는지를 깊이 생각할 때이다.

2007년 6월 2주 - 메인선서위원회 〈오늘의 선택〉 추천도서

우리 시대의 변론가 김두식 교수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둘러싼
온갖 의혹에 찬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제시한다!

《평화의 얼굴》에서 김두식 교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논쟁에서 항상 불거지는 “그럼 군 복무한 우리는 비양심적이란 말입니까?” “병역거부는 이단들이나 하는 짓 아닙니까?” 같은 질문의 허구성을 낱낱이 파헤쳐 보여준다. 그는 이런 질문이 순전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궁지로 몰고 청중들의 감정을 자극하려고 만들어낸 그릇된 질문임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증명한다. 그리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평화의 실천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문제임을 확인한다. 그의 명쾌한 변론은 전쟁과 평화, 양심의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지닌 상식의 허를 찌르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둘러싼 수많은 오해와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이미 《헌법의 풍경》에서 인상 깊게 보여주었듯 이번에도, 그가 겨누는 비판의 칼날은 가장 먼저 자신을 향한다. 그는 자신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여호와의 증인들을 이단으로 낙인찍고 외면하는 주류 기독교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별 생각 없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재판했던 군법무관 시절에 대한 아픈 기억은 그의 고민이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체험에서 비롯한 것임을 알려준다. 자신부터 돌아보고 반성하는 삶의 자세, 자신이 직접 겪고 느끼지 않은 것은 결코 말하지 않는 정직함, 언제나 자신의 전 인격을 걸고 끝까지 진실을 추구하는 모습은 김두식 교수의 글에 깊고도 따뜻한 신뢰감을 불어넣어준다.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국가권력이 필요에 따라 제약할 수 있다는 논리는 보편적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가?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해주는 체제이다. 병역거부는 한 인간이 양심의 명령에 따라 내리는 거짓 없는 고민의 결론이며, 실존적 결단의 표출이다. 총 들기를 거부하는 것은 전쟁터에서 총을 드는 것보다 훨씬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감옥에 가고 모욕당하고, 거부당할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양심의 실천이다. 그 인간을 죄인으로 만들어 수 년 동안 자유로운 삶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우리가 지키려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행위일 수 있다. 저자는 그 점을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한국 사회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와 국가권력이 충돌하는 가장 치열한 전쟁터이다. 《평화의 얼굴》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는 나와 상관없는 남의 문제, 이단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보편적인 인권 문제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미 2002년에 《칼을 쳐서 보습을》을 펴내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변론했던 김두식 교수는 그 책을 모태로 삼아 한층 탄탄해진 논리와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평화의 얼굴》을 완성했다. 새로운 내용을 절반 이상 추가했으며 주류 기독교에서 이른바 ‘이단’으로 부르며 기피하는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거부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그리하여 애초 기독교인만을 독자로 상정했던 책은 우리 시대의 첨예한 쟁점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시민을 위한 교양서로 새롭게 태어났다.

■ 머리말

1장 들어가는 이야기
- 나의 양심 재판 체험기

2장 그럼 군 복무한 우리는 비양심적이란 말입니까?
- 평화주의는 실천의 문제다

3장 만약 누가 네 여동생을 강간하고 죽이려 한다면?
- 죽거나 죽이지 않는 제3의 길

4장 병역거부는 이단들이나 하는 짓 아닙니까?
- 길고 오랜 기독교 병역거부의 역사

5장 예수님이 병역거부라도 했다는 말인가요?
- 평화주의자 예수의 목소리

6장 ‘정당한 전쟁론’은 정말 억울하다
- 전쟁에 나서는 것은 언제나 잘못인가?

7장 살리는 기독교, 죽이는 기독교
- 재세례파, 평화의 가시밭길

8장 전쟁 중이라 인정할 수 없다?
- 20세기 전쟁과 양심의 결단

9장 말로만 하는 평화운동은 쉽다, 그러나…
- 불의한 전쟁을 거부한 사람들

10장 70년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1만 명
-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양심 탄압국, 대한민국

11장 병역의무와 양심의 자유가 충돌할 때
- 대체복무제도는 그래서 필요하다

12장 글을 맺으며
- 관용의 정신으로

제가 국선변호를 담당했던 여호와의 증인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들의 차가운 손입니다. 분명이 여름에 그들을 변론한 경우도 있었을 텐데 이상하게도 저는 파랗게 얼어붙은 손만 기억납니다. 군대 영창은 겨울에 정말 춥습니다. 분명히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남들과 똑같이 사회 생활을 했을 그들이, 이제는 영창에서 지급되는 낡아빠진 군복을 입고 얼어붙은 두 손을 비비며 떨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된다는 것을 뻔히 알고 이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그들의 눈에는 얼마쯤 공포와 희망이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해도, 오히려 소년이라 불리는 것이 더 어울릴 그 청년들에게 군대에서 맞닥뜨린 시련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겠지요. 그들을 손을 잡았을 때 전해 오던 냉기가 여전히 제 가슴 한구석을 찌르는 듯합니다. 이제 그들의 삶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달라질 테니까요. - 1장(23쪽)

“그럼 군 복무한 우리는 비양심적이란 말입니까?”
양심은 누구나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는 거울입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가 진지하고 절박한 마음의 소리를 뜻한다면,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행동에는 충분히 ‘양심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그저 남들이 다 가는 군대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징병에 응한다면 그것은 굳이 양심의 자유와 연결시킬 필요가 없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입영은 ‘비양심적’인 것이 아니라, ‘양심과 크게 상관없는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누가 네 여동생을 강간하고 죽이려 한다면?”
이 질문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재판정에서 늘 받던 질문입니다. 평화주의자들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이 질문은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라 악의에 찬 의도로 고안된 일종의 함정입니다. 이런 상황은 다른 모든 가능성을 배제한 채 오직 하나의 가능성만 남겨놓은 가짜 상황입니다. 내가 강도를 죽이거나 아니면 여동생이 죽거나 둘 중의 하나밖에 없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입니다. 여동생은 허수아비가 아니고 강도는 살인 로봇이 아닙니다. 여러 잘못된 전제들로 만들어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건 질문이 아닌 덫입니다. 그걸 꼭 대답해야 하나요?”가 맞습니다.

“병역거부는 이단들이나 하는 짓 아닙니까?”
한국 복음주의 진영에 큰 영향을 끼친 존 스토트 목사와 한국에서 기독교 공동체 운동의 씨를 뿌린 대천덕 신부는 2차 세계대전 때 각각 병역 면제를 받고, 민간 대체복무를 했습니다. 이분들뿐일까요? 기독교는 그 역사만큼이나 오랜 병역거부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군 복무는 당연히 피해야 할 것이었고, 그 전통은 2천여 년 동안 계속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