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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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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대녕
  • 출판사 : 중앙M&B
  • 발행 : 2003년 10월 25일
  • 쪽수 : 280
  • ISBN : 895757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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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소설 밖의 여행

그는 이 소설을 위해 실제로 한달 동안 일본을 여행 한 바 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설국〉을 쓴 곳이기도 한 니가타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여행은 아키타를 거쳐 오가반도와 요코테 등지로 이어졌고, 돌아오는 여행길에는 가슴이 쿨렁쿨렁할 정도로 심한 기침과, 지금의 이 소설을 있게 해 준 초고가 그의 짐이 되어 따라왔다.


소설 속의 여행

어느 날 에이전시의 k라는 사람이 그에게 숫자놀이 책 한 권과 편지를 건넨다.

편지와 더불어 수수께끼 같은 글들이 볼펜으로 빼곡이 적혀져 있는 유아용 숫자놀이 책을 보낸 이는 박양숙이라는 이름의 여자다. 여자는 자신을 ‘눈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무기수 같은 존재’라고 표현한다. 결국 그는 에이전시 k의 강권에 못 이겨 일본 여행길에 오른다. 눈 속에 실종된 아이를 찾아서. 이때부터 ‘그’는 ‘나’로 바뀌게 된다나 역시도 아이에 관한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외사촌 누이가 나의 아이를 가졌을 때, 나는 인공 유산을 주장했으나 그녀는 한 달 동안의 여행 끝에 배가 불러져 돌아왔다. 그리하여 외사촌 누이의 몸에서 나의 아이 ‘수’가 태어났고 그녀는 아이가 두 돌을 채 넘기기도 전에 아이와 함께 일본으로 떠나버렸다.


눈을 소재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팔 년 전, 그때 타클라마칸에서 우연찮게 비롯되었다.

당시 나는 실크로드를 여행 중이었는데, 어느 날 저녁 사막에 내리는 눈을 목격하게 되었다. 사막에서, 그것은 신기루와 다름없는 현상이었다. 모래와 눈. 그토록 이질적인 두 개의 이미지가 하나로 겹쳐지면서 그 부산한 틈새에서 머나먼 미지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 외침은 세월이 지나면서 내 귀에서 보다 선연해져갔다. (……)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다만 눈이 몰려가는 소리였을까. 아니면 어느 거친 바위틈에서 빠져나온 오래된 바람의 소리였을까. (……) 나는 우선 니가타로 갔다. 거기서 하루 묵은 다은 기차를 타고 겨울 해안선을 따라 아키타로 올라갔다. 그로부터 보름 동안 나는 눈이 퍼붓는 곳들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취재를 한 다음 나머지 보름 동안은 오직 쓰기에 매달려 초고를 완성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2월의 일이었다. 이 소설은 아키타 현에 속해 있는 요코테라는 작은 도시에서 썼는데 커다란 창문을 통해 밤낮으로 눈이 퍼붓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낯선 곳에서 혼자였으므로 고독하고 행복한 순간이 매일 똑같이 되풀이되었다. 쉴새없이 퍼붓는 눈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랫는지도 모른다. 눈이 내리면 대낮에도 세상은 어둡고 불현듯 삶은 막막했다. 쌓은 눈은 흰색이지만 내릴 때는 캄캄한 회색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그 일이 추억으로 변했다. 사람이란 추억을 기다리며 삶을 견디는 것이다. (……) 눈을 따라 이동했던 일본에서의 한 달이 내게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고 오래 묵은 마음의 부담 하나를 덜어낸 심정이다. 소설을 하나 끝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앞으로의 내 삶이 무척 궁금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눈의 부름

기린 한마리

코끼리 두마리

쥐 세마리

개구리 네마리

달팽이 다섯마리

나비 여섯 마리

고양이 일곱 마리

연필 여덟 자루

칸나 아홉 송이

손가락 열 개

눈의 소리

눈아이와 보낸 한 시간

회향


작가후기

본문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내 가까이에 와 있었다. 나는 삼나무 숲 뒤편을 걸어가던 거인의 그림자를 떠올렸다. 그는 정녕 설인(雪人)이 아니었을까, 라는 깨달음이 다시금 이마를 스쳐갔다. 전율은 야릇한 공포로 변해 있었고 나는 꼼짝없이 눈 속에 파묻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커다란 힘의 그림자 속에서 불현듯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아플 정도로 양쪽 귀를 활짝 벌려놓고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분명 아기가 울고 있는 소리였다. 아기한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너무나 고독한 울음소리였다. 깊은 눈 속에 외홀로 버려져 있을 때 우는 울음. 그 울고 있는 아기를 거인의 그림자가 엄마처럼 가슴에 끌어안고 있는 형상이 눈앞에 환영처럼 나타났다.

(/ p.91)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2.05.01~
출생지 충남 예산
출간도서 44종
판매수 10,649권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단국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1990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은어낚시통신] [남쪽 계단을 보라]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누가 걸어간다] [제비를 기르다] [대설주의보] [도자기 박물관],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추억의 아주 먼 곳] [달의 지평선] [미란] [눈의 여행자]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피에로들의 집], 산문집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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