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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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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떠나는 이만이 진정한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소설가 한수산이 길 위에서 깨달은 떠남의 가치


산문집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와 『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을 통해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에 쉼표 같은 여유를 선사한 감성의 소설가 한수산이, 이번에는 자신의 인생을 지탱하는 뿌리와 같은 존재들에 대한 기억을 통해 인간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산문집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를 펴냈다.
베스트셀러였던 전작이 독자들에게 머물러 있는 일상 속에서 반짝이는 여유의 소중함을 되찾게 했다면, 신작은 떠나는 이들만이 만날 수 있는 향기로운 사람과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설파하고 있다.
1부에서는 한수산이 사랑과 영혼을 나누었던 문학적 스승과 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문학청년 시절 자신이 들고 간 원고를 읽고 평해주던 황순원 선생님과 인자하고 소박했던 박목월 선생님, 그리고 어둠 속의 촛불처럼 인생을 환하게 밝혀주신 박용주 선생님에 대한 회고와, 오랜 세월을 돌아서야 가까이 갈 수 있었던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문학과 종교라는 한수산의 두 가지 뿌리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2부에는 소설가로서 창작을 위한 취재여행 중에 만난 이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역사 속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자취를 찾아 떠난 작가의 여정은 일본에서 시베리아, 쿠바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이어진다. 임진왜란 때 비록 일본으로 납치되었지만 시대와 민족을 뛰어넘어 사백 년간 도혼(陶魂)을 불사른 심수관 일가의 이야기를 비롯해 쿠바와 시베리아에서 꿋꿋이 살아남은 우리 민족의 기백이 읽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평범한 세상의 풍경과 사람들의 마음을 새롭게 음미할 수 있다. 글쓰기 강좌에 들어온 체대학생들의 솔직함부터 교통사고를 가까스로 피하고 인생을 새롭게 인식한 제자의 깨달음까지 순수하고도 가슴 찡한 에피소드가 감동을 자아낸다.
리비아 사막에서 담요 하나와 물통이 가진 것의 전부였던 양치기 청년을 본 순간 작가는 비움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또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의 건축을 바라보는 순간에는 아직 채울 것이 많음을 깨닫고 돌아가면 몸의 비늘 하나하나를 떼어내듯 시간을 아끼며 더 치열하게 살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정작 돌아온 일상에서는 여전히 비우지도 채우지도 못한 채 혼잡한 가슴으로 여행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하지만 작가 한수산은 이번 신작을 펴내며 결국 모든 떠남의 길 위에서 만난 것은, 인생의 심오한 진리가 아니라 자신을 문학이라는 길고도 먼 길로 나아가게 했던 소중하고도 그리운 사람들이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떠났던 길 위에서의 다짐들이 거짓말이 되어버리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상의 무게이겠지만, 그래도 오늘 이곳에 머무른 우리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아직도 머나먼 빈 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목차

1부 비우지도 채우지도 못한 채
…모래가 흘러내리듯 살았다


1 이 세상에 태어나 작가가 되어
위수령과 텅 빈 강의실
원효로 4가 5번지
해는 산에서 뜨고 산으로 졌다
어쩔 수 없었기에, 사랑했다
나는 왜 쓰는가, 지금도

2 어떤 사랑 이야기
-박용주(朴龍珠)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박용주라는 공간과의 만남
운명의 은빛 실
선생님의 맨발
나의 첫 결혼 주례사
푸른 풋사과

3 이제와 우리 죽을 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가톨릭과의 만남
첫걸음, 고문으로 쓰러지고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비취빛 만남, 아 당신이시군요
이경재 신부님, 때리면 울리는 종이 되어

2부 떠날 때와 돌아올 때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


1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다자이 오사무(太帝治) 기행
만남
찾아가기-그의 고향 가나기
그의 고향에서 만나는 다케라는 이름의 하녀
찾아가기-그의 묘소
2 시대를 넘어, 민족을 넘어. 도혼(陶魂) 4백 년
- 심수관(沈壽官)을 찾아서
‘히바카리’가 말하는, 4백 년의 비원(悲願)
흙으로 장고를 빚었다, 조국에의 그리움을 달래며
풀을 보아라, 저것이 도공의 삶이다.
흙에 기대며, 불에 기도하며… 도혼(陶魂) 4백 년

3 “여러 10년에...조국도 잊었습니다”
-쿠바 유민사(流民史) 스케치
한 여자와 두 남자
가슴에 묻은 조국
누가 우리를 속이는가
쿠바스케치

4 고난을 넘어 영광으로 간, 대서사시
-‘고려인’을 찾아서 시베리아 8천 킬로미터

‘회상의 열차’가 떠난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로프스크를 지나 바이칼 호수로
대초원과 자작나무의 감동, 카자흐스탄
수난을 넘어 영광으로, 우즈베키스탄

3부 쪼그리고 앉아야 개미가 보인다

창밖에는 자작나무
젊음의 빈 노트
얼굴 없는 인형과 일흔 살의 화려함
아들의 첫 편지
‘그녀들’의 집
연구실 창밖의 봄 그리고 가을
스승의 날
아름다운 ‘요놈’들
(^_^)(ㅠ_ㅠ)

본문중에서

내 소설 『대설부(待雪賦)』의 초고를 읽고 나신 황순원 선생님이 빙긋이 웃으시면서 “너 연애 잘 못하지?” 하고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연애를 잘 못한다는 내 고백에 “내 그럴 줄 알았다. 이런 소설을 쓰는 녀석이 연애를 잘할 리가 없지. 연애를 잘 못하니까 소설에서나 이렇게 쓰는 거 아니냐?”면서 웃으셨다.
훗날 생각해 보면 아마 이 말은 내가 소설을 보여드리면서 들었던 최고의 찬사가 아니었나 싶다. 소설 속에서 남자 주인공이 찻집에 앉아 여자에게 종이에 동그라미와 삼각형을
그려보라고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읽어나가는 이야기, 산에 올라갔다가 남자가 풀잎을 접어 옹달샘을 떠 여자에게 주는 이야기……. 그런 장면들을 보고 하신 말씀이었다.
현실에서의 사랑이 지리멸렬하다 보니까, 역으로 소설 속에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한풀이하듯 그려내고 있다는 건가.
― 1부 <비우지도 채우지도 못한 채 …모래가 흘러내리듯 살았다> 중에서

다자이 오사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옛 집에서 묵는 첫 밤이 깊어갔다. 오래된 집은 수수께끼와 같은 신비를 가진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흔들리는 문소리는 어쩐지 이 집에 살다가 떠나간 저 많은 사람들의 발소리 같았고 그들의 중얼거림처럼 느껴졌다.
2층에는 어렸을 때 다자이가 공부방으로 썼다는 방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방을 둘러보았지만 이제 그것은 아무 감동도 되지 못했다. 이 여관에서 다자이를 추억하면 할수록 떠오르는 것은 이곳은 그의 집이 아니라, 그의 깃이 아니라, 보금자리가 아니라 그에게는 타향이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만이 깊어간다. 고향이 그에게 준 것이 무엇이었을까. 허무. 그리고 족쇄. 다만 이제 와서 고향이, 그 집 사양관이, 쓰가루가, 다자이를 팔고 있을 뿐이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다자이에게 있어 고향은 없다. 고향이 없는 작가, 다자이에게는 그런 숙명의 굴레가 있고 그것이 젊은 영혼들을 사로잡는지도 모른다.
― 2부 <떠날 때와 돌아올 때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 중에서

초대 심당길의 작품, 그토록 귀할 수 없는 다완 ‘히바카리(火計り)’를 여기서 만난다. 우리말로 ‘불(火)만으로’라는 뜻이다. 오직 불만을 일본 것을 사용했을 뿐, 흙도 유약도 그것을 구워낸 도공도 모두 조선인이라는 이 다완에 담긴 뜻을 이해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불밖에 다른 것은 다 조선 것이라는 ‘히바카리’라는 이름은 바로, 조선인의 자존심이었던 것이다. 불이나 겨우 일본 것이지 어디 감히! 하는 심정, 이국에서 조선 다완을 만들며 느꼈을 비통함이 거기에는 응집되어 있는 것이다. ‘불만 일본 것을 썼소!’라고, 그렇게라도 이름을 붙여야 했던 도공들의,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은 또 어떠했으랴.
― 2부 <떠날 때와 돌아올 때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 중에서

여행은 상처였다. 그때의 나는, 그때의 그 말들은 어디로 갔나. 나는 여전히 나를 비우지 못한 채, 채우지도 못한 채 서울의 혼잡만큼이나 혼잡한 가슴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간판들로 어지러운 서울 거리에서 피와 고름이 흐르는 여행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때로는 벌레처럼, 때로는 짐승처럼.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는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커피를 마시고 전화를 하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러하리라. 철 지난 낡은 양복 같은 반복의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사막에서 만난 양치기의 삶은 얼마나 단순하던가. 양을 모는 나무 지팡이 하나와 모래 바람을 막기 위해 몸에 두른 담요가 전부였던 그의 삶. 왜 나는 이렇게 많은 것을 줄레줄레 거느리고 살아가는가.
― 3부 <쪼그리고 앉아야 개미가 보인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6~
출생지 강원도 춘천
출간도서 26종
판매수 10,170권

1946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춘천에서 자랐다. 경희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사월의 끝」이 당선되고 1973년 한국일보 장편소설 공모에 [해빙기의 아침]이 입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부초] [유민] [푸른 수첩] [말 탄 자는 지나가다] [욕망의 거리] [군함도] 등이 있다. 오늘의작가상, 현대문학상, 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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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5년생. 서울, 도쿄, 모스크바 등 국내외 개인전을 18회나 가진 중견 서양화가로, 최근에는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06‘, 싱가포르아트페어 06‘에 참가했다. 미술과 음악을 아우르는 예술가로 널리 알려져 국립합창단과 특별기획전을 갖기도 했으며, 『음악 그리는 화가』를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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