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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즐거움을 노동의 기본으로 약속하는 기업은 치명적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하며 일은 결코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녀는 기업의 성공은 능률과 훈련, 분명한 규칙이 기업과 근로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며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라는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하는 기업의 헛점을 꼬집고 '일'의 본질적인 문제를 추구할 것을 주장한다.

언제부터인가 일터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근로문화가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신명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자네, 일은 재미있나?], [유머경영] 등의 책자들도 큰 인기를 얻었다. EQ 즉, 감성지수가 한 개인의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르게 되었고 창의성과 개성, 유연성은 직장에서 성공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각 개인이 보유한 고유의 업무능력과 전문성은 차츰 빛을 잃어가고 있으며 ‘동기부여’라는 미명 하에 마련된 일터의 자율성은 결국에 가서는 근로자들이 스스로를 착취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감춘 채,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일터의 모습을 띠고 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그 사람의 ‘사회성’이라고 한다. 이를 대비해 취업 준비생들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갈고 닦는 데 많은 투자를 한다. 그러나 높은 사회성을 갖춘 신입사원들을 대거 채용한 기업들은 신입사원들이 정작 업무를 수행할 만한 전문적인 능력이 모자란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여기서 화살은 대학으로 돌아간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능력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그러나 대학도 할 말은 있다. “기업들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유연성’이라는 덕목을 가르치다 보니 그렇게 됐소이다.” 이 모든 문제점들의 시발은, 우리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낡은 이념이라고 치부해버린 고전적인 근로문화가 내포하고 있던 규칙과 규율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개인을 억압하는 고리타분하고 수직적인 위계질서의 굴레에서 벗어난, 모든 사람의 권익과 의견을 존중하는 수평적인 평등개념이 일터를 지배한다. 이 모든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바람에도 불구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일터는 서서히 놀이터로 변화하고 있으며 창의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경영진의 약속은 경영진과 근로자 모두에게 이율배반적인데도 불구하고 남발되고 있다. 여기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물론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개인적인 삶과 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에 기꺼이 동의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동기부여와 자율성을 떠받드는 일터는 이들의 개인적인 삶마저도 이제 일에 동화시켜버리고 있다. 노동의 고됨, 어쩔 수 없는 일터의 위계질서와 갈등, 일과 삶의 구분 등을 달콤한 미사여구로 덮어버리고자 하는 신경제의 근로철학을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능률, 훈련, 명백한 규칙과 형식이 기업과 근로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전히 일터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자는 엄중히 경고한다. “일은 이벤트가 아니다. 단지 일일 뿐이다.”

추천서문
저자서문

새롭고 멋진 일터 (막다른 골목에 선 자율)
상시 근무대기
해체. 솎아내기. 제거
새로운 구속 (모두를 위해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해 모두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계획된 관계
작업장으로 (즐거움의 요소 - 일)
사무실을 집같이, 집을 사무실같이
친밀한 영역이 된 사무실
너희들과 같아지고 싶다 (소프트 스킬의 무서운 바람)
평범한 지원자
여성을 선호하다
일, 사람, 계획 (도구에서 상징으로)
언어학적 의미
기업 문화 (개성이 있는 기업)
접착제 역할을 하는 문화

현대의 기업조직은 변화라는 집중포화에서 상처투성이인 채로 겨우 살아남았으나 변화가 쓸모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고전적인 경영방식과의 성급한 결별은 공백상태를 가져왔고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인과 피고용인 모두 방향을 잃고 표류했다. 기업의 생산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영진, 회사요람, 인기 경영서들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신개념의 근로환경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찬사에 석연치 않은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또 다른 다수는 잔뜩 미화된 새로운 일터에의 환상을 포기하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붙잡는다. 이러는 와중에 신개념의 경제는 모범을 보여주며 변화에 앞장섰다. 그러나 차츰 그 의도가 변질되어 창조적이고 재미에 목숨을 건 유쾌한 젊은이들이 일터를 채웠으며, 이제 그들에게 점령된 일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도 할 수 없게 되었다. - 저자 서문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점은 약속한 일을 약속된 기한 내에 끝마치는 것이다. ‘새로운 노동세계’에서도 이것만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결정적인 질문도 ‘언제 일을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일을 끝내느냐’이다. 여기에는 어린 시절에 언제나 스쿨버스 안에서 숙제를 끝내야 했던 것처럼 모든 일은 ‘마지막 순간’에 끝낸다는 원칙이 여전히 작용한다. 그때 버스기사 아저씨가 그 모든 숙제와 시험 준비를 우리가 제대로 끝마칠 수 있도록 특별히 한 바퀴를 더 도는 일은 결코 없었다. 하지만 탄력 근무시간제의 도입 이후 모든 것은 바뀌었다. 일종의 끝없이 달리는 버스가 된 탄력 근무시간제는 일감이 쌓인 기나긴 사무실의 밤을 밝히는 불빛 아래에서 차츰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 40 스테판 큘은 “위계질서는 조직 속에 존재하는 불안감을 줄여주며 명쾌함과 반대할 자유를 회복시키는 데 그 목적을 둔다”라고 그의 저서에 쓰고 있다. 위계질서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도표는 누가 누구 아래에 있는지 확실하게 표시하고 이에 맞게 태도를 조정하게 한다. 어느 조직에서든 반대, 이중성, 모호함이 생길 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위에 있는 사람들의 임무이다. - 72 동기부여는 세력을 확대하지 못했다. 그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기부여는 자극으로 생명력이 부여되지만 자극은 잠깐일 뿐이다. 영원히 초콜릿으로 아이를 달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 곧 무감각해지고 다시 새로운 자극을 요구한다. 만약 동기부여라는 모터를 항상 켜둔다면? 라인하르트 스프랭거가 함축적으로 표현했듯이 그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자극은 빨리 가라앉기 때문에 항상 올려주어야 한다. 결국 곳곳에서 요구가 팽창되고, 이에 반비례하여 추진력이 떨어진다. 결국 수단이 목적을 방해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이는 끊임없이 바윗돌을 밀어올리는 시지프의 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모든 동기부여화가 동기부여화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