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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냐 시골에서 태언, 서유럽의 귀족사회로 침투하여 궁정화가가 되었던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세계 안내서. 고야가 물려받은 에스파냐의 전통을 배경으로 고야를 조명하고, 그의 작품이 유럽 전역에 미친 영향을 추적하고, 그의 예술이 20세기에도 여전히 확보하고 있는 타당성을 고찰했다. 아울러 고야의 작품 사진 다수를 수록했다.

토성, 운명, 예술, 그리고 고야

저자는 고야의 드로잉, 유화, 프레스코, 태피스트리, 판화 등을 에스파냐의 미술 전통이라는 맥락 속에서 파악하며 고야가 유럽 전역에 미친 엄청난 영향과 20세기 미술에서 고야가 갖는 의미를 추적하면서 가장 최근의 연구성과와 새로 발견된 이 복잡미묘한 예술가의 다양한 초상화들도 소개한다.

프란시스코 고야는 실로 다양한 삶을 살았다. 그런 만큼 그에게는 다양한 수식과 평가가 주어졌다. '근대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 젖힌' 위대한 예술가, 이것은 앙드레 말로가 『토성, 운명, 예술, 그리고 고야』에서 한 말이다. 고전주의를 주류로 삼았던 예술이 고야라는 커다란 걸림돌을 만나면서 그 흐름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말하자면, 고야를 거치면서 고전주의적 조화가 파탄에 이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야가 당대의 현실 속에서 통찰한 '근대'는 차라리 지옥과 천국이 공존하는 카오스였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어둠. 그곳, 이성과 합리성의 이면에서 그가 목격한 것은 인간의 광기와 야수성이었다. 민중은 세계 질서를 앞세운 나폴레옹의 야욕 아래서 신음하고 있었고, 이를 바라보는 귀머거리 고야에게 세상은 온통 소리 없는 절규였다.

유럽의 중심부가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을 때, 변방의 깨어 있는 예술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 질서 속의 혼돈이었던 것이다. 궁정화가의 지위에까지 올랐던 고야의 화려하고 다채로운 창작 활동이 결국은 가장 사적이고 음울하고 불가사의한 '검은 그림' 연작으로 마무리된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1. 불확실한 출발/아라곤과 마드리드 로마에서의 수업 시절 ...9
2. 궁정생활과 궁정예술/부르봉 왕실의 후원과 태피스트리 밑그림 ...35
3. 오만하고 까다로운 사내/예술적 영감과 교회의 비난 ...65
4. 숭고한 초상화가/개인 후원자와 그들의 초상화 ...93
5. 질병과 광기와 마녀/"변덕"으로 가는 길 ...137
6. 사면초가에 빠진 군주제/정치적 불안과 예술적 승리 ...185
7. 여파/평화와 예술적 후퇴 ...271
8. 후세의 찬사/고야의 유산과 에스파냐의 전통 ...305

. 용어해설 ...334
. 주요인물 소개 ...335
. 주요연표 ...338
. 지도 ...342
. 권장도서 ...344
. 찾아보기 ...346
. 달리의 작품 및 저서 목록 ...348
. 감사의 말 ...350
. 옮긴이의 말 ...350